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랑의 선물'은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게 해준다
사랑의 선물을 통한 울림이 크게 공명되길 기원한다

이명진 성산생명윤리연구소장

2019년 8월 15일은 대한민국 사람들에게는 광복을 기념하는 기쁜 날이다. 74년 전 독립을 위해 헌신한 많은 애국자들과 국민들의 기도의 결과다. 남한사람들은 자유 민주주의를 택한 결과로 번영과 자유를 누리는 사랑의 선물을 받은 날이지만, 북쪽의 동포들은 인민 민주주의라는 정치체제를 택한 결과 74년 전부터 어둡고 억압된 날이며 비극이 시작된 날이다. 이북 주민들은 고통과 악몽이 시작된 8월 15일이 차라리 없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한다. 이 선택의 중심에 남한에는 이승만이 있었고, 북한에는 김일성이 있었다.

광복절을 기념하여 특별한 우파 영화가 개봉되었다. 탈북 출신 김규민 감독(작당들)이 제작한 북한 황해도 지역에서 있었던 가족의 이야기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영화‘사랑의 선물’ 최근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된 영화제목이다. 크라우드 펀딩(crowd-funding)은 SNS를 이용해 소규모 후원을 받거나 투자 등의 목적으로 인터넷과 같은 플랫폼을 통해 다수의 개인들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방식이다. 영화 제목이 따뜻하고 20개에 가까운 해외 영화제에 초청받아 여우주연상등 여러 상을 받은 작품이다. 하지만 영화 전체에 흐르는 어두운 느낌이 생소하기까지 하다. 비극적인 결말로 강한 메시지를 전하는 슬픈 영화다.

영화의 배경은 수백만이 굶주림으로 죽어갔던 고난의 행군 당시 상이군인 가족 이야기다. 아버지 김강호는 소좌출신의 상이군인이다. 수년간 배급이 끊어진 상황에서 하반신 불구인 아버지로서 역할을 하지 못 한다. 노동당원으로서 버림받지 않기 위해 과잉충성을 맹세하며 자신의 정체성과 존재를 유지하고 있다. 아내 이소정은 불구인 남편과 10살 난 딸 효심이를 건사하기 위해 이웃과 친척들에게 돈을 빌리며 근근이 생활을 영위해 간다. 배급은 물론 병원에서 남편을 치료하는 모든 약품도 아내가 뒷돈을 주고 치료를 받고 있다. 이런 생활도 한계가 있어 가재도구를 빚쟁이들에게 빼앗기고 집까지 내 주어야 하는 형편이 된다. 젊은 아내 소정은 가족과 집을 지키기 위해 급기야 몸을 파는 매춘에 뛰어 든다.

마침 딸의 생일을 맞아 소정은 몸을 판돈으로 쌀밥과 술을 준비한다. 남편 김강호는 쌀과 술을 살 돈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아내에게 이 돈이 어디서 난 것이냐고 다그친다. 답이 궁색한 아내는 이런 저런 변명을 댄다. 급기야 접견자가 되었다고 거짓말을 둘러댄다. ‘접견자’란 김일성을 만난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접견자는 특별한 대우를 받게 된다. 아내 이소정은 자신이 접견자가 되어 쌀과 달걀을 지원받고, 남편도 평양으로 데려가 불구를 고쳐주겠다고 약속을 받았다고 거짓말을 한다.

김 소좌는 김일성 부자의 사진을 쳐다보며 “친애하는 장군님께서 마음속의 소원까지 헤아려 주신 은혜에 감사합니다.”라고 감사 고백을 한다. 감사의 대상만 다르지 교인들이 하나님께 감사의 고백을 하고 있는 모습과 매우 흡사하다. 소름이 끼칠 정도다. 3대째 세습을 이어온 북한 정권은 세계에서 가장 큰 종교집단이라고 한다. 금수산 궁전에 시체 두 구를 신격화하고 숭배하고 있는 종교집단이다. 2 ,500만 명에게 김일성 일가를 숭배하도록 세뇌작업을 통해 강요하고 있다. 모든 인권과 권리는 신격화된 김일성 주체 사상교에 설 자리가 없다. 진정한 종교가 무엇인지도 그리고 종교의 자유를 누릴 권리가 그들에게는 없었다. 

얼마 전 충격적인 소식이 우리들 모두에게 전해졌다. 수백만이 굶어죽은 고난의 행군에도 살아남아 굶주림을 피해 남한에 온 탈북 부녀가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었다는 것이다. 먹을 것이 넘쳐나는 대한민국에서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영화‘사랑의 선물’은 비극적인 탈북 모녀의 아사 소식과 함께 우리들에게 큰 숙제를 남겨 주고 있다.

우리가 굶주리고 억압받는 북녘 동포들에게 줄 수 있는 ‘사랑의 선물’은 무엇일까? 억압과 피해의식에 젖은 북녘 동포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함께 번영하기 위해 무슨 선물을 준비해야 하나?

그건 쌀도 돈도 아니다. 자유가 없는 쌀과 돈은 북녘 동포들을 노예로 만드는 악이 된다. 종교의 자유, 표현의 자유, 사유재산의 자유를 전해 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의 선물이다.

분별없는 정책을 막아야 한다. 분별없는 선의로는 북녘 땅에 억압과 독재가 무너지고 자유를 전해 줄 수 없다. 오히려 독재정권을 더 공고히 만들어 주는 악행일 뿐이다. 분별없이 쌀을 전해 주고 달러를 전해준 결과는 남한을 위협하는 핵무기와 미사일, 화학 무기가 되어 돌아왔다. 이런 미련한 정책은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 해방이후 피와 땀으로 이루어 놓은 집을 한 순간의 불장난으로 재로 변하게 해서는 안 된다.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내려면 남을 건져 낼 실력이 있어야만 한다. 능력도 없으면서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내겠다는 선의의 객기로 물에 뛰어 들게 되면 함께 생명을 잃고 만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철저하게 자유 시장경제를 튼튼히 해야 한다. 북한 동포들도 베네수엘라와 같은 가난한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

자유가 박탈된 북녘 땅에 종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남한에서 종교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굳건하게 지켜야 한다. 잘못된 것과 비윤리적인 행위를 지적할 자유, 전체주의 정책에 저항할 표현의 자유를 지켜야 한다. 거짓 인권으로 인권을 탄압하려는 정치인들을 솎아내야 한다. 자유는 거저주어지지 않는다. 피와 땀과 희생이 없이는 우리와 우리 후손들과 북녘 동포들에게 사랑의 선물을 전할 수 없다. 자유 민주주의 헌법을 수호하고 법치를 회복하는 것이 북녘 동포들에게 사랑의 선물을 전하는 발판이 된다.

영화를 소개하며 눈시울을 적시던 김규민 감독의 모습이 생각난다. 영화 <사랑의 선물>은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게 해주는 ‘사랑의 메시지’다. 사랑의 선물을 통한 울림이 크게 공명되길 기원한다.

이명진(성산생명윤리연구소장/의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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