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서인과 친분을 유지하며 평소 저급한 언행으로 비난받기를 자초..."
유튜브 채널 '윾튜브' 운영자 배유근 씨 관련 사건에서 피해 주장한 배 씨에게 경찰이 보낸 문자 메시지가 인터넷에서 화제 돼
배유근 씨 "나는 평소 친일적인 발언을 한 적이 없는데 윤서인 작가와 친하다는 것이 왜 문제가 됐는지 이해 안 돼"
본의 아니게 사건에 연루된 윤서인 작가 "나와 친한 자는 욕한 자는 처벌 못 한다는 것이 경찰의 공식 입장 된 셈"

“동(同) 고소인의 이력이 인터넷 위키백과에 정리될 만큼 다수의 네티즌이 관심을 가진 사안으로, ‘부끄러운과거TV’와 비슷한 성향의 유튜브 채널 운영자인 윤서인과 친분을 유지하며 평소 저급한 언행으로 비난받기를 반복하여 자초(自招)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피고소인의 의혹 제기가 고소인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소인의 유튜브 채널의 성격상 비방의 목적을 인정하기도 어렵습니다. 기(旣·이미) 송치한 의견과 동일하게 ‘불기소(혐의없음)’ 의견으로 사건 송치할 예정임을 안내 드립니다.”

어떤 인물의 주장이 허위에 해당하는지 아닌지의 여부를 조사해 보고 그 결과에 따라 수사관의 기소-불기소 판단 의견을 덧붙여 검찰로 송치하면 그만일 사건이었다.

하지만 한때 ‘윾튜브’라는 가명(假名)을 사용하는 유튜버로 이름을 날렸던 배유근 씨가 지난 24일 배 씨 관련 사건의 수사 담당을 맡은 경기 경기북부 파주경찰서 사이버팀 소속 김종혁 경사(사법경찰리)로부터 전송 받은 한 건의 메시지는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고소 사건에서 경찰 수사 담당자가 가장 먼저 했어야 할 ‘사실관계 파악’부터 과연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의심케 해 보수 성향의 인터넷 사용자들 사이에서 큰 이슈가 됐다.

펜앤드마이크는 해당 사건의 발단부터 전개 과정을 취재해 기록으로 남긴다.

◇사건의 발단…유튜버 ‘헬마우스’, 유튜브 채널 ‘부끄러운과거TV’ 관련 문제 제기

이 사건의 직접적 발단은 지난 4월1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유튜브 채널 ‘헬마우스’의 멤버 임 모 씨는 〈(유튜브 최초) 윤서인이 베낀 그 역사 채널…이 익숙한 향기는 혹시...〉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유튜브 채널 ‘부끄러운과거TV’에 게재된 영상들의 주장 내용과 만화가 윤서인 씨의 영상 내용을 비교하며 해당 채널의 실제 운영자가 ‘윾튜브’, 곧 배유근 씨일 것이라는 식의 주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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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헬마우스’ 임 모 씨가 〈(유튜브 최초) 윤서인이 베낀 그 역사 채널…이 익숙한 향기는 혹시...〉라는 제목으로 게재한 영상.(이미지=유튜브 채널 ‘헬마우스’ 캡처)

배 씨의 ‘트레이드 마크’라고도 할 수 있는 하회탈을 착용한 배 씨의 모습과 함께 윤 작가가 스스로를 나타낼 때 사용해 온 자신의 대표 캐릭터를 나란히 놓고 ‘부끄러운과거=HOXY(혹시)…윾튜브세요?’라는 부제를 단 섬네일을 사용한 해당 영상에서 ‘헬마우스’ 임 씨는 신원미상의 인물이 운영중인 유튜브 채널 ‘부끄러운과거TV’와 윤 작가의 유튜브 채널 ‘윤튜브’에 지난 1월10일 각각 게시된 두 영상이 내용적 측면에서 거의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 씨는 배 씨가 이전에 운영했던 유튜브 채널 ‘노가다 김씨’의 계정이 해지된 이후 유튜브 채널 ‘부끄러운과거TV’가 활성화되기 시작했다고 주장하고는 “야! 너 혹시 윾비(배유근 씨를 낮추어 부르는 별명)니?”라며 유튜브 채널 ‘부끄러운과거TV’의 실제 운영자를 배 씨로 추론했다.

