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에서 경쟁사들을 압도할 수 있는 기술 혁신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2일 3세대 10나노미터(㎚·10억 분의 1m)급 D램 반도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2017년 11월 2세대 10나노미터급 D램을 양산한 지 16개월 만에 다시 한 번 역대 최고 미세 공정의 한계를 극복했다고 업계는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3세대 10나노미터급 D램 반도체는 처리 속도 향상으로 전력 효율을 개선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3세대 10나노미터급 D램 반도체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반도체 제조를 하고 있는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에 2세대 10나노미터급 D램 양산에 들어가는 것과 비교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술 격차를 1년이 넘게 벌어져 있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글로벌 3위 D램 제조업체인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SK하이닉스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들은 업황, 기술 격차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 판도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정부 지원에 힘입어 반도체 굴기에 나서고는 있지만 미중 무역 전쟁 등 걸림돌이 남아 있는데다 기술력 차이도 크기 때문이다.

중국 등 후발 반도체 업체들은 아직 D램 양산 첫걸음도 못떼고 있는 상황이기에 삼성전자의 기술력과는 비교조차 힘든 상황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43.9%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이 각각 29.5%, 23.5%로 뒤를 잇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주력제품인 D램의 업황 악화를 기술 혁신 전략으로 돌파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글로벌 고객사가 데이터 센터 등 관련 투자를 줄이면서 D램 가격이 급락하는 등 업황이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D램 가격은 올 들어 2월 말까지만 30% 가까이 곤두박질쳤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업황 악화에 백기를 들고 이례적으로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D램 가격이 예상보다 더 가파르게 떨어지자 공급 조절에 나선 것이다.

20일(현지시각) 마이크론은 올해 설비투자를 90억달러(약 10조원)로 예정된 금액보다 줄일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이에 더해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5%씩 줄이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2020년까지는 D램 가격이 내려가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당분간 가격 하락 추이가 지속될 것"이라며 "반도체 수요가 둔화하면서 재고가 증가하고 설비 가동률은 높아지면서 가격 하락이 가속하고 있다"고 했다. 

마이크론의 감산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난 21일 하루에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4.1%, 7.7%%씩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기관투자자들이 삼성전자 404억원, SK하이닉스 1911억 원가량을 쓸어담은 것이 주가를 밀어올렸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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