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년간 국민혈세로 연명한 성동조선… 사실상 파산선고
STX, 40% 인원감축 등 고강도 구조조정… 노조 강경투쟁 예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연합뉴스 제공)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연합뉴스 제공)

 

부실 조선사인 성동조선과 STX조선해양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이 8일 확정됐다. 성동조선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고 STX조선해양은 내달 9일까지 생명을 연장하게 됐다.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성동조선은 법정관리 신청이 불가피하고 STX조선해양은 자력 생존이 가능한 수준의 고강도 자구노력이 필요하다"며 "지난 두 달간 전문 컨설팅 회사를 통해 두 회사의 회생 가능성을 분석하고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어렵고 힘들지만 산업경쟁력 강화에는 도움이 되는 구조조정을 원칙을 가지고 신속하고 과감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어려움을 겪을 국민과 지역을 보듬기 위해 정부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력한 구조조정 의지를 드러냈다.

성동조선의 부실을 떠맡았던 수출입은행은 지난 8년간 국민혈세를 쏟아부었지만 회생시키는데는 실패했다. 지난 2015년에도 법정관리 신청 대신 신규자금 4000억 원을 투입한 바 있다.

수은은 더 이상 성동조선에 신규자금을 투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은성수 수은 행장은 "성동조선은 은행 관리 하에 정상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없다"며 "독자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도 더 나은 방도"라고 말했다. 

성동조선은 약 2조5000억 원의 부채를 안고 있어 연간 물어야 하는 이자만 400억~500억원에 달한다. 성동조선은 법정관리에 돌입해 부채탕감 후 자산매각 절차를 진행한 뒤 사업변경, 인수합병 등의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파산 직전 단계인 법정관리는 피했지만 STX조선해양은 한 달 안에 강력한 구조조정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노동조합이 대규모 인력 감축 등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성동조선과 같은 운명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STX조선해양의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기존 인력을 40% 이상 감축해야 한다는 등의 강력한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STX조선해양의 노조가 정부와 산은의 구조조정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히며 강경 투쟁을 예고하고 있어 파산을 막을 마지막 희망인 고강도 자구노력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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