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 "오늘부터 선대위 체제, 제가 직접 총괄상임위원장 맡겠다...경제살리기, 나라살리기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단에 박형준 前통추위원장,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 합류...정통지지층 내 자질논란은 이어질 듯
金 "다 됐던 것처럼 보이던 일 흐트러진 건 통합당 내부사정 복잡해져 공동선대위 체제 재론했기 때문"
黃, 당내 공천 불복 움직임에 "자유민주대열 이탈은 국민 '총선승리' 명령에 대한 불복"...홍준표 첫 공개비판도
공천 후보자 정체성 논란 빚어온 공관위에는 "지역 여론,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가치 살펴달라" 경고

(왼쪽부터)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사진=연합뉴스)

黃 "직접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깃발 들겠다" 김종인 영입 철회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6일 "제가 직접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상임선대위 총괄 선대위원장으로서 깃발을 들겠다"고 선언했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에 대한 제21대 총선 선대위원장 영입 시도가 무산된 것이다. 사실상 '김종인 원톱' 선대위가 구성될 뻔 했으나 불발된 가운데, 통합당에선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을 지낸 박형준 동아대 사회학과 교수와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를 선대위 공동위원장으로 영입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부터 당은 선대위 체제로 운영된다"며 "이번에 구성되는 선대위는 경제살리기, 나라살리기 선대위"라고 밝힌 뒤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중앙당과 시도당은 선거 때까지 비상 체제로 운영된다"며 "문재인 정권 심판을 위해 국민과 역사 앞에 책임을 진다고 하는 엄중한 자세로 대응해주기 바란다. 저 역시 혼신의 힘을 다해 앞장서서 뛰겠다"고 강조했다.

'원톱 선대위' 노리던 金 "공동선대위? 여러분들끼리 잘 하라" 볼멘소리

실제로 김종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측근인 최명길 전 의원의 페이스북을 통해 밝힌 입장문에서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의 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할 의사가 없음을 밝힌다"고 알리면서, 단독 선대위원장이 아닌 공동선대위원장직을 제의했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다 됐던 일처럼 보이던 것이 흐트러진 데 대해 많은 분이 궁금해하실 것 같아서 한 마디 덧붙이겠다"며 "통합당 내부 사정이 복잡해지면서 황 대표가 여러 명의 선대위원장이 나서는 공동선대위체제를 다시 이야기하였다"면서 "저는 '그렇다면 굳이 나를 영입하려는 이유가 뭔지를 알 수가 없다. 여러분들이 합심해 잘 하기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정부와 현정부의 등장에 일익을 맡았다는 점 때문에 국민께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며 "이번 총선에선 분출되는 국민의 마음이 선거에 잘 반영되어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회복되고, 코로나 사태로 더 어려워진 경제가 살아날 수 있도록 마지막 노력을 다해보려 했다. 하지만 통합당의 당내 사정이 도와줄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하지만 김 전 대표는 단독 선대위원장뿐만 아니라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서울 강남구갑 예비후보) 등 일부 지역구 후보 공천에 대한 철회, 일부 공천권 행사 등을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 태영호 전 공사에 대해 '남한에 뿌리가 없다'는 등 탈북인사라는 이유로 막말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문재인 정권의 소득주도성장론의 기반이 된 '경제민주화' 구호 창시자라는 점에서도 보수정당 정통지지층으로부터 선대위원장 영입에 대한 반발이 적지 않았다.

미래통합당이 3월16일 제21대 총선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영입 사실을 발표한 (왼쪽부터)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와 박형준 동아대 교수.(사진=연합뉴스)

金 거부한 공동선대위 위원장에 박형준·신세돈...회색·양비론 전문가?

통합당은 이날 최고위 비공개 회의 결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구성안을 의결하고, 황 대표가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은 가운데 박형준·신세돈 교수를 공동위원장으로 임명하기로 했다.

