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서 서울 강남을-인천 연수을-부산 북강서을-부산진갑-대구 달서갑-경남 거제 공천 재의 의결해 전달
黃대표 "공관위가 많은 노력과 수고 했으나, 일부 불공정사례 지적 나오고 내부반발도 적지 않아"
"당 안팎서 지속적 문제제기...모든 공천 완벽할 수 없지만 총선 압승 위해선 일부 결정 조정 필요"
黃, 80분간 비공개회의 후 "국민 눈높이 안 맞는 공천에 대해선 최고위원들 동의하고 재의 요구했다"
'공관위에 재의요구한 지역' 질문에 말 아끼다가 "영남권(TK+PK)도 있는 것 같다" 시사
재의 요구 배경 놓고 '김형오 사천 의혹 때문이냐' 물음엔 "거기까진 안 갔다" 선 그어
'선대위원장 영입설 김종인 前민주당 비대위 대표의 공천권 요구 때문이냐' 질문엔 "외부영향 전혀 없다"
이석연 공관위 부위원장 "최고위에서 재의 요구하면 공관위는 당헌당규따라 논의 가능"
공관위, 오후 회의 결과 인천 연수을 민경욱-민현주, 대구 달서갑 이두아-홍석준 경선지역으로 정정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3월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공개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황교안 지도부'가 제21대 총선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기겠다"고 약조했던 '김형오 공천관리위원회'에 12일 처음으로 공개 이의제기를 하면서, 최고위원회 차원의 일부 지역구 공천 재의 요구를 했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천과 관련해 일부 잡음이 나오고 있다. 공관위가 그동안 많은 노력과 수고를 했으나, 일부 불공정 사례가 지적되고 있고 내부 반발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당 안팎에서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는 것을 보면서 현재 공관위 결정을 일부 재검토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며 "모든 공천이 완벽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가 총선 압승하기 위해서는 일부 조정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그는 "당대표로서 이 부분을 최고위에서 심도 있게 논의해주실 것을 부탁한다. 공관위원장과 공관위원들도 당의 이런 입장을 열린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인 뒤, 비공개 최고위에서 논의를 이어갔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3월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내 회의실에서 당 최고위원회의 비공개 회의를 80분 가까이 가진 뒤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한기호 기자)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3월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내 회의실에서 당 최고위원회의 비공개 회의를 80분 가까이 가진 뒤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한기호 기자)

황 대표는 최고위 비공개 회의를 80분 가까이 가진 뒤에야 회의장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 공관위는 공정하고 혁신적인 공천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지만 아시다시피 모든 공천이 완벽할 순 없기 때문에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재의 요구를 한 것"이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공천에 대해서는 최고위원들이 동의했다"고 말했다.

최고위가 재의를 요구한 지역에는 영남권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는 '공관위에 재의를 요구한 지역구가 어디냐'는 질문에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 적절치 않다"고 두차례 말을 아꼈다가, 뒤이은 '대구경북(TK) 지역구가 포함되느냐'는 물음에 "지역별로 따져보진 않았지만 TK, 영남권도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통합당이 선거대책위원장 영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공천권'을 요구하고 있다는 설과 이번 재의 요구가 관련됐느냐는 질문에는 "우리 최고위원들이 충분한 논의를 거쳐서 판단해 결정한 것"이라며 "외부 영향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사천(私薦)'을 하고 있다는 일각의 의혹제기가 재의 요구 배경이 됐는지에 대해서도 "거기까진 나가지 않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고 선을 그은 뒤 "(실제로 재의를 요구한 지역 공천에 대해선) 객관적으로 증명될 수 있는 차원에서의 판단을 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일부 지역 공천을 '불공정하다'고 표현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정확하게는 '불공정하다고 하는 지적이 있었고, 그래서 그런 점들에 대해서 다시 논의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비공개 최고위에 참석했다가 황 대표보다 먼저 회의실을 나온 이석연 공관위 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에서 공관위 결정에 대해 이의가 있으면 공관위에 재의를 요구할 수 있고, 공관위는 다시 당헌당규에 따라서 재의에 대해서 논의할 수 있다"는 원론적 입장과 함께 "재심의를 해서 바뀐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에둘러 각을 세웠다.

통합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최고위가 공관위에 재의를 요구하면 공관위는 재심사를 해야 하지만, 공관위가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원안을 재의결하면, 최고위가 무공천을 결단하지 않는 이상 공천 결과는 변경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석연 부위원장은 사천설에 대해선 "특정 보도에 일일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일축했다. 김 공관위원장도 이날 최고위가 열리기에 앞서 "각자 권한대로 하면 되는 것"이라고 냉랭한 반응을 보였었다.

