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구글(Google)까지 화웨이(HUAWEI)와 거래를 중단했다. 구글의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화웨이는 자체 개발한 OS가 있다며 고객들을 안심시키고 있지만 안드로이드를 많이 사용하는 유럽시장에서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의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구글 외에도 인텔(Intel), 퀄컴(Qualcomm), 브로드컴(BROARDCOM), 자일링스(XILINX) 등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중국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하고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정보통신기술을 보호하는 행정명령에 지난 15일(현지시간) 서명하고 16일에 미국 상부부가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 제한 기업 리스트에 올리면서 벌어진 일이다. 

구글은 화웨이의 차세대 스마트폰에 OS인 안드로이드와 구글플레이스토어, 구글포토, G메일 등을 공급하지 않는다. 인텔과 퀄컴 등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이동통신 서비스를 지원하는 모뎀(MODEM) 칩셋(chipset)을 화웨이에 제공하지 않는다. 브로드컴과 자일링스는 각종 무선통신 칩셋 공급을 끊기로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폰과 5세대(5G) 이동통신장비를 판매해야 하는 화웨이 입장에서는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화웨이는 안드로이드 사용이 차단될 경우에 대비해 독자 OS 등 기술을 계속 발전시켜왔다며 고객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실제 화웨이는 지난 3월 자체 OS 개발에 성공해 일부 제품을 중국에서 판매 중이다.

화웨이의 주력시장 중 하나인 유럽에서는 안드로이드 OS를 포함해 각종 구글의 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스마트폰업체가 유럽과 같은 곳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구글 앱을 보유하고 구글과 연계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화웨이는 유럽 외에도 인도 등 아시아와 캐나다, 남미, 아프리카 등에서도 구글과의 거래중단에 따른 타격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의 이번 조치로 국내 스마트폰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화웨이는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애플을 제치고 세계 2위까지 올랐다. 올해 4분기에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스마트론 시장 1위에 오른다는 목표도 세웠다. 하지만 구글의 주요 앱이 서비스되지 않고선 삼성전자를 따라잡기 힘들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미국 IT기업들이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하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압박의 연장선이라는 설명만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서 미래 산업인 데이터 통신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주도권 경쟁을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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