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날 오전 플로리다로 떠나 취임식 불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선서를 마치고 연설하고 있다(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선서를 마치고 연설하고 있다(연합뉴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의 제46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통합과 회복을 강조했다. 또한 동맹관계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 국회 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우리는 동맹을 복구하고 다시 한 번 세계와 관여할 것”이라며 “이는 어제의 도전이 아닌 오늘과 내일의 도전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취임식엔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들이 참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플로리다로 떠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부통령이던 마이크 펜스가 취임식을 지켜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보고 듣고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어떤 형태로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우리는 단순한 힘의 과시가 아닌 모범을 보임으로써 이끌 것”이라며 “평화와 진전, 안보를 위한 강력하고 신뢰받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 세계가 오늘날 미국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다른 나라들에 대한 자신의 메시지는 “미국이 시험을 받았으며 우리는 더 강해졌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약 21분간 이어진 취임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통합(unity-uniting)’이란 단어를 10번 넘게 사용하며 분열된 미국인들을 하나로 모으는 데 주력할 것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나의 모든 영혼은 미국을 하나로 모으고 국민과 나라를 통합하는 데 있다”며 “모든 미국인들에게 이에 동참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직면한 분노와 원망, 증오, 극단주의, 무법, 폭력, 질병, 실업 그리고 절망과 같은 적들과 싸우기 위해 통합해야 한다”며 “하나됨으로 우리는 멋지고 중요한 일들을 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신을 지지해준 사람들에게 “믿음을 보여준 데 대해 겸허한 마음”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반면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때 끝까지 지켜봐 달라. 나와 내 마음을 평가해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여전히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렇게 하라”며 “그게 민주주의이자, 미국”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민주주의와 진실, 극심한 바이러스와 불평등의 증대, 구조적 인종차별의 상처, 세계에서 미국의 역할 등에 대한 공격에 직면해 있으며 이들 가운데 한 가지만으로도 미국에겐 심오한 도전”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사실 우리는 이 모든 도전들을 한 순간에 직면한다”며 “이는 미국의 가장 막중한 책임 중의 하나”라고 했다. 이어 “미국은 시험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제 담대해질 시간이며 많은 일을 할 때가 됐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식에 이어 군의 사열을 받았다. 이후 알링턴 국립묘지로 이동해 헌화했다.

오후에는 집무실인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연방시설 내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의무화, 세계보건기구(WHO) 재가입, 무슬림과 아프리카 일부 국가를 겨냥한 미국 입국 금지 조치 철회 등 17건의 행정조치에 서명하는 것으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행정명령이 15개, 행정지시가 2개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시행한 정책들로서 트럼프 시대와 단절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경제난에 대응하기 위해 세입자 퇴거와 압류를 제한하고 학자금 상환 유예를 연장하는 조치를 취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파리 기후변화협약 재가입, 캐나다산 원유를 미국으로 소송하는 ‘키스톤XL’ 송유관 사업 무효화 결정을 내렸다. 이민정책과 관련해선 어린이로 입국해 미등록 체류하는 드리머 구제 방안 복원, 일부 이슬람 국가에 적용된 입국 금지 철회, 멕시코 국경 방벽 건설 중단을 추진한다. 또한 인종평등과 소수자 보호를 위해 연방 정부 내 전반적으로 인종 평등을 증진하기 위한 조치를 시작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 교육 ‘좌경화’에 대응하기 위해 창설한 ‘1776위원회’ 폐지를 결정했다.

이 밖에 인구조사에 시민권자가 아닌 사람들도 포함하는 방안, 행정부 지명자들이 윤리 서약을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바이든 정부가 코로나, 경제, 기후, 인종차별을 모두 ‘위기’로 규정하고 있다며 ‘위기’는 대중을 겁줘 극단적인 변화를 추진하기 위해 진보세력이 쓰는 수사법이라고 지적했다. WSJ은 유일한 위기는 전염병과 이로 인한 경제적 위기이며 백신 접종이 가속화되면 경제는 스스로 살아날 것이라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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