◇‘윾튜브’ 배유근 씨, “‘헬마우스’ 주장은 사실 아냐”…명예훼손으로 고소

하지만 ‘윾튜브’ 배유근 씨는 유튜브 채널 ‘부끄러운과거TV’의 내용을 다룬 ‘헬마우스’ 임 모 씨의 영상에서 제기된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유튜브 채널 ‘부끄러운과거TV’에는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는 가짜다’, ‘위안부는 고수익 직장’, ‘강간의 왕국 조선시대’, ‘독립운동가는 좀도둑’, ‘731부대의 마루타 실험은 날조’와 같은 주장이 담긴 영상들이 게재돼 있는데, 자신은 그와 같은 주장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으며, 그렇게 때문에 그같은 주장이 담긴 영상들을 본인이 제작하고 있다고 사람들이 인식하게 될 때에는 자신의 명예가 손상된다는 것이 배 씨의 주장이었다. ‘부끄러운과거TV’는 현재 ‘우리가 만약 손을 잡는다면’이라는 명칭으로 바뀌어 운영되고 있다.

그러면서 배 씨는 ‘헬마우스’ 임 씨의 방송 내용이 단순한 ‘의혹 제기’ 차원이 아니라 해당 채널의 운영자가 배 씨라는 주장을 ‘헬마우스’ 임 씨가 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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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윾튜브’의 운영자 배유근 씨.(사진=유튜브 동영상 캡처)

배 씨는 그 근거로 임 씨가 ▲‘부끄러운과거TV’에 게재된 영상들에서는 음성이 바뀌어 있지만 ‘혀 짧은 발음’이 배 씨의 그것과 동일하다고 언급한 점 ▲‘윾서인(배유근 씨와 윤서인 작가를 합쳐 부르는 명칭) 콤비’라는 단정적 표현을 사용하며 유튜브 채널 ‘부끄러운과거TV’와 ‘윤튜브’에 비슷한 내용으로 게재된 영상들을 분석하겠다고 언급한 점 등을 비롯해 임 씨가 게재한 영상에 해당 영상의 시청자들이 ‘부끄러운과거TV’의 운영자를 ‘윾튜브’ 배 씨로 단정해 배 씨를 매도하는 내용의 댓글들로 반응한 점과 임 씨의 해당 주장이 기정 사실화돼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로 확산된 점 등을 들었다.

즉, 임 씨의 영상을 본 시청자들이 ‘부끄러운과거TV’의 운영자가 ‘윾튜브’ 배 씨라고 인식하게 만들 만큼 임 씨의 해당 주장은 단정적이었으며 의도된 것이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임 씨의 발언 내용을 인식한 배 씨는 무려 8만여명의 구독자를 지닌 유튜브 채널 ‘헬마우스’의 관계자 임 씨가 허위사실을 공연히 적시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으며 이미 수 만 명이 해당 영상을 시청해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고 임 씨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지난 4월23일 경기북부 일산동부경찰서에 제출했다.

◇“윤서인과의 친분” 운운한 수사 담당자의 안내 메시지…“지금 뭘 하자는 거냐?”

“제가 이런 문자 메시지 받자고 고소하신 줄 아세요? 지금 뭘 하자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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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유근 씨의 사건을 담당한 경기북부 파주경찰서 김종혁 경사가 배 씨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의 내용.(이미지=배유근 제공)

고소장이 접수된 일산동부경찰서로부터 사건을 이관 받은 파주경찰서에서 배 씨의 사건을 담당한 사이버팀 소속 김종혁 경사의 문자 메시지를 받은 배 씨는 김 경사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문자 메시지가 굉장히 부적절한 내용으로 돼 있다고 생각한 배 씨가 수사 담당자인 김 경사에게 항의 전화를 건 것이었다.

김종혁 경사가 배 씨에게 보낸 안내 메시지의 내용은 배 씨의 사건을 ‘불기소(혐의없음)’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하겠다는 것이었다. 즉, ‘헬마우스’ 임 씨의 발언 내용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의견으로 수사 관련 서류를 담당 검사에게 보내겠다는 통지였다.

김 경사는 그 근거로 ▲‘부끄러운과거TV’와 비슷한 성향의 유튜브 채널 운영자 윤서인과의 친분을 유지한 점 ▲고소인 배 씨가 평소 저급한 언행으로 비난받기를 반복하여 (비난받는 것을) 자초(自招)하고 있는 점 등을 들었다.

이에 배 씨는 “‘평소 저급한 언행으로 비난받기를 자초하고 있다’는 등의 이야기가 왜 나온 것인 것 이해할 수 없다. 내가 고소를 한 까닭은 피해자로서 (구제받기 위해) 한 것이지 경찰 수사관으로부터 조롱받기 위함이 아니었다”며 김 경사에게 강력 항의했고 김 경사는 “담당 검사의 수사 지휘를 받은 것이니 서면을 통해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하라”고 답변했다.

◇파주경찰서, “‘부끄러운과거TV’ 실제 운영자 누구인지 파악할 수 없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부끄러운과거TV’의 실제 운영자가 ‘윾튜브’ 배유근 씨가 맞느냐는 데에 있었다.

