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야권단일화 관련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 경선플랫폼을 야권 전체에 개방해달라"고 밝히고 있다.2021.1.19(사진=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야권단일화 관련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 경선플랫폼을 야권 전체에 개방해달라"고 밝히고 있다.2021.1.19(사진=연합뉴스)

서울·부산시장 재보선이 75일 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야권 단일화를 놓고 눈치싸움이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이미 경선 일정이 시작됐지만, 국민의당에서는 '후보 단일화'를 계속 주장하면서 정작 야권 지지자들의 피로감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기준으로 국민의힘 측 서울시장 후보 신청자는 14명이다. 현역의 조은희 서초구청장을 비롯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선동·나경원·오신환·이종구 전 의원 등이다.

반면 국민의당에서는 안철수 대표가 유일하다. 안 대표는 이미 지난해 12월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했는데, 그간 '후보 단일화'를 줄기차게 주장해왔다. 그러면서도 국민의힘으로의 입당 혹은 합당 논의는 줄곧 거부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안 대표에 대해 "당 밖에 있는데 말해 무엇하느냐"며 국민의힘 후보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로 귀국하며 큰절을 하고 있다. 2020.1.19(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로 귀국하며 큰절을 하고 있다. 2020.1.19(사진=연합뉴스)

그러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출범하며 후보 신청자를 대상으로 한 심사 일정이 진행됐다. 안 대표가 입당 혹은 합당을 거부하면서도 '야권 전체 개방 및 후보 단일화'를 주장했는데, 이를 두고 야권에서 그의 의도에 대해 질타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한때 안철수 대표와 발을 맞췄던 이상돈 前 의원은 안 대표를 겨냥해 "바른미래당이 정당 선거보조금을 타먹기 위한, 정당이 무슨 회사인가. 플랫폼이라니"라는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를 비롯해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단일화'를 거부하며 야권 패배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계속되는 '야권 단일화' 요구에도 연일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안철수 대표의 속내는 도대체 무엇일까.

바른미래당 시절 안철수 대표와 함께 일했던 장진영 변호사는 지난 22일 오후 펜앤드마이크와의 통화에서 "제가 겪어본 안철수 대표의 실상을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와의 대화 일부다.

장진영 변호사가 지난 2일 국회 정론관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입당을 선언하고 있다. 2020.3.2(사진=연합뉴스)
장진영 변호사가 지난 2일 국회 정론관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입당을 선언하고 있다. 2020.3.2(사진=연합뉴스)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왜 입당 혹은 합당 논의를 거부했다고 보는가?
▲ 국민의힘에 들어오게 될 경우, 안철수 대표의 당내 기반이 없으니 유리할 게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

- 경선에서 떨어지면 입지를 잃는다고 봤을 거라는 뜻인가?
▲ 그렇다. 경선에서 탈락하면 입지가 마땅치 않은 것이다. 안철수 대표는 자기가 중심어어야 하고 주인공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 그래서 선거가 있으면 주변에도 만류해도 꼭 나갔다. 바른미래당 때도 그랬다. 본인이 중심이 될 수 없는 판에는 별로 관심이 없을 거라고 본다.

-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다가올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나갈 거라고 보는가?
▲ 만약 여러 조건이 맞는다면, 나가고 싶어할 것으로 보인다.

- 2017년 대선과 민선7기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대표가 출마하면서 결과적으로 야권 패배에 일조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유권자들로부터 미운털이 박힌 적도 있다. 이번에도 비슷한 양상인 것 같은데?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제대로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확하게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향후 안 대표의 지지율이 유지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는 듯 하다. 단일화가 무색하게 될 수 있는데, 안 대표가 무리하게 요구한다. 안 대표 측에 따르면 공당의 대표에게 입당하라는 것을 불쾌하다고 여기는데, 국민의힘 역시 공당 아닌가. 이 역시 공당의 후보 선출 과정을 타 정당인에게 모두 공개하라고 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다.

- 안철수 대표가 늘 자기 중심적으로 해 왔는가?
▲ 항상 그랬다. 본인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앞서 그런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에 대해, 오래 못갈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국민의힘은 앞으로 후보 경선 과정을 거치면서 컨벤션 효과가 일어나 올라갈 것이다. 그러나 안철수 대표는 그럴 일이 없다. 자원 규모에서도 차이가 난다. 인적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안 대표는 여세를 몰고 가기에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을 것이다. 그게 바로 국민의힘에 대해 상식에 맞지 않는 요구를 하는 이유로 보인다.

앞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해 12월20일 국회 소통관에서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울시장 출마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지 불과 20여 일만이다. 이어 안 대표는 지난 19일 "오픈 경선 플랫폼에 참여하는 후보는 저뿐만 아니라, 무소속 후보를 포함한 야권의 그 누구든 참여할 수 있게 하라"고 국민의힘에 요구한 바 있다.

한편, 지난 22일 펜앤드마이크는 54개 신문·방송사가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국민의힘'과 관련해 보도한 1천912개 기사를 한국언론진흥재단을 통해 확인했다. 그 결과 핵심 키워드는 '보궐선거', '안철수', '제1야당', '단일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김종인' 등으로 나타났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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