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에서 ‘진보경제학’ 또는 ‘진보경제학자’라는 작명(naming)은 정명(正名)이 아닌 편의적으로 붙여진 자기 수식어이다. 그들은 “거대 정치권력·경제권력과 맞서 싸우면서 약자와 동행하는 따뜻하고 선한 경제학으로 무장한 실천가 그룹”으로 스스로를 자리매김했다. 대중이 반길만한 ‘진보’라는 좋은 단어’를 선점한 것이다. 한편으론 마샬(A. Marshall)이 경제학의 속성으로 설파한 ‘냉철한 머리와 따듯한 가슴’을 오독한 결과일 수 있다. 따듯한 가슴은 빈곤으로부터의 벗어남을 뜻하는 ‘보편적 인류애’를 의미하는 것으로 ‘약자보
내년 22대 총선의 승부는 매우 중요하다. 당장 윤석열 정부의 명운이 이 선거를 통해 갈리게 된다. 사실상 미완성 상태인 정권 교체가 마무리되느냐 아니면 식물 정권이 되어 남은 임기를 무기력하게 보내게 되느냐의 여부가 이 선거의 승부로 결정된다.하지만 이 선거가 결정하게 될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대한민국의 6공화국 이후 즉 포스트 87체제의 성격과 방향이 이 선거의 결과에 의해 판가름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내년 선거는 그만큼 중요한 의미를 갖는 정치 이벤트인 것이다.한국의 경제는 성장 동력을 잃은 지 오래이고 그나마 유지되
#. 윤석열 대통령이 내린 '독립운동'의 정의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우리의 독립운동에 대해 "단순히 빼앗긴 국권을 되찾는 것이 아니라 자유와 인권, 법치가 존중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 운동”, “자유와 인권을 무시하는 공산 전체주의와의 싸움”이라고 정의했다. 이것은 1948년 8월 15일, 이승만 대통령이 대한민국 건국을 전 세계에 선포하는 자리에서 행한 연설의 맥을 잇는 중대한 메시지였다. 이승만 대통령은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전 세계에 선포하며 다음
지금 우리에게는 미증유의 위기가 닥쳐와 있습니다. 미치광이 김정은이 남쪽을 향해 핵버튼을 누르면, 그 재난은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자칭 남한의 '가짜 평화주의자'들이 독재 미치광이를 '친구'이자 '계몽군주'라고 말하며 '위장된 평화' 공세를 펼치는 동안, 그 벌어진 틈을 이용해 김정은 권력은 한반도 전체를 날릴 핵과 극초음속 미사일, 공중 정찰 자산 등을 개발하거나 한층 고도화하는데 북한의 모든 국력을 집중했습니다. 또한, 자칭 남한의 '위장된 진보주의자
필자는 근년래 '세계는 일본의 조선 식민지 통치를 어떻게 평가했는가'란 연구서를 집필하기 위해 관련 문헌, 자료들을 섭렵해 보고 있다.의외로 세계 식자들은 우리 생각을 훨씬 초월해 일본의 조선 식민지 통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점이 경이롭다. 그중 하나의 예로 영국의 역사학자 리처드 스토리(Richard Storrey)의 평가를 소개한다. "(일본의 조선 통치는) 조선에 매우 많은 물질적 혜택을 가져다 주었으며, 그것은 분명히 예전 조선왕조의 통치보다도 효율적이었고 어떤 면에서는 월등히 덜 자의적이었고 덜 가혹했다.
