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운영자 백은종氏, “네 자식 있는 학교 찾아가 응징할 것” 이우연 박사 향해 협박
지난 18일 이 박사 등 시위 관계자 폭행한 선글라스의 괴한 다시 나타나 시위 현장 배회하기도
‘위안부 시위’에 세 번째 맞불...25일 ‘1인 시위’는 아무 일 없이 종료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를 운영하는 백은종 씨가 차량 위로 올라가 협박성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제보)

“이우연, 이 매국노 XX야!”

목소리의 주인공은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를 운영하는 백은종 씨다. 백 씨는 ‘서울의소리’ 채널에서 ‘초심’ 또는 ‘초심 기자’라는 별칭으로 통하고 있다.

‘초심’ 백 씨는 ‘정의기억연대’(옛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주관하는 ‘조선인 위안부’ 관련 집회—‘수요집회’에 맞불을 놓은 ‘1인 시위’ 현장 코앞까지 달려나온다. 그리고는 《반일종족주의》의 공동저자 중 한 명인 이우연 박사에 대한 적개심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시위 현장으로 차량을 몰고 접근하려는 백 씨를 가로막은 경찰들을 향해, 백 씨가 탑승한 차량에 동승한 어떤 이는 “오늘은 또 경찰이 안 도와주네”하고 중얼거린다.

이 모든 상황은 ‘서울의소리’ 채널 유튜브 라이브 중계를 통해 해당 방송의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이우연 박사 등이 속한 ‘반일동상진실규명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지난 11일 처음으로 ‘수요집회’에 대한 맞불 집회 성격의 ‘1인 시위’를 열었다. 성탄절인 25일로 ‘수요집회’는 1419회차를 맞는 가운데, ‘공대위’ 측 역시 ‘수요집회’에 대항해 세 번째 ‘맞불 1인 시위’를 진행한 것이다. 장소는 ‘수요집회’ 현장으로부터 안국동·광화문 방향으로 불과 100여미터(m) 떨어진 곳이다.

“이우연, 네 자식이 있는 학교로 찾아가 너같은 일본 간첩은 대한민국에 발을 붙이지 못 하게 응징할 것이다.”

차량 위로 올라간 백은종 씨의 거침없는 협박성 발언은 계속됐다. 그는 이우연 박사의 자택 주소를 알아냈다고도 했다. 그러나 백 씨는 현장을 지키는 경찰들의 철통같은 경비를 결국 뚫지 못 했다. ‘1인 시위’ 현장 부근으로 접근하는 것을 포기한 백 씨는 건너편 보도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백은종 씨 등 ‘서울의소리’ 방송 일행으로 보이는 장정 네댓 명은 스피커까지 동원했다.

“이런 X같은 경찰이 어디 있어, 이거?”

백 씨 앞을 둘러싼 경찰들을 향해 백 씨는 불만을 토로한다.

“‘1인 시위’인데 집회신고도 안 하고 어떻게 저렇게 집회를 할 수 있어? 종로서(署) 경비과장, (시위자 아닌 사람들) 내보내!”

피켓을 든 ‘1인 시위자’ 주변에 두 세 명의 ‘공대위’ 관계자가 서 있는 것을 보고 백 씨는 경찰을 향해 “불법 집회를 막으라”며 문제를 제기하지만 소용이 없다.

지난 18일 ‘1인 시위’ 현장에 나타나 이우연 박사 등 시위 관계자들을 폭행한 선글라스의 괴한(왼쪽)이 25일 열린 세 번째 ‘1인 시위’ 현장에 나타나 주변을 배회했다(오른쪽).(사진=제보)

경찰이 이처럼 ‘1인 시위’ 현장을 철저히 보호하고 나선 것은 지난 주 수요일(18일) 있었던 두 번째 ‘맞불 1인 시위’ 당시 선글라스를 착용한 괴한이 갑자기 나타나 이우연 박사의 안면을 가격하는 등의 폭행 발생 상황에서 적절히 대처하지 못 한 데 대해 ‘공대위’ 측이 경찰 측을 규탄하는 성명을 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시 상황은 지난 19일 펜앤드마이크가 <‘위안부, 징용공 동상’ 건립 반대하는 ‘1인 시위자’ 폭행하는 사건 터져...“경찰은 수수방관했다” 비판>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자세히 보도한 바 있다.

