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제72차 유엔총회 참석차 지난해 9월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JFK국제공항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환영객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제72차 유엔총회 참석차 지난해 9월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JFK국제공항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환영객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평창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대한민국의 국격과 위상이 높아졌으니 대통령 전용기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언론보도에 비판글이 쇄도하고 있다.

연합뉴스와 MBC 등은 18일과 19일 “평창 올림픽을 치르며 높아진 국격에 걸맞게 전용기 도입이 속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언론보도를 내보냈다.

특히 연합뉴스는 이날 기사에서 “대통령 전용기 구입에 찬성하는 쪽은 다자 국제회의를 무대로 한 정상외교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더 이상 민항기를 빌려 쓰는 방식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전용기를 구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GDP 규모 세계 11위인데다 4대 메이저 국제 스포츠대회(하계올림픽, 동계올림픽, FIFA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을 치루고 각종 다자외교 무대에서 ‘미들파워(중견국)’으로서 활약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용기 도입을 더 이상 미루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며 정확한 출처도 밝히지 않은 채 여론몰이식 기사를 썼다.

연합뉴스는 또 “상징성을 넘어 실무적으로도 현재의 보잉 747-400(2001년식) 기종으로는 수용 능력에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며 “대통령을 수행해야 할 참모진이 늘어나면서 청와대는 요즘 해외 순방 때마다 전용기 배정 문제를 두고 몸살을 앓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대통령이 해외순방에 이용하는 대통령 전용기 즉 ‘공군1호기’는 대한항공 소속 여객기를 임차한 것이다. 보잉 747-400(2001년식) 기종으로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2월 대한항공과 5년간 1157억 원에 장기임차 계약을 맺었다. 전체 좌석 수는 200여 석으로 일반통신망과 위성통신망, 미사일 경보 및 방어장치가 장착됐다. 미사일 방어장치 구축을 위해 300억 원 정도가 별도 투입됐다고 한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말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2020년 3월까지 5년간 재계약했다.

연합뉴스는 이날 기사에서 나아가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은 정상의 해외 순방 시 통상 2~3대의 전용기를 운영한다, 현재 한반도 주변 강국들은 대통령 전용기를 교체하고 있다, 일본도 지난 1993년부터 우리의 전세기와 같은 보잉 747-400 2대를 이용했으나 오는 2019년부터 최신형인 777-300ER 2대를 도입할 계획”이라며 “정부와 여야 모두 전용기 구매의 당위성과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침체한 경제상황을 의식한 정부의 소극적 재정운영과 여야 간 극심한 대립으로 인해 대통령 전용기 구매는 계속 미뤄져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같은 여론몰이식 언론보도에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우선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로 인해 대한민국의 국격과 위상이 높아졌으니 대통령 전용기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의 논리적 오류를 날카롭게 지적하는 댓글이 우세하다.

한 네티즌은 “평창올림픽을 치르며 국격이 높아졌다는 것은 헛소리”라며 “국격을 높인 것이 아니고 국격을 추락시킨 꼴이다. 문 대통령이 한 일이라곤 자신이 ‘종북의 대가’라는 사실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것밖에 없다. 미국에서 통상무역을 제재하고 있는데 올림픽이 끝나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국격이 높아졌다고? 기자는 망상주의 정신병자냐?”라고 했다. 또 “국격은 비행기를 보유한다고 높아지는 게 아니다” “국격을 높이려면 영어 공부 좀 더 하라” 등 따끔한 지적도 나왔다.

우리나라 상황을 일본, 미국 등과 비교하는 언론보도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이들 국가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상위 클래스”라며 “외교는 중국, 북한하고만 하는 문 정권에서 무슨 전용기타령인가”라고 반문했다.

경제침체기에 대통령 전용기 구입이 부적절하다는 댓글도 눈에 띈다. 네티즌들은 “28억을 국가 세금으로 북한 애들에게 나눠주고...돈 올바른 곳에 써라” “배기량 맞춰서 대통령한테 세금징수해라. 국민들의 고혈을 짜내 퍼먹으면서 잘 하지도 못하는 외교한다고 뱅기타고 놀러 다닐라구?” “경제제재로 나라가 망하는데 전용기라고? 바람난 사람은 집구석은 안중에도 없더라” “이명박, 박근혜는 돈 쓸 줄 몰라서 임대해서 사용했나?”며 강한 비판을 제기했다.

이밖에도 “세월호 수리해서 타고 다니세요. 무슨 비행기를 또 사요?” “자가용 뱅기(비행기) 생기면 중국에 밥 먹으러 한 달에 한번은 갈 거 같다” “수행원 많으면 또 성추문 사건 난다” “어차피 혼밥먹을 거 웬 전용기?” 등의 댓글도 이어졌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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