극단적인 주장으로 친문 세력내에서 헤게모니를 강화하고 있는 김어준씨가 ‘이념 장사꾼’으로 진화하고 있다. 다양한 수단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전력투구 중이다. 친문세력이라는 탄탄한 소비자층을 토대로 삼아 ‘배타적인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가 하면, 자신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를 후원금액에 따라 ‘계급화’하고 있다.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사이비교회 목사가 헌금액수에 따라 신도의 신앙심에 등급을 매기는 행태를 연상시킨다.

[사진=다스뵈이다 캡처]김어준이 PPL로 소개한 자외선 살균 제품. 코로나 바이러스도 박멸한다고 홍보해서 논란이 예상된다.

막강한 좌파 권력이 가진 상업성을 꿰뚫고 있는 김어준

이런 행태가 가능한 것은 김어준씨의 입김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김씨는 좌파진영 내에서의 권력이 경제적 가치로 환산된다는 점을 꿰뚫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는 그가 진행하는 TBS 라디오 프로그램 ‘뉴스공장’ 폐지를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약에 포함시키겠다는 후보가 나올 정도이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는 지난 5일 TBS가 유튜브 채널 구독자 100만명 달성을 위해 시작한 캠페인 영상과 관련해 진행자들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까지 했다. 또 ‘김어준의 뉴스공장’ 폐지를 선거 공약에 포함시키겠다고도 했다.

김씨는 자신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국민의힘을 겨냥해 "캠페인은 핑계에 불과하다"며 "실제로는 겁먹고 입 다물라고 협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애초 자신은 "이런 캠페인으로 구독자 100만명이 될 리가 없다고 했다"며 부정적이었다면서 “자신은 빼야지 왜 자신까지 포함시켰을까?”라며 비아냥댔다.

이처럼 제1 야당이 선거 공약에 포함시킬 정도로 김씨의 위세는 막강하다. 뉴스공장 뿐만 아니라, 그가 따로 진행하는 유튜브 프로그램인 ‘다스뵈이다’의 위력도 대단하다.

15일 다스뵈이다에 김용옥, 강산에, 정세현, 윤호중 등 줄줄이 출연

지난 15일 진행된 다스뵈이다에 출연하는 면면을 봐도 그의 위세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맨처음 친문 가수인 강산에 씨의 등장과 공연에 이어 도올 김용옥,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윤호중 국회법사위원장 등이 차례로 등장해서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정계와 문화계의 유명인들이 같은 날 출연한 것이다.

지금까지 다스뵈이다가 추구한 이념논쟁은 이날도 변함없었다. 그런데 김씨가 새롭게 소개한 화면이 눈길을 끌었다.

도올 김용옥씨가 나가고 정세현 부의장과 북한 문제를 얘기하기 전, 뜬금없이 ‘딴지방송국 유튜브 멤버십’을 하겠다며 김씨가 친절하게 설명했다. 평소 고기를 좋아한다는 그의 식성을 반영한 듯, 멤버십은 총 4단계로 구분되어 있었다.

[사진=다스뵈이다 캡처]김어준이 딴지방송국 유튜브를 멤버십 제도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고기를 좋아한다는 김어준, 후원액에 따라 삽겹살부터 살치살까지 회원등급 분류

삼겹살, 부채살, 갈빗살, 살치살이 그것이다. 각각 월정액이 차례로 12,000원 30,000원 60,000원 120,000원에 달했다. 어디서 듣지도 보지도 못한 멤버십이었다. 김씨는 친절하게 어떻게 가입하는지 ‘부챗살’ 멤버십을 예로 들어 클릭하며, 가입을 유도하는 발언을 했다.

이전에도 자신이 총수인 딴지일보에서 운영하는 온라인몰 ‘딴지마켓’의 제품을 광고하거나 PPL로 등장시키면서 자세히 설명을 하면서 구매를 유도하는 경우는 많았다.

15일의 다스뵈이다 프로그램에서도 새로운 게스트가 등장하기 직전에 3~4개의 제품을 광고하거나 PPL 타임이라고 제품 홍보에 열을 올렸다. 잘난척 시리즈. 굿모닝 화장실, 자외선 차단 화장품, 두 바보의 재무설계 PPL, 폭포수골드, 톳두부스낵, 본황칠 이노큐 등 총 17개 정도의 제품을 광고했다.

멤버십은 삼겹살, 부채살, 갈빗살, 살치살의 4단계로 나뉘어 있다.
[사진=다스뵈이다 캡처] 멤버십은 삼겹살, 부채살, 갈빗살, 살치살의 4단계로 나뉘어 있다. 

막간을 이용해 17개 ‘딴지마켓’ 제품 광고...성인용품 판매 경력 유감없이 발휘

딴지마켓의 구매자들이 대부분 친문 세력임을 감안할 때 그의 이런 발언이 구매로 연결되는 확률은 아주 높은 실정이다. 실제 김씨 자신이 “이 제품은 재구매율 1위이다. 친환경 재료만 들어 있다. 잠을 잘 오게 한다”는 등의 홍보성 발언을 아끼지 않는다.

유튜브 진행자들이 PPL을 하거나 뒷거래 등으로 제품을 판매하다가 적발돼서 유튜브 방송을 접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씨의 이런 행동은 왜 제제를 받지 않는지 의아할 뿐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술 더 떠서, 친문 세력을 향한 멤버십 가입을 종용하고 있는 것이다.

야당의 한 관계자는 최근 문제가 된 사이비 교회의 헌금 기준과 다르지 않다며 꼬집었다. “사이비 교주가 교인들에게 헌금 할당량을 정해주고 채우지 않으면 학대하고 때린다는데, 그것과 다를 바가 뭐 있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친문 세력을 일컫어 스스로를 ‘깨시민’이라며 부추기며 멤버십 가입을 권유하는 김씨의 상업전략은 그의 전직이 ‘성인용품 판매자’였음을 상기시켜준다는 분석도 있다. 김어준이 극단적 좌파 이념을 주장하지만, 본질은 탁월한 장사꾼임을 환기시킨다는 것이다.

양준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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