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고강도 규제 속에서도 서울 고가(高價)주택의 가격이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획일화된 분양가 통제 등으로 공급은 그에 미치지 못해 결국 한정된 시장에 수요가 쏠리면서 가격이 치솟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KB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서울의 주택 상위 20%의 평균 가격은 13억6천818만원으로 지난해 1월보다 14.02% 올라 1월 기준으로는 통계가 남아있는 2009년 1월이후 9년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위 21~40%에 드는 4분위 주택 가격 또한 평균 7억7천811만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87% 오른 선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 5분위 평균 주택가격 변동률

KB국민은행이 집계하는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올해 1월에 전년 동월 대비 21.15% 상승해 역시 9년래 오름폭이 가장 컸다.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시가총액 상위 50개 아파트 단지의 시가총액 변동률을 지수화한 것이다. 상위 50개 아파트 단지에는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이 포함돼 있다.

또 국토교통부의 1월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아파트와 오피스텔 최고가는 각각 서울 성동구 성수동 갤러리아포레와 논현로얄팰리스로 나타났다. 이들 거래금액은 각각 43억7000만원과 16억5000만원이었다. 특히 지난달 서울 강남권 고가주택의 거래가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비강남권 지역과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업계에서는 고가주택 가격이 상승하는 원인으로는 수요가 몰리는 데 반해 희소가치가 커지는, 수급 불균형을 원인으로 꼽았다.

최근에는 정부 규제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집값 상승이 보장된 '우량 단지'를 보유하려는 사람이 늘어나 고가 주택의 몸값이 더 뛰었다는 것이다.
 

강남 아파트 전경

특히 서울 인기 지역 고가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는 더욱 가팔랐다. 최근 신규 분양시장에서도 고가 아파트 수요는 늘고 있다.

실제 지난달 KB국민은행 조사에서 최상위 20%에 속하는 5분위 주택이 최고 상승률을 보이는 가운데 상위 21~40%에 드는 4분위 주택의 가격의 상승률이 바짝 뒤를 쫓으며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수급 불균형이 고급주택 뿐만 아니라 전체 시장 가격까지 끌어올릴 수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신규 공급이 없어 아래 단계의 주택까지 수요가 확장되며 시장의 균형이 무너지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일률적인 규제보다 시장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공급 확대를 통해 가격 안정화를 추구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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