선글라스를 착용한 괴한은 25일 열린 ‘맞불 1인 시위’ 현장에 다시 나타나 주변을 배회했다. 그는 또 다시 ‘1인 시위’ 관계자들을 공격할 틈을 노린 것으로 보였으나 현장을 철저히 통제한 경찰들의 대오에 가로막혔다.

‘맞불 1인 시위’가 ‘불법 집회’에 해당한다는 백 씨의 문제 제기에 대해 ‘공대위’ 측 관계자는 “본디 ‘릴레이 형식’으로 ‘1인 시위’를 이어나갈 계획이었다”며 “그러나 ‘공대위’가 주최하는 ‘1인 시위’ 현장에 대한 물리적 위협이 계속되고 있어 부득이 보디가드 격으로 몇 사람이 더 나와서 현장을 지키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일동상진실규명공동대책위원회’의 공동대표인 최덕효 씨가 메가폰을 잡고 자신의 주의주장을 설파하고 있다.(사진=제보)

세 번째 ‘1인 시위자’로 나선 주동식 씨에 이어서 지난 18일 두 번째 ‘1인 시위자’로 나선 바 있는 최덕효 씨가 피켓을 건네받는다. 최 씨는 한 손에는 메가폰을 들고 다른 한손으로는 ‘수요집회’ 현장 쪽을 가리키며 말한다.

“‘정대협’이라는 이름을 부르는 즉시 자기 자신을 부정하는 것입니다.”

최 씨의 설명에 따르면 ‘정의기억연대’의 옛 이름인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挺身隊問題對策協議會)에 등장하는 ‘정신대’(挺身隊)는 후방에서 일본군 군수물자 생산을 담당했던 여성들을 지칭한 것이라고 한다. 최 씨는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라고 하면 ‘우리는 군수 공장에서 일한 노동자들을 지원한다’라고 얘기하는 것이 된다”고 덧붙였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J. 하워드 밀러가 그린 선전 포스터. 포스터 속의 여성은 ‘리벳공(工) 로지’의 전형이다.(이미지=위키피디아) 

실제 신체 건장한 남성들을 전장으로 보내야 했던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은 1944년 ‘여자정신근로령’(女子挺身勤勞令)을 제정해 일본은 물론 조선과 대만으로부터 여성들을 동원해 부족해진 노동력을 보충했다. 전시에 후방의 부족한 노동력을 메꾸고자 여성들을 동원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로 일어난 일이다. 이처럼 군수 공장으로 불려나온 여성들을 두고 미국인들은 지금도 통상 ‘리벳공(工) 로지’(Rosie the Riveter)라는 명칭으로 부르고 있다. 다만 ‘민족문제연구소’ 등 좌파 계열 역사 연구단체들은 ‘근로정신대’로 차출당한 여성들이 전장의 일본군 위안소로 보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산을 즈음해 시위 현장을 지키고 있던 시민들을 향해 주동식 씨는 애국가 제창을 제의했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이에 동조한 주위 시민들은 주 씨의 선창에 애국가를 따라불렀다. 애국가 1절이 시위 현장에서 울려퍼지자 ‘정의기억연대’ 측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이는 일부 시민들이 강력 반발하며 소란을 피웠지만, 이날 오전 11시 30분 무렵부터 시작된 ‘맞불 1인 시위’는 예정된 한 시간을 꽉 채웠고 우려됐던 물리적 충돌 없이 종료됐다.

‘공대위’ 측은 다음 주 수요일인 2020년 1월1일에도 ‘맞불 1인 시위’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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