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원유(crude oil) 수입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후 원유 수출에 공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 작년 미국은 우리의 원유 수입국 5위로 2017년 대비 6계단이나 상승했다.

20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의 미국산 원유 수입량은 6066만8000배럴로 집계됐다. 전체 원유 수입량의 6% 수준이다.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31.1%), 쿠웨이트(15.8%), 이라크(13.7%), 아랍에미리트(7.1%)에 이어 원유 수입국 5위를 차지했다.

올해도 미국산 원유의 수입량은 작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산 원유 수입량은 올해 1월 기준으로 854만5000배럴(4.2%)로 사우디아라비아(31.1%), 쿠웨이트(15.8%), 이라크(13.7%)에 이어 네번째로 많았다. 

원유 수출 금지법을 폐지하고 2015년부터 원유 수출을 시작한 미국은 우리의 원유 수입국 19위에서 출발해 현재 5위 수준으로 수출 규모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우리는 작년 중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미국산 원유를 두번째로 많이 수입한 국가가 됐다.

세계적 에너지 정보분석업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글로벌 플라츠'는 최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통계를 인용해 작년 캐나다(하루 평균 37만8000배럴)에 이어 한국(하루 평균 23만6000배럴)이 미국산 원유를 많이 수입했다고 밝혔다. 작년 중국은 미국산 원유를 하루 평균 22만8000배럴 수입했다.

미국산 원유 수입이 늘어난 이유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 경쟁력 때문이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미국산 원유 수입을 늘린 것은 원가절감을 위한 움직임"이라며 "남들보다 원유를 싸게 사오는게 정유사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 셰일오일 생산 증가로 WTI 가격은 낮아진 반면, 두바이유(중동산) 가격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올랐다. 미국은 작년 11월 이란에 대한 2단계 경제·금융 제재를 재개하며 원유, 석유화학제품, 에너지 분야, 금융 등의 거래를 막았다. 

우리나라는 180일간 한시적 제재 예외를 인정받았지만, 예외 인정 조치가 발표되기 전부터 국내 정유사들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조절했다. 작년 9월부터 12월까지 이란산 원유 수입 물량은 없었고 석유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이란산 원유 수입량은 195만8000배럴로 전체 원유 수입의 1%에 그쳤다.

이란은 2016년과 2017년에서 우리의 원유 수입국 5위였지만 작년에 10위(2.7%)로 순위가 하락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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