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시간으로 1일 오전 11시9분 평양 김일성 광장을 찍은 '플래닛'의 위성사진. 광장 중심부(노란 원)에 대규모 인파가 ‘김정은’이라는 글자와 노동당 마크를 만들었다. (사진제공=Planet)
북한 시간으로 1일 오전 11시9분 평양 김일성 광장을 찍은 '플래닛'의 위성사진. 광장 중심부(노란 원)에 대규모 인파가 ‘김정은’이라는 글자와 노동당 마크를 만들었다. (사진제공=Planet)

북한이 주민 수만 명을 동원해 김일성 광장에서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열병식(퍼레이드) 준비에 돌입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일 보도했다.

미국의소리 방송은 위성사진 업체 ‘플래닛’이 1일 오전 11시 9분에 김일성 광장을 찍은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위성사진에는 ‘김정은’이라는 글자와 함께 조선노동당 로고가 뚜렷하게 보인다.

미국의소리 방송은 “붉은 물결로 광장을 가득 채운 군중은 ‘김정은’이라는 대형 문구를 만들다 곧이어 일사불란하게 대열을 맞춰 노란색 조선노동당 로고를 만들어냈다”며 “광장 뒤로 흐르는 대동강이 얼어있는 것으로 보아 영하의 기온 속에서 연습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평양의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섭씨 영하 13도, 낮 최고기온은 0도였다.

미국의소리 방송은 김일성 광장을 메운 군중은 지난번 열병식과 비슷한 규모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국 언론과 정보당국 등은 지난해 4월 15일 북한 열병식에 북한군과 평양주민 등 15만여 명이 동원됐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최대규모로 알려진 2015년 노동당 창당 70주년 열병식과 같은 규모다.

미국의소리 방송은 김일성광장에서 동쪽으로 약 7.5km 떨어진 미림비행장 인근에도 이날 대규모 병력이 대열을 이룬 모습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 역시 과거 열병식 때와 비슷한 규모다.

미국의소리 방송은 위성사진 분석가이자 군사전문가인 닉 한센 스탠포드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을 인용해 “병력들과 차량이 운집해 있고, 과거 이 장소가 열병식에 쓰인 전례를 볼 때 북한당국이 매우 큰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예상했다.

북한은 4월 25일이던 건군절을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기 하루 전날인 2월 8일로 갑작스럽게 지난달 변경했다.

한편 미국 CNN은 북한이 2월 8일 건군절 열병식에서 장거리 미사일 수십 기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31일 보도했다. CNN은 정통한 외교소식통 2명을 인용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수십 기를 열병식에 전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북한이 미국인들을 놀라게 하기 위해 수백 기의 미사일과 로켓을 전시할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31일 국내 당국자를 인용해 “실제 가림막을 덮은 이동식 발사대가 열병식장 인근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계속 포착되고 있다”며 “신형 ICBM도 공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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