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제공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법인세 10조원을 부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100대 상장사의 법인세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사상최대인 53조6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7조5000억원 가량의 국내 법인세를 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하이닉스 또한 지난해 13조721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2조5000억원 가량의 법인세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되는 두 회사의 법인세 합산 금액은 약 10조 안팎으로 국내 100대 상장사가 차지하는 법인세 중 절반을 부담할 전망이다.

반도체 사업에 선제적 대응을 해온 두 회사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가상화폐 채굴 분야 등에서 D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며 작년 한해 매출이 급성장했다. 세계 경제의 초호황(수퍼사이클)도 급성장한 배경적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더욱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작년 호황에 그치지 않고, 중국 업체의 메모리 시장 진입에 대비해 공급량을 확대하고 메모리 판매가격을 낮춰 신규 집입을 견제하는 전략을 취할 모양새다. 한국 업체가 공급량을 늘려 가격을 낮추면 상대적으로 기술력은 낮고 대규모 신규 설비투자가 추가적으로 필요한 중국 업체는 시장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현재 경기도 평택 공장을 D램 생산에 주력하기로 하고 공장 가동을 준비 중이다. 화성 공장의 일부 라인도 마진이 낮고 포화시장이라고 평가되는 낸드에서 D램 생산으로 전환했다. SK하이닉스 또한 경기도 이천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중국 우시에 추가적인 공장 증설도 추진한다. D램을 주로 생산할 것으로 보이는 우시 공장에 SK하이닉스는 9500억원 가량을 투입해 올해 안에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에 반해 낸드플래시에 올인했던 도시바는 수익이 감소할 전망이 지배적이다.

JP모간은 "삼성전자의 2018년 설비투자 계획은 D램이 전년대비 24% 증가한 114억달러(약 12조 1000억원)인데 반해, 낸드는 32% 감소한 71억달러(약 7조 5700억원)를 계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두 회사가 시장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반도체 부문에서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약 49조원으로 전년에 비해 세 배로 늘었다. 그러나 미국 등 세계적으로 법인세 인하를 통해 추가적인 투자를 유도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법인세율 인상은 이후 공격적인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재계 한 관계자는 "법인세를 낮추고 투자 활성화와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 활동 장려가 장기적으로 보아 세수 확보에 효과적이다"라고 언급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