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의 ‘소리, 역사를 담다’는 특별전시회에 갔었다.

그런대 1942년 이승만의 소리가 없었다. 미일전쟁이 개시된 사실을 그리고 일본이 망할 것이라는 이승만의 소리는 몇주동안 반복해서 방송됐다. 미국에서의 단파방송은 조선 민중들에게 은밀하게 펴져나가 독립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였다. 특별전의 하이라이트인 일제 해방기의 소리에 1942년 이승만의 소리가 빠진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해방직후 김구 조소앙 서재필의 육성은 말을 글로 적어서 인물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었다. 박물관 직원은 42년 이승만의 소리는 김구등과 달리 시간적으로 해방직후가 아니므로 빠졌다고 한다. 그러나, 같은 곳에서 43년 테헤란 회담을 소개하면서 42년 이승만방송을 뺀 점에서 거짓이라고 생각한다.

전시회에는 소리와 사진 동영상을 결합한 15분짜리 소리극장이 있다. 그런대 여기서 민중의 찬탁과 반탁운동이 같은 규모로 행해진 것처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당시 조선민중은 반탁이 주류였다. 같이 반탁을 외치던 공산주의계열이 모스크바의 지령을 받고 하루아침에 찬탁으로 입장을 바꾸면서 공산당과 찬탁은 반민족으로 몰려 소수로 전락했다. 특히 민중의 입장을 강조하고 있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반탁이 주류라는 취지가 들어나야 할 것이다. 최소한, 전시회처럼 만세를 부르는 각 진영의 숫자를 같게 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인터넷에 들어가 보니 역사박물관에서 과거에 이승만 박정희가 과도하게 부각되었다는 신임 관장의 비판이 있고 관장이 좌파라는 말이 보인다. 나는 관장이 좌파든 우파든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관장의 이념이 사실을 왜곡해서는 안 될 것이다. 반탁이 주류였음을 왜곡하거나, 42년 이승만의 소리를 지워서는 안 될 것이다. 박물관에 찾아온 많은 사람들 특히 어린 학생들을 보면서 그냥 넘길 수 없어 투고를 한다. 신속한 개선을 요망한다.

이춘섭 건국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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