“엄마, 우리 미래가 더 긴데 왜 미래 짧은 분들이 1대 1 표결을 해? 남은 수명 따져 비례해서 투표해야 하는 거 아냐?” 김은경 전 민주당 혁신위원장의 아들이 중학교 때 했다는 말이다(이하 존칭 생략). 내 생각에 이 아드님은 천재다. 나는 그 나이에 그런 위대한 발상은커녕 선거나 투표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었다. 김은경은 아들이 많이 기특했던 모양인지 이 에피소드를 전하면서 ‘되게 합리적이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1인 1표라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맞는 말’이라며 소감을 피력했다. 그걸로 끝? 이 대목에서 나는 실망을 금할 수
우리의 독립운동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 자유와 인권, 법치가 존중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 운동이었습니다. 단순히 빼앗긴 국권을 되찾거나 과거의 왕정국가로 되돌아가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자유와 인권이 무시되는 공산 전체주의 국가가 되려는 것은 더더욱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독립운동은 인류 전체의 관점에서도 보편적이고 정의로운 것이었습니다.윤석열 대통령은 금년도 8·15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독립운동’과 ‘광복’의 의미를 이렇게 정의했다.윤 대통령의 경축사에 좌익 진영에서는 대대적으로 반감이 표출됐다. 김동연
1995년을 방송·통신 융합 원년이라고 한다. 미국 의회가 방송과 통신 겸영을 허용하는 통신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해이기 때문이다. 이로써 오랜 기간 미국 방송시장을 지배해왔던 케이블TV와 통신사업 겸영이 허용되었다. 특히 2001년 타임워너(Time Warner)와 AOL(American Online) 합병으로 일약 세계 1위의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올라서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하지만 빈 수레가 요란했던 것인지 ‘AOL-타임워너’ 합병은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결국 완전 실패로 돌아갔다. 도리어 통신법 개정 10년 후
문제상황: 학생 인권이 무시되던 시대와 교권이 무너진 시대최근 교권의 추락이 크게 문제되고 있지만, 돌이켜 보면 학생들의 인권이 무시되던 시기도 꽤 오래 지속되었다. 1970~80년대까지만 해도 학생들에 대한 체벌은 당연시되었고, 심지어 교사가 학생을 심하게 구타하여 상처를 입히는 경우도 드물지 않았다. 대한민국이 민주화되고 국민들의 인권의식이 높아지면서 학생인권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그 결과가 학생인권조례 등으로 나타났고, 교사가 학생인권을 침해하는 것을 엄격하게 규제하기 시작했다. 학생인권의 획기적 진전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
얼마 전 이승만 학당에 MBC PD가 찾아왔다. 그 이유는 8·15에 방영할 예정인 ‘광복절 특집 방송’ 관련 이영훈 교장선생 인터뷰 요청을 위해서다. 이영훈 교장선생은 MBC와는 인터뷰 하지 않는다며 거절했다. 방송 주제는 ‘독도 영유권 분쟁’ 문제이다. 또 MBC가 나선 것이다.한일 우호관계는 지난 문재인 정부에 이르러 최악의 상태였다. 그때마다 KBS와 MBC가 총대를 맸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하자마자 한일 간에 맺은 위안부 합의 사항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더니, 독도 해상에서 우리 해군 함정이 일본 해상정찰기를 향해 레이더를 조
'영웅' 안중근과 원훈(元勳) 이토 히로부미.한국과 일본에서는 서로 대립되는 구도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필자는 안중근과 이토를 평상심으로 해독하면 할수록 두 인물의 많은면에서 공통점을 발견하게 됐다.우선 자신의 신념에 충실하고 인간의 정의감과 그 실현에 있어서 의지의 완강함은 양자에 있어 공통되고 있다. 그리고 '동양평화'라는 공통적 사상, 구상을 갖고 행동을 했던 인물들이다. 안중근의 동양평화사상에 대해서는 이미 독자들도 어느 정도 이해했으리라 믿지만, 이토는 문인형 정치가로서 서구적 문명관에
중국은 2010년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이 되어 공세적 외교를 시작했다. 이에 대해, 미국이 중국을 2017년에 ‘전략적 경쟁자’라고 규정하면서 시작된 ‘미중 신냉전’은 향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아직 미국에 필적할 만한 총체적 국력을 갖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버티기’를 하면서 미국의 압박을 피하고 종국적으로는 세계 1등 강대국으로 등극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중국이 미국에 ‘버티기’를 하는 방법들 중에서 중요한 것이 ‘선전전’이다. 중국은 역사적으로 ‘선전전’에 능한 나라이다. ‘중국이 세계의 중심
