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예산 9%이상 증가 513조대-세금 쥐어짜기 강행 예고
한국경총, 지난 22일자 건보료 3.2%인상에 "유감" 등 각 단체 반발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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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와 여당이 26일 내년 예산안 당정협의를 열고 건강보험 국고지원액을 일시적으로 재정 적자가 커지더라도 1조 증액하는데 합의했다.

건보 보장성 강화계획, 이른바 ‘문재인 케어’로 건강보험 재정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여기에 매년 국민들의 건보 보험 부담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이를 만회하기 위해 정부 재정 지원을 당초 예상보다 크게 늘린 것이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건보 국고지원은 건보 보장성 강화정책이 차질없이 이행토록 1조원 이상 대폭 증액해서 2020년 예상수입의 14%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회의에서 “내년 예산안은 경제활력 제고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를 담아 감내 가능한 범위 안에서 최대한 확장적인 기조로 편성하고자 했다”며 “일시적 재정 적자 확대를 감내하더라도 재정에 요구되는 역할을 충실히 실행하겠다”고 전했다.

당정은 소재 부품 장비 산업 지원 예산을 2조 원 이상 반영하는 한편, ‘소재·부품 전문기업 육성 특별법’과 국가재정법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내년 예산을 올해 대비 9% 이상 증가한 약 513조 원대 수준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오는 29일 국무회의를 열어 내년 예산안을 확정한 뒤, 9월 3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한편 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끝나는 2022년까지 총 13조5000억원의 건강보험 수지 적자가 전망된다. 차기 정부에서도 문재인 케어가 지속 시행되면 2027년까지 모두 12조 1000억원의 적자가 추가로 발생한다. 이는 쌓아 놓은 모든 적립금이 고갈된다는 의미다.

지난 23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보건복지부가 전날 발표한 2020년 건강보험료율을 3.2% 인상한 것에 유감을 표명하는 의견문을 발표했다.

경총은 “인상 결정은 정부가 보장성 강화대책인 이른바 '문재인 케어'의 차질 없는 추진을 명분으로 고율의 보험료 인상을 고수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영계는 보험료율 협상 과정에서 대내외의 엄중한 경제 현실, 기업과 국민의 부담 여력에 거듭 우려를 밝혔음에도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직장가입자 보험료율은 현행 6.46%에서 6.67%로, 지역가입자의 부과점수당 금액은 현행 189.7원에서 195.8원으로 오른다.

올해 3월 기준 직장가입자의 본인 부담 월 평균 보험료는 11만2천365원에서 11만6천18원으로 3,653원이, 지역가입자의 가구당 월 평균 보험료는 8만7,067원에서 8만9,867원으로 2,800원이 각각 오른다.

통상 내년도 건강보험료율은 정부의 예산편성 등 일정에 맞춰 당해 6월에 결정되지만, 지난 6월에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는 가입자단체의 반대로 한차례 심의가 연기됐다.

지난 22일 결정된 인상률이 당초 정부가 제시한 인상률 3.49%보다 소폭 감소한 것도 이 때문이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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