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비례연합서 배제되자 '발끈'...與 고민정 후보 낸 광진을 출마선언 "여당에 회초리 필요. 중도 표 가져올 것"
"지금 더불어시민당은 與 비례연합정당 아닌 위성정당...후보 추천된 소수정당 2개밖에 없다"
'미래당과 녹색당이 2~3석 미리 할당 요구' 우희종 공동대표 주장엔 "명백한 허위사실...책임져야"
미래당 오태양, 지난 2월5일 미래한국당 창당대회 불청객으로 "가짜정당 해산" 소리치다 퇴장당해
지난 2018년 2월 '청년정당 우리미래' 시절 바른미래당 약칭 '미래당' 추진 무산시키기도

더불어민주당의 자칭 '비례연합정당'에 참여 대상으로 거론됐다가 녹색당 등과 함께 배제된 미래당의 오태양 공동대표가 24일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 창당 강행에 관해 "배신이라기보다는 사기에 가깝다"며 "민주당 일부 지도부의 속임수 정치에 환멸을 느끼는 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오태양 미래당 공동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같이 말한 뒤 "저는 이번에 민주당의 위성정당 추진을 보면서 '확실히 민주당이 중도층을 버리고 의석수 챙겼구나' 판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월5일 오후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미래당 오태양 공동대표가 단상에 올라 '불법 정당, 창당 반대'라고 외치자 관계자들에게 제지당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2월5일 오후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불청객'인 미래당 오태양 공동대표가 단상에 올라 "가짜정당 해산하십시오"라고 외친 직후 관계자들에게 제지당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오 공동대표는 "쉽게 말하면 지금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 비례연합정당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도층 이탈'에 대한 우려를 많이 표명하셨지 않느냐"며 "민주당 지역구 의원들도 그래서 반대하거나 공개적 우려를 많이 표하셨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지금 민주당이 추진하는 건 비례연합정당이 아니다. 지금 '더불어시민당'에 참여해 (비례대표) 후보 추천을 받은 소수정당은 2개밖에 없다"며 "앞으로 연합정당이라고 쓰면 안 되고 그냥 민주당의 위성정당이라고 저는 주장하고, 특히 중도층이 지역구에서 등을 돌릴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시민당의 우희종 공동대표가 '미래당과 녹색당이 2~3석을 미리 할당해달라고 요구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는 질문에는 "분명히 밝히지만 명백한 거짓말이고 허위사실"이라며 "무슨 공개적인 교섭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의석 수 이야기가 나오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저희 당원들이 지금 굉장히 화가 많이 나 있는데, 미래당 이름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면서 의석을 2~3석 요구했다니 이건 공개적인 허위사실(유포)이기 때문에 마땅히 책임지셔야될 것"이라고 우희종 공동대표에게 경고했다.

오 공동대표는 최근 비례연합정당 결렬과 동시에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이 민주당 지역구 후보로 출마한 서울 광진구을에 전략후보로 출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대표님 표현대로면 사기를 친 민주당에 환멸을 느껴서 광진을에 출마하는 것이냐'라고 보복성 출마인지를 진행자가 묻자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라면서도 "오비이락(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사자성어에 빗대었다.

그러면서 "광진을은 제가 35년 머무른 제2의 고향이다. 미래당이 오래 전부터 전략지역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었다"며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와 고민정 (민주당) 후보의 표 중에 저는 '중도 청년층' 표를 받으러 간다"고 말했다.

오 공동대표는 "그 표가 어떻게 선거구도에서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지만"이라면서도 "확실한 건 현재 위성정당을 추진하고 있는 집권여당에게 회초리가 필요하다"고 말해, '민주당 심판' 성격의 총선 출마라는 사실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미래당은 비례연합정당 논의 결렬 전까지는 노골적인 친여(親與) 군소정당으로서의 행보를 보여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 공동대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선거법 날치기로 도입된 직후 옛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에서 비례 의석 전담 미래한국당 창당에 돌입하자 '불법정당'을 만든다며 공개 비난한 바 있다.

특히 지난 2월5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가 진행되는 와중 '불청객'이면서도 축사하는 척 단상에 올라 "미래한국당은 불법 정당이니 당장 해산하십시오, 가짜정당 해산하십시오"라고 소리치며 창당행사를 방해했고, 입원하면서 당시 자유한국당 측으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등 언론의 주목을 유도한 바 있다. 

친여진영에선 의인(義人)이라도 등장했다는 듯한 반응마저 보이게 했던 그이지만, 오히려 현재는 민주당으로부터 사실상 단독 비례정당 창당이라는 "사기"를 당하고 정치적 손해를 감수하고 있는 셈이다. 이밖에 미래당은 지난 2018년 2월 지난 미래당은 당시 당명 '청년정당 우리미래'로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통합 창당을 앞뒀던 바른미래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약칭을 '미래당'으로 등록하려 하자 해당 약칭을 선점, 제지하면서 마찰을 빚어 정치권의 눈길을 끈 사례도 있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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