카톡에 도는 한겨레신문 보도를 보고 헛웃음이 나왔다. 강성 지지층들이 유튜브로 이동하고, 신문이 자극적인 맛이 덜하고 밋밋하여 한겨레 유료 구독자가 바닥을 친다더니 '유튜브로 빠진 구독자를 다시 돌아오게 하거나 후려칠려고 제목을 자극적으로 단 것인가' 하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었다. 그러나, 제목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보도 내용 자체가 그랬다.한겨레신문은 8월 10일자 기사에서"조국 부부 '자백 강요' 안 먹히자 딸도 기소...'공소권 남용'"이라는 제목으로, "관례와 달리 부모와 자식을
1987년 체제의 사실상의 출발은 1988년 9월 서울올림픽의 화려한 팡파레 아니었을까? 당시 올림픽의 성공은 대한민국이 좀더 개방적이고 유연하고 투명하고 합리적이고 국제화된 나라로 거듭난다는 사실을 전세계에 선언한다는 의미였다고 본다. 그게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민주화의 의미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렇게 새로 태어난 대한민국, 1987년 체제는 이후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자부심으로 이어졌다.이제 우리는 1987년 체제의 종말을 보고 있다. 바로 부안 새만금에서 열린 세계 잼버리 대회의 실패를 보면서 그렇게
한국의 종북좌파는 인권 문제라는 딜레마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민주화 세력이라고 자랑하면서도 같은 동포인 북한 동포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쩔쩔매거나 아예 모른척한다. 한국에 정착한 3만 5천 명 탈북민이 지구상 최악의 인권유린을 증언하는데도 그러하다.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1년 동안 철저한 조사를 거쳐 ‘북한 땅에서 광범위하고 조직적이며 심각한 인권침해, 즉 반인도 범죄(Crimes against Humanity)가 자행되고 있다‘고 보고서를 발표하여, 북한의 인권유린 참상을 온 세상이 알게 되었는데도,
안중근이 민족영웅일 수 있는 까닭은 한마디로 일본제국의 거물 정치가인 이토 히로부미를 총탄으로 쓰러뜨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약 안중근이 일본의 거물이 아닌 보통 흔한 졸병을 쐈다면 최고의 '독립영웅'이 되기는 불가능하다.본질적 의미에서 안중근의 '영웅적 위상'이 높아진 것은 적장인 이토가 안중근보다 월등히 지위가 높은 근대 일본의 원훈, 정치의 거두라는 위상이 뒷받침해주었기 때문이다. 영웅이란 위상은 그만큼 상대적인 경상(鏡像)이 존재하는 법이다.필자는 이런 생각을 한다. 우리 민족의 영웅 안중근만큼,
#. 부쩍 잦아진 ‘본인 상(喪)’ 부고최근 들어 카톡을 통해 자주 ‘본인 상(喪)’ 부고를 접한다. 최근 들어 벌써 몇 번째 “아니 이 친구가…” 하고 놀라는 일을 자주 경험했다. 따지고 보면 58년 개띠들이 지공거사(지하철 공짜 표) 반열에 올랐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상인지도 모르겠다.며칠 전에도 옛 친구의 ‘본인 상’ 부고를 접하면서 느낀 감정은 착잡했다. 아, 이제 나에게도 죽음이란 그저 먼 훗날에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 아니라, 가까이 다가와 있는 현실이로구나 하는 점을 벼락 맞듯이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군 생활 도중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동성연애하는 막장드라마윤리와 도덕을 상실한 행동을 하는 인간을 패륜아라고 한다. ‘짐승같다’ 또는 ‘짐승만도 못하다’는 표현을 한다. 인간에게는 금기영역이 있다. 금기영역을 넘어서는 행동을 금지시키고 때로 벌을 가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과 질서를 지키기 위함이다. 이런 금기영역이 지켜지지 못할 때에는 결국 인간의 존엄성이 파괴되어 극단적 향략주의를 허용하게 된다. 가족질서가 파괴되고, 마약을 단속할 근거도 상실되어 버린다. 종국에는 인류의 멸망으로 이어지게 된다. 최근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동성연애하는 패륜적 내용
7월 27일은 정전협정 70주년 기념일이다. 한국은 이 날을 ‘정전협정 및 유엔군 참전의 날’로 부르면서 한국군 및 유엔군으로 참전했던 용사들을 기리고 전사자들을 추모한다. 금년에도 그랬다. 26일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성남공항에서 하와이에서 돌아오는 6·25 참전용사들의 유해를 맞이하는 행사를 엄수했고, 27일에는 부산 유엔기념공원과 ‘영화의 전당’에서 22개 참전국의 대표단과 유엔 참전용사들을 모시고 기념식을 열었다. 북한이 이 전쟁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방식은 판이하게 다르다. 북한은 이 날을 ‘조국해방전쟁 승리 기념일’이라고
지난 5월 17일 한국에서 귀국하면서 필자는 후쿠오카에서 1박을 했다. 현지 일본인 친구 니시모토씨의 안내로 그날 오후 조선의 민비(명성황후)를 기리는 석불이 있는 셋신인(節信院)이라는 절을 찾았다.민비의 석불은 셋신인의 정문을 지나서 바로 왼쪽 편에 있었다. 셋신인은 후쿠오카의 번가로(藩家老)이며 후쿠오카 근황당 수령이었던 카토시쇼의 보제사였다.석불은 아리따운 자안관음보살이었는데 자상한 그녀의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왼손으로는 어린애를 안고 있었고 오른손엔 연꽃잎을 들고 있었다.그옆에 세워진 석비에는 자안관음보살의 유래가 새겨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