통합당은 신 교수가 삼성경제연구소 금융연구실장 등을 지낸 점을 부각하려는 듯 "신 교수는 실무경험을 갖춘 금융경제전문가로서 대한민국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큰 힘이 되어 주실 경제학자"라고, 박 교수에 대해선 "통합당이 출범하기 까지 당의 통합과 혁신에 핵심적 역할을 해왔으며 정책전문가로서 민생을 지켜낼 적임자"라고 각각 소개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우한 코로나와 경제위기라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이번 선대위는 엄중한 책임감과 비상한 각오로 경제 살리는 선대위, 나라 살리는 취지에 따른 선대위로 운영해 나갈 것"이라며 "우한 코로나 사태를 극복하고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지킬 전문가를 중심으로 국민과 긴밀히 공감하고 소통 할 수 있는 '현장형', '공감형’, '소통형' 선대위를 구성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두 선대위원장이 전심전력으로 선거활동에 임할 수 있는지, 정통 보수층에 또 다른 균열을 내지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박 교수는 일부 자유우파성향 시민단체에서 21대 총선 낙천·낙선 대상자라고 발표한 데다, 통합당 비례대표 전담정당인 미래한국당 공천을 신청한 즉시 자신의 혁통위원장 시절 불출마 약속 때문에 철회하는 해프닝을 빚은 바 있다. 

신 교수는 문재인 정권의 법정최저임금 대폭인상, 주52시간 근로로 강제 축소 등 정책을 이념편향적이라고 지적해왔고 지난해 1월 대표적 '어용 스피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의 TV토론에서 설전을 벌인 바 있지만 뚜렷한 자유시장경제 신봉자라고 보기 어렵다는 일각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는 소위 '박근혜 경제 교사'로 불렸음에도 문재인 대통령을 의장으로 하는 '국민경제자문회의'의 부의장을 맡았던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와 함께,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패배 후 꾸렸던 5인의 스터디그룹(김광두 김영세 신세돈 최외출 안종범)에 동참한 바 있다. 불과 지난 1월말 언론인터뷰에서도 문재인 정권의 인사·경제정책을 두고 "박근혜 정부에서 실망을 했는데, 박근혜 정부보다 더 악화"된 케이스라거나 보수야당의 경제노선에 대해 "저 사람들이 10년 동안 집권을 해서 보여준 게 지금 정부와 다른 게 뭐가 있나요?"라고 인과분석보다 양비론에 치우친 평가를 내놓은 바 있다.

黃 "하나의 표심이라도 모아야 정권심판" 읍소...지향가치부터 확실히 드러냈어야

한편 이날 황 대표는 회의에서 당내 일각의 공천 불복과 분열 자제를 촉구했다. 그는 "국민 승리를 위한 선당후사가 필요하다"며 "분열하는 세력은 참패하며, 이는 이번 총선도 예외가 아니다"고 전제한 뒤 "하나의 표심이라도 모아야 정권 심판의 소명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책임있는 분들이 당의 결정에 불복하면서 자유민주 대열서 이탈하고 있는데, 이는 총선 승리라는 국민 명령에 대한 불복"이라고 지적했다. 홍준표 전 당대표가 당초 '고향 출마'를 원하며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 공천을 신청했다가,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수도권 험지 출마 요구가 수차례 이어지자 김두관 민주당 의원이 출마한 경남 양산시을 지역구로 자진해서 옮겼으나 컷오프(공천 배제)되자 '대구 지역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이는 황 대표 측으로부터 홍준표 전 대표를 향해 첫 공개 비판이 나온 것이기도 하다. 황 대표는 "지역을 수시로 옮겨 명분을 찾는 모습은 우리 당에 대한 불신만 높아질 뿐"이라며 "넓은 정치를 부탁한다"고 촉구했다.

황 대표는 연이어 서울 강남구병 지역구 등 공천 후보자 정체성 논란을 빚은 공관위에도 당부를 잊지 않았다. 그는 "혁신 공천을 심기 위해 공관위의 독립성을 적극 보장해왔다"며 "공관위도 '지역 여론'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 등을 더 높이 헤아려주시고, 이기는 공천의 길도 살펴 달라"고 말했다.

그는 "공천의 끝 부분에 있어서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을 중심으로 제가 말씀을 드린다"며 "공관위 결정 하나하나가 당의 운명을 좌우하는 만큼 지지자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 저 역시 당을 이기는 길로 끌고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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