우선 ‘헬마우스’ 임 모 씨의 발언 내용이 ‘허위사실’에 해당한다는 배 씨의 주장이 형법 제307조(명예훼손) 내지 ‘정보통신망법’ 제70조(벌칙)에 나타난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에 관한 법리를 적용하기에 알맞은 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임 씨 발언의 진위(眞僞) 여부를 가려야 할 책무가 수사기관에 있었던 것이다. 임 씨를 기소 여부 판단은 나중 일이었다.

배 씨 사건의 김종혁 경사의 안내 메시지 내용이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됨에 따라 김 경사 건과 관련해 언론 대응을 맡은 파주경찰서 수사과장 김성환 경감은 “구글 측에 사실관계를 조회해 봤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절차는 거쳤지만 확인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며 배 씨 사건의 수사를 종결함에 있어 ‘부끄러운과거TV’의 실제 운영자가 누구인지 알아내지 못 했음을 인정했다.

이에 대해 김 경감은 “구글은 미국 국내 형사법상의 범죄가 아니라면 수사에 협조해 주지 않고 있다”며 “‘명예훼손죄’의 경우 국내 형법상 범죄에 해당하지만 미국법에서는 범죄가 아니어서 구글 측의 협조를 얻지 못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경감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측에 음성 대조 등을 의뢰했지만 국과수도 ‘부끄러운과거TV’에 등장하는 목소리가 배 씨 본인의 것인지 아닌지를 판별할 수 없었다”며 수사를 진행함에 있어 최선을 다 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파주경찰서.(사진=연합뉴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파주경찰서.(사진=연합뉴스)

◇배유근 씨 “수사 담당자 김종혁 경사의 ‘정치 편향성’ 의심돼”

사건의 당사자인 ‘윾튜브’ 배유근 씨는 수사 담당자인 김종혁 경사의 ‘정치 편향성’이 심히 의심스럽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배 씨가 확보해 펜앤드마이크에 제공한 자료 가운데에는 김 경사가 울산광역시지방경찰청 재임 시절 울산광역시장 선거에 개입했다는 혐의로 재판중에 있는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중구·초선)과 함께 찍은 사진이라든지 소위 ‘박근혜 정권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수감중인 최서원에 대해 ‘순실이’라는 명칭을 써서 “짜증난다”고 한 페이스북 게시물 등이 있었다.

배 씨는 “유튜브 채널 ‘헬마우스’는 수 차례에 걸쳐 윤서인 작가와 나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이 담겨 있는 영상을 제작해 공개하기도 했다”며 “이 같은 사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 담당자인 김종형 경사가 ‘헬마우스’ 채널의 방송에 나를 모욕하기 위한 목적이 없었다고 한 것과 말도 안 되는 판례를 참조해 내게 모욕적인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은 좌파 성향이 의심되는 김 경사가 ‘헬마우스’ 측에 유리하도록 매우 편파적이고 편향적인 수사를 진행했다는 합리적 의심을 갖게 한다”는 표현으로 자신의 심정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배 씨는 “‘헬마우스’ 임 씨는 나를 일컬어 ‘최악의 쓰레기’ 등 다양한 표현으로 나를 모욕적으로 표현하는 언사를 일삼아 왔는데, 무엇을 근거로 수사 담당자가 그런 판단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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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혁 경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업로드한 사진들.(이미지=김종혁 경사 페이스북 캡처)

자신의 ‘정치 편향성’ 의혹과 관련해 김종혁 경사는 “황운하를 만난 것은 지난 2012년의 일로, 당시에는 정치인 신분이 아니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이어서 김 경사는 “최서원은 재판을 받고 수감중인 인물인데, 거기에 대해 그 정도의 발언을 했다고 해서 ‘정치 편향성’을 의심받고 있는 데에는 억울한 면이 있다”며 “우리 부부의 경우 영·호남의 결합으로 이뤄졌다”고 덧붙이고 배 씨 사건에 대한 수사는 가이드라인과 검찰의 수사 지휘를 받아 공정하게 진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헬마우스’ 임 씨의 영상에 배 씨에 대한 비방 목적이 없었다고 봤느냐는 질문에 김 경사는 “그렇다”고 답했지만 기자가 “배 씨가 ‘비방’의 증거로 제시한 영상을 보니 다양한 욕설 등이 확인된다”고 지적하자 김 경사는 “배 씨를 대리해 질문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한편, 본의 아니게 배 씨 사건에 연루된 만화가 윤서인 작가는 사건 직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 방송 등을 통해 “나와 친분이 있는 자를 욕하는 자를 처벌하지 않겠다는 것이 대한민국 경찰의 공식 입장이 된 세상”이라며 황당하다는 의견을 표명한 바 있다.

현재 배 씨는 자신의 사건 수사를 맡은 김종혁 경사를 모욕 혐의 등으로 고소한 상태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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