이날 최고위 비공개 회의에선 서울 강남구을, 인천 연수구을, 대구 달서구갑, 부산 북구·강서구을, 부산진구갑, 경남 거제시 등 6곳의 공천심사 결과에 대해 재의를 요구하는 안(案)이 의결돼, 공관위에 전달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강남을은 최홍 전 맥쿼리투자자산운용 사장이 우선추천(전략공천)된 곳이다. 인천 연수을은 지역구 현역인 민경욱 의원이 공천 배제(컷오프)된 곳으로, 새로운보수당에서 합류한 민현주 전 19대 국회의원이 단수추천됐다. 대구 달서갑은 이두아 전 18대 국회의원이 단수추천되고, 현역인 곽대훈 의원은 컷오프됐었다.

부산 북강서을은 현역인 김도읍 의원이 일찍이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출신 김원성 통합당 최고위원이 단수추천됐다. 부산진갑은 서병수 전 부산시장이 전략공천을 받았다. 경남 거제는 현직 원내수석부대표인 김한표 의원이 컷오프되고 서일준 전 거제시 부시장이 단수추천된 곳이다. 

권성동 의원이 컷오프된 강원 강릉시는 재의 요구 대상에 오르지 않았으며,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공천을 신청했던 지역구 역시 마찬가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관위에선 이날 오후 회의를 갖고, 최고위가 재의를 요구한 6개 지역구 중 인천 연수을과 대구 달서갑의 단수추천을 철회하고 나머지 4곳은 원안대로 재의결했다. 김 공관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인천 연수을은 민경욱·민현주 후보, 대구 달서갑에선 이두아·홍석준(계명대 특임교수) 후보 간 경선을 치르기로 결정했다"며 "최홍 서병수 김원성 서일준 후보에 대해선 원안 유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6곳 중 2곳만 재의 요구를 수용한 이유에 대해 "최고위에는 재의를 요구할 권한이 있고 우리는 규정대로 했다"며 "심도 있게 논의해 내린 결정"이라고 답했다. 4곳 원안 유지에 대해서는 "(공관위 내) 거의 만장일치"라고 전했다.

재의를 받아들인 게 불공정성을 발견한 것으로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는 "불공정성에 대한 재의 요구가 온게 아니라 그냥 재의 요구가 온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우리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합리적인 근거로 결정했다. 반드시 의견이 똑같을 수는 없지만 이기는 공천, 쇄신 공천이란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차원에서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이석연 미래통합당 제21대 총선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이 3월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내 회의실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비공개 회의에 참석했다가 나온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한기호 기자)
이석연 미래통합당 제21대 총선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이 3월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내 회의실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비공개 회의에 참석했다가 나온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한기호 기자)

한편 황교안 대표는 회의 모두발언에서 중국발 우한폐렴(코로나19) 바이러스 대(大)유행으로 세계 각국과의 왕래가 끊기는 데 대해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에서 (무역 상대국들로의) 입국이 막히면 고사 상태에 접어든다. 이 정권 외교부 장관(강경화)은 뭐하고 있나. 무능한 장관, 무능한 외교"라며 "외교실패의 책임을 강하게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대여(對與) 비판을 이어갔다.

이어 "그런데 여당은 선거, 선거, 선거뿐이다. 탐욕에 매몰돼 있다"고 강한 어조로 질타했다. 그는 "'비례정당은 절대 없다'더니 너무 쉽게 한입으로 두말하고 있다. 정말 고집적인 양심불량 정권이다. 이 틈을 타 개성공단 재개할 구실이나 찾고 있다. 이런 정권이 국민에게 우한 코로나를 극복할 수 있다는 신뢰를 주겠나. 그런 거에 한눈 팔 시간에 대구경북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서두르라. 해야 할 일부터 하고 그 다음에 선거도 생각하는 책임있는 정당이 돼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세계와 국내 증시가 '코로나 팬데믹' 공식 선언 전후로 폭락하는 데 대해 "우한 코로나가 우한 경제위기로 번질 조짐을 보인다"며 "사후약방문식 대책이 아닌 선제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 추경은 만능이 아니라 세금으로 잠시 지연하는 정도"라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돈이 돌아야 하고 기업이 깨어나야 한다. 시장이 살아나고 일자리가 생겨나야 한다. 법인세율 인하와 최저임금, 주52시간 근로 예외 등을 임시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며 "경제정책 대전환이 이 정권에서 어렵다면, 한시적으로라도 자유시장경제 대책을 쓰길 바란다. 통합당이 해법을 내놓을테니 대통령과 여당은 대승적 결단을 내려달라"고 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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