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서울고등법원서 같이 근무...허 사장, 서울고법 형사8부 재판장-오 변호사, 서울고법 형사2부 배석 판사
개인적 친분 여부 확인 안돼...친분 유무 놓고 법원 관계자들 의견 엇갈려

이미선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연합뉴스 제공)

OCI의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판사 출신 허만 사장과 이미선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의 남편 오충진 변호사(판사출신)가 친분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18일 조선일보는 '판사 전용 인터넷 익명 게시판'에 이 후보자의 남편인 오 변호사와 허 사장이 아는 사이라는 글이 올라왔다고 보도했습니다.  

OCI그룹 계열사인 이테크건설과 삼광글라스 주식에 전 재산의 56.4%를 집중 투자한 이 후보자 부부가 OCI 내부 정보를 취득해 불법적으로 주식 투자를 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 후보자의 남편인 오 변호사와 OCI 법률자문 허 사장이 모두 같은 시기에 서울고등법원에서 판사로 일한 적이 있어 친분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까지 등장한 것입니다. 

이 후보자 부부는 전 재산의 83%를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고 그 중 67.8%가 OCI 관련 주식입니다. 이 후보자 부부는 전 재산의 56.4%를 OCI 계열사인 이테크건설과 삼광글라스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 후보자 부부가 이테크건설의 주식 1만9040주를 보유하면서 금액으로는 17억4596만 원을 투자했고 삼광글라스의 지분 1만6181주를 보유하면서 6억5937만 원을 투자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이 후보자 부부는 전 재산 42억6520만 원 중 56.4%인 24억533만 원을 OCI 계열사 두 곳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사실이 적시돼 있습니다. 

OCI 본사 입구.(연합뉴스 제공)

허만 사장은 판사 출신으로 공직 생활을 접고 OCI의 사장이 된 인물입니다. 1958년생으로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제21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공직생활을 시작했습니다. 2009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허 사장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법률사무소의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법무법인 세종을 거쳐 지난 2013년 OCI에 합류했습니다.  

1958년생인 허 사장과 1968년생인 오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 동문이지만 학창시절부터 알고 지내기에는 나이차가 큽니다. 현재 밝혀진 두 사람의 인연은 2005년 서울고등법원에서 같이 근무한 것이 전부입니다. 허 사장은 당시 서울고법 형사8부 재판장이었고 오 변호사는 서울고법 형사2부 배석 판사였습니다.  

같은 시기에 서울고법에서 일했지만 두 사람이 알고지냈다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법원 내부에서는 '2005년 서울고법 형사부에서 같이 근무했던 허 사장과 오 변호사가 서로를 모르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과 '같은 형사부라고 친분이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의견이 엇갈립니다. 

2013년 허 사장이 OCI에 합류했고 이 후보자의 남편인 오 변호사는 2015년과 2016년 이테크건설 주식을 1만4000주(19억1940만 원) 매수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2017년 12월부터 작년 말까지 1892주(1억5230만 원)를 사들였습니다. 이 후보자는 올해 들어서도 이 회사 주식 148주를 추가로 샀고, 오 변호사도 1300주를 더 샀습니다. 이 후보자 부부가 가진 이 회사 주식은 모두 1만9040주(약 17억4596만 원)로 늘었습니다. 이 후보자 부부는 삼광글라스 주식도 2017년부터 집중 매수했습니다. 올해 3월 현재 이 후보자 부부는 삼광글라스 주식 1만6181주(약 6억5937만 원)를 보유 중입니다. 

이 후보자 부부가 OCI 내부 정보를 취득한 뒤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수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OCI와 이 후보자 부부의 관계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오 변호사는 OCI의 특허 관련 소송을 2건 현재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후보자도 과거 재판 과정에서 OCI에 유리한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OCI의 법률자문담당 사장은 허만 변호사이고 오 변호사는 소송 대리인 중 한 사람입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연합뉴스 제공)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은 "언론에 따르면 OCI 허만 사장과 이미선 후보자의 남편인 오충진 변호사가 과거 판사 시절 친분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었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국민들은 이 후보자 부부가 전 재산의 56.4%를 OCI 계열사 주식에 투자한 것이 내부자 거래가 아니냐는 의혹을 더욱 강하게 품을 것"이라며 "금융위원회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7일 이 후보자 부부의 주식 투자와 관련된 의혹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한국거래소에 심리를 공식 요청했습니다. 심리는 수사기관의 내사(內査)와 비슷한 절차입니다. 금융위가 내사에 착수한 것은 지난 15일 오 의원이 조사 의뢰서를 제출한 것에 따른 것입니다. 

한편, 일각에서는 태양광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OCI에서 내부정보가 여러 경로를 통해 외부로 흘러나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현재 OCI를 이끌고 있는 이수영 회장의 장남인 이우현 사장은 2007년 10월 'OCI가 태양광전지의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공장을 증설하기 위해 1600억 원을 투자한다'는 내부정보를 이용해 차명으로 OCI 주식 8000주를 사들인 뒤 되팔아 5억 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로 2010년 5월 불구속 기소됐고 2011년 4월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판사 한창훈)는 이우현 당시 OCI 부사장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억 원의 선고했습니다. 

이수영 회장의 차남인 이우정 넥솔론 대표이사도 'OCI가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폴리실리콘 시제품을 만들었다'는 정보를 미리 알아내 2007년 11월부터 12월까지 OCI 주식 1만1467주를 차명으로 사들인 뒤 2008년 1월 전량 매도해 1억8100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고 법원은 이우정 대표에게도 벌금 2억50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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