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교협 집행부.(에교협 제공)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며 결성된 대학 교수들의 모임인 '에너지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협의회'(이하 에교협)가 3일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확장 사업을 즉각 추진하고 월성1호기를 재강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에교협은 성명서를 통해 "지난달 31일 월성 원자력 본부 방문 후, 맥스터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의 즉각적인 확장과 월성1호기 재가동의 당위성을 확인했다"며 "현재 맥스터 시설은 2021년 11월에 용량이 포화돼 시설 확장 지연 시 200만kW 이상의 발전원이 상실된다"고 설명했다.

또 에교협은 "당초 맥스터 시설 14기를 건설할 수 있는 부지를 확보했지만 시급성·경제성을 이유로 절반인 7기만 건설했는데 이제는 나머지 7기를 건설해야 할 시기"라며 "사용후핵연료 관리계획 재검토위원회의 최종 결정과 별도로 조속히 추진해야 하며 한수원이 탈법적인 조기 폐쇄의 유일한 근거로 제시했던 월성 1호기 경제성 분석은 원전 이용률 전망에 일관성이 결여, 2016년 발전원가 보다 낮게 책정한 비현실적인 판매단가를 적용한 타당성이 없는 분석"이라고 비판했다.

에교협은 "월성1호기 재가동만으로 LNG 발전 대비 국가적으로 연 200만t 이상의 온실가스 감축과 도시 인근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발생하고, 한전은 LNG 발전 대비 연간 2500억 원 이상 수익 증가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에교협은 문재인 정부에 월성원전 맥스터 시설 확장 즉각 추진과 월성 1호기 재가동을 요구했다. 또 맥스터 건설 지연 사유와 월성 1호기 경제성 분석을 포함한 조기 폐쇄 결정 과정에 대한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 추진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에교협은 대한민국의 지속적인 발전에 반드시 필요한 '합리적인 에너지 정책'을 추구하기 위하여 전국 58개 대학 217명의 교수가 뜻을 모아 2018년 3월 1일에 출범한 교수협의회다. 현재는 61개 대학에서 224명의 교수가 가입한 상태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다음은 에교협 성명서 전문이다.

성명서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확장 사업을 즉각 추진하고 월성1호기를 재가동하라

에교협 집행부는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 출범에 즈음하여 월성 원자력본부 사용후핵연료 관리 실태와 월성1호기 현황을 파악하기 위하여 2019년 5월 31일 월성원자력본부를 방문하였다. 이 방문을 통해 월성본부의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맥스터의 조속한 확장 건설과 월성1호기 재가동의 당위를 확인하였다. 

현재 7기인 맥스터 시설은 2021년 11월에 포화가 된다. 2010년에 가동에 들어간 맥스터 시설은 당초 14기 건설을 목표로 부지를 확보하고, 설계를 완료했으나 1차로 당장 사용할 절반 7기만 건설했던 것은 시급성과 경제성 때문이었다. 10여년 후에나 사용할 시설을 너무 서둘러 마련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포화시점과 건설기간 약 24개월을 고려할 때 나머지 절반에 대한 건설은 올해 안에 착수디ㅗ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지금부터 2년 반 뒤 총발전용량이 2백만 kW 가 넘는 중수형 원전을 모두 정지시킬 수밖에 없게 되어 2021년 이후 전력 수급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당초 14기 건설을 위해 마련했던 부지에 절반만 건설되어 있는 맥스터 시설의 확장은 재검토위원회가 원자력 시설 전체에 대한 최종 결정과 별도로 조속히 추진되어야만 한다. 

월성 1호기는 7000여 억원을 들여 안전기준을 충족시키도록 설비개선을 했고, 한수원의 탈법적 조기 폐쇄 결정 전까지 100% 전출력으로 가동해왔던 안전성과 효율성이 검증·확인된 원전이다. 현재 월성 2호기와 3호기가 경년열화 가능성을 고려한 안전성 확보를 위해 각각 87%와 91% 출력으로 가동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압력관 교체 등 대대적인 정비를 끝내 새 원전 같은 상태에서 100% 전출력을 낼 수 있는 월성 1호기를 정지시킨 것은 매우 불합리한 결정이었다. 

월성 1호기는 한수원 이사회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조기 폐쇄시켰다. 2018년 10월 국정감사 당시 장석춘 의원을 통해 공개된 경제성 분석 보고서(신동아 2018년 12월 19일자 보도)에 따르면 한수원의 kWh당 전기 판매단가를 2019년 52원, 2020년 51원, 2021년 49원으로 점차 낮게 예측하였다. 이는 국회예산정책처 2016년 공공기관 사업 분석 보고서에 제시되어 있는 2016년 한수원 발전원가 54원 보다도 낮은 값이다. 한수원이 전기를 발전원가보다 싸게 팔아야 할 이유가 따로 있을 수 있는가?

또한 월성 1호기 경제성을 평가할 때 원전 이용률에 관해서는 탈원전에 따른 안전 기준 강화를 이유로 60%선의 낮은 이용률을 상정했다. 이는 이용률이 아주 높은 때만 가능한 50원대의 판매단가를 적용한 것과 서로 앞뒤가 안 맞는 용납될 수 없는 의도적 왜곡이다. 이렇게 불합리하고, 모순적인 경제성 분석 보고서를 바탕으로 내려진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은 마땅히 철회되어야 한다. 

2018년의 1GWy(1GW 설비의 1년 발전량)당 한전의 전력구입비가 원자력 5177억 원(60원/kWh)이고, LNG가 1조20억 원(114원.kWh) 임을 고려할 때 연간 0.5GWy 이상의 전력생산이 가능한 월성1호기 가동만으로 한전은 연간 LNG 전력구입비 2500억 원 이상 감축을 달성해 지난해 발생한 2080억 원의 적자를 면할 수 있다. 경제적 유익에 더하여 월성1호기의 재가동은 LNG 발전 대비 연간 200만t 이상의 이산화탄소 감축과 아울러 도시 인근 미세먼지 발생 저감의 부차적 유익이 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정부에 요구한다. 

1. 월성 원전부지 맥스터 시설 확장 사업을 즉각 추진하라
2. 월성 1호기 조기폐쇄 조치를 철회하고 재가동을 추진하라

만약 정부가 가까운 시일 내에 가시적인 조처를 취하지 않으면, 우리는 맥스터 건설 지연 사유와 월성1호기 경제성 분석을 포함한 조기 폐쇄 결정 과정에 대한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를 추진할 것이다. 

이번 방문을 통해 우리는 위의 두 긴급한 사안 이외에도 준비없는 돌발적인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및 계속운전 미추진 결정으로 월성 중수로의 안전 운전을 위한 전문인력 확보 등에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정부는 인력 이탈, 부품 산업 붕괴, 미래 인력 및 교육·연구·개발 시스템 와해 등 원전의 안전 운전 저해요인에 대한 철저하고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2019년 6월 3일
에너지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협의회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