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중의원 예산委에서 한일 정상회담 상황 설명
"지도자 결단 없이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 불가"
"文에 '北과 대화 위한 대화 무의미' 확실히 전했"
김영남 접촉 땐 북핵·일본인 납치문제 입장 전달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평창 동계올림픽 계기 한국을 방문 중이던 지난 9일 강릉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 직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평창 동계올림픽 계기 한국을 방문 중이던 지난 9일 강릉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 직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이 2015년 위안부 합의를 '폐기도 이행도 하지 않는' 입장을 취하는 데 대해 '지도자로서의 결단력 부재 때문'이라는 취지로 비판했다. 앞서 지난 9일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을 찾았을 때 가진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런 취지로 지적했다는 것이다.

요미우리 신문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13일 일본 중(衆)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한·일 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에게 "외교에 있어서 지도자가 어느 정도 비판받는 것 등을 감수하면서 결단하지 않으면 미래지향적인 양국 관계는 구축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한 여당 자민당 측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위안부 합의를) 결단했을 때, 저에 대한 여러가지 엄중한 비판이 있었다"는 것도 전했다고 설명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이를 두고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한일합의에 대해 문 대통령에게 지지층으로부터의 비판을 각오하고 (합의를) 이행하도록 압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베 총리는 또 9일 올림픽 개회식 사전 정상급 리셉션장(場)에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접촉했을 때 북한의 핵·미사일과 일본인 납북 문제를 제기했다고 술회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관련 보도에서 이 문제를 부각했다. 아베 총리는 "모든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의 귀국을 포함한 납치문제 해결을 강하게, 직접 요구했다"며 "또 핵과 미사일 문제도 거론하며 일본 측의 생각을 전했다"고 강조했다.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일본 측의 생각은 핵·미사일 개발 중단 및 핵 폐기를 의미한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특히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대화는 의미가 없다고 확실히 전했다"며 "한미일 공조를 기반으로 압력을 최대한까지 높여야 한다는 데 (의견을) 일치했다"고 강조한 언급을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평창 올림픽 계기 방한에 대해서는 한국과 북한에 자국의 입장을 직접 전달할 수 있었다는 관점에서 매우 의미 있었다고 자평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당초 앞서 위안부·북핵 문제에 관해 문 대통령과 회담을 갖기 위해 방한한다고 예고했던 만큼, 문 대통령과 직접 대화를 가진 건 물론 북한 고위급 인사와도 접촉해 입장을 전했다는 점에서 소기의 성과를 이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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