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영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9번째로 국제영화제 본선 진출 확정
동유럽 낯선 곳으로 보내진 北 전쟁 고아들의 흔적들
타향에서 '김일성의 아이들'이자 '스탈린의 아이들'로 살아야 했던 아이들
국내 개봉 확정...다음달 25일부터 CGV 아트하우스에서 상영

사진 = 제작배급사 제공

다큐멘터리 영화 '김일성의 아이들'이 다음달 25일 CGV 아트하우스에서 개봉한다. '김일성의 아이들'은 6.25전쟁으로 인해 발생한 북한 고아들이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에서 1950년대를 살아갔던 흔적을 재조명한 영화다. 김덕영 감독이 15년 넘게 자료 조사와 현지 답사 등을 거쳐 만든 수작으로 국제영화제에 9번째로 본선 진출했다.

영화는 불가리아 등 동유럽 5개 나라에서 전쟁 고아들이 머물렀던 곳을 돌아보며 시작한다. 고령의 동유럽 노인들이 북한에서 온 유년시절의 친구들을 회고하며 한국식 이름과 지명을 발음하고 그들과 함께 불렀던 노래를 부른다. 반세기 넘는 시간이 흘렀건만 바로 어제의 일인 듯 북한 친구들을 추억하고, 또 그리워 한다. 눈시울이 불거져 목이 매인 노인들도 있다. 전쟁이 야기한 혼란스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당시 아이들은 이국문화에 대한 낯설음을 뒤로 한 채 서로에게 평생 잊지 못할 친구가 된 것이다.

소련 공산당은 북한 고아들을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로 분산시켰다. 북한은 '조선인민학교', 혹은 '김일성학원'을 설립해 아이들을 격리 수용했다. 아이들은 북한에서 파견된 교사들로부터 북한 언어와 문화를 매일 배워야 했다. 아침마다 인공기를 바라보며 '김일성 찬가'를 제창하는 '김일성의 아이들'이었다. 동시에 아이들은 소련 공산당이 동유럽 곳곳에 마련한 '북한 전쟁고아 위탁교육 프로젝트' 하에서 자라났다. 동유럽 현지의 또래 및 교사들과 어울리며 그 사회의 문화에 젖어들어간 '스탈린의 아이들'이었다.

이처럼 동구권에 머물던 1만명의 북한 고아들은 갑자기 무더기로 본국으로 송환됐다.

영화는 다섯 가지의 질문을 던진다. '그 아이들은 왜 왔을까?', '그들은 누구였을까?', '유럽이란 낯선 땅에서 그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그리고 '왜 1959년 바람처럼 한순간에 북한으로 돌아가야 했을까?', '과연 지금 그들은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김 감독은 15년이 걸린 자료 조사와 발굴 작업, 그리고 현지 취재 등을 통해 아직까지도 현지에 남아있는 북한 고아들의 흔적과 그들에 대한 기억들을 되살려냈다. 사료와 공문서 더미에서 한사람씩을 찾아내 그들의 삶을 들춰내는 수고스런 작업이다. 본국으로 송환되길 거부한 아이, 그리고 송환된 뒤에 다시 본인이 머물렀던 폴란드로 돌아가기 위해 추운 겨울 압록강을 건너 걸어가다 몽골 국경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아이의 이야기 등은 그 사실 자체가 하나의 영화다.

'김일성의 아이들'은 니스, 뉴욕 등 국제영화제의 본선 진출에 연이어 성공했다. 김 감독은 19일 펜앤드마이크에 "방금 일본의 도쿄 리프트 오프 필름 페스티발(Tokyo-Lift Off Film Festival)로부터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는 메일을 받았다. 9번째 국제영화제 본선 진출 소식"이라고 알렸다. 이어 그는 "중국의 배급사와 계약 진행 중으로 중국에서 작품 개봉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 = 제작배급사 제공

'김일성의 아이들'은 국내 개봉도 앞두고 있다. 다음달 25일부터 CGV 아트하우스에서 개봉한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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