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경제 분석기관들이 대한민국 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일제히 쏟아냈다. 지난 21일에만 4건의 보고서가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2019년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 성장률이 2.3%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작년 9월에 냈던 기존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낮춰 잡은 것이고 국내 주요 기관 중 가장 낮았다. 

LG경제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국내 기업들의 수출과 투자가 부진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하반기에도 경제 여건이 크게 개선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LG경제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세계 경기가 둔화하면서 미국 기술주 중심으로 주가 하락세가 본격화되고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아마존, 구글 등 클라우드 기업의 데이터센터 증설 경쟁이 일단락된 점도 반도체 경기 회복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와 고용도 당분간 개선되기 힘들 것이라고 LG경제연구원은 분석했다. 글로벌 자산가격 하락, 중국 경기의 빠른 하강 등으로 기업의 투자심리가 어두워지고, 건설 투자는 주택 공급 과잉 확대로 위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고용 분야에서는 "최근 취업자 수 증가는 정부 공공근로일자리 확대와 통계작성 방식 변화 등 일시적 요인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민간 부분이 고용 활력은 점차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아세안 경기가 내리막으로 접어들면서 한국이 수출불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현대경제연구원의 지적도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작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6.6%로 전년보다 0.2%포인트 떨어진 것을 설명하며 중국 경기 하방 압력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은 중국과 아세안에 대한 무역의존도가 높은 만큼 이 지역 경기 우려가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한국의 중국과 아세안 10개국에 대한 교역의존도는 2009년 32%에서 2018년 38%로 높아졌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면 아세안 국가들은 악재다. 구체적으로 중국의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말레이시아 성장률은 0.31%포인트, 인도네시아는 0.25%포인트, 태국은 0.19%포인트 내려간다. 

한국은행 조사국 역시 LG경제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과 같이 한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분석을 내놨다. 특히 한국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중간재를 중국에 수출하는 것에 의존하고 있는 현재의 산업구조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인건비 부담을 줄이는 스마트 공장 조성 등을 통해 산업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18일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을 2.6%에서 2.5%로 낮췄다. 1년 새 네 번이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한국은행이다. 

한국경제연구원도 매출액 기준으로 상위 10000개 기업의 상반기 평균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내놓았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원자재 가격 인상, 인건비 증가 등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8일까지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국내 매출액 기준 상위 1000개 기업의 상반기 실적 전망을 조사한 한국경제연구원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3.01%로 감소하고, 영업이익도 평균 1.75% 줄어들 것이라고 구체적인 수치로 설명했다.

설문에 응답한 기업 중 상반기 매출액이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33.8%였고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36.3%였다. 영업이익 하락 요인으로 응답 기업 중 60.3%가 글로벌 경기 둔화, 내수 위축에 따른 제품 수요 감소를 꼽았고 26.5%는 원자재·인건비 등 비용 확대를 지적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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