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대북제재 결의안 피하기 위한 북한의 꼼수: 지난 10월 19일 북한 금별무역 소속 대형 선박 예성강 1호가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 대북제제 결의 2375호를 피하기 위해 정유제품으로 추정되는 화물을 환적하고 있다(연합뉴스).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 피하기 위한 북한의 꼼수: 지난 10월 19일 북한 금별무역 소속 대형 선박 예성강 1호가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 대북제제 결의 2375호를 피하기 위해 정유제품으로 추정되는 화물을 환적하고 있다(연합뉴스).

북한이 시리아와 미얀마에 탄도미사일 관련 품목을 포함해 무기를 수출한 혐의가 포착됐다고 로이터통신이 2일(현지시간) 유엔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대북제재 결의 이행과 감시를 전담하는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2012~2017년 북한에서 시리아 과학연구센터로 선반을 통해 운반한 물품이 40건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과학연구센터는 시리아의 화학무기를 관장하는 기구다. 보고서는 특히 탄도미사일과 화학무기 프로그램과 관련한 품목의 이전을 포함해 무기금수 위반 증거가 나왔다고 밝혔다.

일부 유엔 회원국은 북한에서 시리아로 향하던 두 건의 북한 화물을 중간에서 차단해 검색한 결과 대규모의 내산성 타일을 적발했다. 이는 화학공장의 내부 벽면용 벽돌을 제작하는 데 사용하는 타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유엔 회원국은 미얀마가 북한으로부터 다중 로켓 발사기와 지대공 미사일 등의 재래식 무기는 물론 탄도미사일 시스템을 이전받은 증거를 확보했다고 유엔에 보고했다.

한편 보고서는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해 지난해에만 석탄을 비롯해 금수품목 수출로 2억 달러(약 2천 173억 원) 상당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제재를 위반해 정유제품을 해상에서 선박 간 이전(ship to ship) 방식으로 이전한 사실을 조사했다"면서 "해당 선박들의 네트워크는 주로 대만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선박들은 원산항이나 남포항에서 출발해 서해 상 공해에서 다른 선박으로부터 선박 간 이전방식으로 정유 등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북제재위 산하 전문가 패널은 지난해 9월 '제재이행 중간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2016년 말부터 안보리 결의에서 금지하고 있는 석탄과 철, 아연 등을 수출해 불법적으로 2억7천만 달러(3천48억여 원)의 외화를 벌어들였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보고서는 북한이 안보리 결의에서 금지한 석탄을 중국이나 러시아산인 것처럼 서류를 꾸며 선박을 통해 수출했다고 지적했다. 석탄 경유 또는 도착지로 중국과 러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은 물론 한국도 포함했다.

2016년 11월 채택한 안보리 결의 2321호에서는 북한의 석탄수출에 상한을 설정했지만 지난해 8월 5일 채택한 2371호에서는 기존 상한선을 없애고 아예 석탄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1월부터 제재결의 2371호가 채택된 8월 5일까지 북한산 석탄이 선박으로 중국과 러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으로 운송된 게 16건이나 되지만 말레이시아만 안보리에 이를 보고했고 나머지 15건은 신고 의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석탄수출을 전면 금지한 지난해 8월 5일 이후에는 중국과 러시아, 한국, 베트남으로 총 23건의 북한산 석탄 운반이 있었다고 전했다. 북한이 원산지를 중국이나 러시아로 속여 석탄을 이전했다는 것으로 "혐의가 확정되면 안보리 결의 위반이 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