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6일 자 가톨릭교회 매일미사의 복음말씀 (루카 11, 39)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바리사이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정녕 너희 바리사이들은 겉은 깨끗하지만 속은 탐욕과 사악함으로 가득하다.” 하느님은 아담의 진흙을 빚어 인간의 육신을 만드신 후 자신의 숨을 불어넣으셔서 인간의 마음을 창조하셨다. 인간의 마음을 창조하신 하느님은 사람 속을 꿰뚫어 혼과 영을 가르고 관절과 골수(骨髓)를 갈라 마음의 생각과 속셈을 가려내신다. (히브리서 4, 12)

세상에서 가장 말을 아름답게 하는 종자(種子)들이 바로 공산주의자들이다. 이들은 평화(平和), 화해(和解), 진실(眞實), 연대(連帶), 민주주의(民主主義), 평등(平等)과 같이 가치적으로 뛰어나고 사회적 약자의 마음을 파고드는 단어를 적절히 구사하며 그들의 가슴을 휘젓는 데에 천재적인 소질을 지녔다. 그리하여 한때 지구촌의 절반이 공산주의자들에 의하여, 또는 공산(共産)의 이념을 추구하는 사회주의 분파(分派)에 의하여 지배당하였다. 이들의 말은 아름다우므로 비단의 말씀, 기어(綺語)와 같으나 속은 공허(空虛)하며 거짓과 사악함으로 가득하다.

그들에게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으니, 이는 그들에게 사랑이 없다는 것이다. 사랑으로 보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진실이다. 사랑이 없는 언어는 신기루(蜃氣樓)요 환상(幻像)이다. 따라서 사랑이 없는 공산주의자들의 유토피아에 대한 약속은 거짓이요, 사기(詐欺)일 뿐이다.

10월 16일 교황청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 (L’Osservatore Romano)에 “교황성하의 축복으로 평화의 길을 열었습니다.”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기고문이 게재되었다. 문대통령의 특별기고문을 요약하면 대체로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담았다.

“민주주의는 인간의 존엄을 회복하는 길이며 그 길은 평화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끊임없이 일깨워주었습니다. 2017년 추운 겨울의 그 아름답고 평화로웠던 촛불혁명의 정신에 가톨릭의 정신이 있었습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여정에서 교황 성하의 기도와 축복은 큰 격려와 희망이 되었습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이라는 새 시대를 위한 전인미답의 여정에서 화해와 평화를 위한 ‘만남의 외교’를 강조하신 교황 성하의 메시지를 항상 기억했습니다. 가톨릭교회가 포용을 추구하는 한반도의 튼튼한 동반자가 되어 줄 것을 기대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공동선과 진보와 발전은 경제적 개념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사람을 중심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저와 우리 국민은 대화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교황 성하의 말씀을 마음에 깊이 새기며, 민주주의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포용국가를 향해 굳건히 나아갈 것입니다. 그 길에 교황 성하의 축복과 교황청의 기도가 언제나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문 대통령의 특별기고문은 인간의 존엄성, 평화, 대화, 화해, 공동선과 진보, 사람이 중심이 되는 사회, 포용국가 등 가치적으로 아름다운 단어들이 다수 포함된 명문이지만 속이 공허하게 들리는 기어(綺語)에 불과하다. 문재인 대통령 자신이 사랑이 결핍되어 있고 사랑이 없는 눈으로 보는 세상은 진실이 없는 신기루일 뿐이기 때문에 그렇다. 문대통령이 사랑이 없음은 국내에서 정치적인 반대자에 대하여 과연 포용과 대화를 추구하였는지 스스로 자문해보면 아실 것이다.

예수님이 꾸짖으셨던 바리사이의 내면이 위선(僞善)과 사악함으로 가득하였듯이 문재인 대통령 역시 그러하지 아니한가? 그가 대화와 포용의 대상으로 삼는 대상은 잔인한 지도자 김정은이며 박해받고 굶주리는 북한의 2500만주민이 아니다. ‘잔인한 자를 동정하는 자는 정작 동정 받아야 할 사람에게는 잔인하다’는 명귀가 있다. 그는 잔인한 독재자를 두둔하면서 평화, 화해, 포용, 대화를 외치지만 정작 동정 받아야 할 대상인 북한 주민의 인권에 대하여는 단 한마디라도 거론한 적이 있었던가? 그는 평화의 전도사를 자처하면서 유엔 총회에서나 연초 기자회견에서 수십 차례 평화를 읊었지만 자유시장경제의 핵심가치인 자유에 대하여는 한 번도 입 밖에 낸 적이 없다. 따라서 전쟁 없는 상태를 단순히 평화라고 한다면 지식인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주장하는 평화가 인민민주주의 하에서의 평화가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김원율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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