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없는 미국의 경제적 성공 거둔 트럼프, 코로나 변수 만나 큰 정부 주장하는 바이든에 밀려
각종 세금 인상과 규제 앞세운 바이든, WSJ는 "바이드노믹스로 1인당 GDP 8% 감소시킬 것"
미국성장률 1%p 낮아지면 한국성장률은 0.4% 정도 낮아져...한국의 면밀한 대책 필요

민주당 바이든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트럼프의 패인인 무엇인가. 다음 서너 가지가 중요한 요인으로 보인다. 역설적으로 들릴 수도 있는 성공한 트럼프의 경제정책, 포용성 약한 서민정책 공약, 적절하게 대응 못한 코로나위기, 부통령러닝메이트의 선택이다. 트럼프의 경제정책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어 왔다. 파격적인 감세와 규제완화 그리고 리쇼어링으로 요약되는 경제정책으로 미국은 2008년 9월부터 코로나위기가 미국경제를 타격하기 시작하기 전 2020년 2월까지 128개월 연속 호황을 기록해 미국경제사상 최장 호황을 기록했다. 해외에 나간 미국기업이 미국으로 돌아오는 리쇼어링기업수가 2017년 624개 2018년 886개로 2015년 294개 2016년 267개에 비해 두 세배로 급증추세였다. 이러한 호황에 힘입어 1인당 국민소득 6만 5천 달러의 고소득국임에도 불구하고 잠재성장률이 올라가는 이례적인 기염을 토했다. 2019년 경제성장률은 2.2%로 미국의 잠재성장수준을 달성하고 2019년 12월 실업률은 3.5%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8%를 기록해 물가상승률이 안정적인 가운데 성장을 지속하는 이른바 골디락스를 구가했다.

바로 이러한 정책을 가져온 2016년 공약이 제조업중심지로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어 오던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니아 등 중부 러스트벨트의 백인 저소득층 노동자계층의 지지를 받으며 2016년에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트럼프는 성공한 경제정책을 계속 밀고 나가면 완전고용수준인 실업률 3.5%가 보여주는 바와 같이 최상의 고용상태를 지속하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 반면, 민주당은 2016년의 패인을 철저히 분석해 러스트벨트 지역 백인 노동자와 히스패닉이민자 등 저소득층을 끌어안는 파격적인 공약을 제시해 러스트벨트에서 승기를 잡았다. 현재 시간당 7.25달러로 한국보다 낮은 최저임금을 15달러까지 점진적으로 두 배 넘게 올려주고 노조활동 강화 정책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로이터=연합뉴스)

현재 미국에서는 저소득층 약 7쳔 여 만 명이 불완전한 의료보험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데 이번 코로나위기로 커다란 사회문제로 부상했다. 바이든은 트럼프가 폐기한 오바마케어를 복원하고 보완해 의료보험을 확대하겠다는 공약도 했다. 연 소득 12만 5000달러 이하 가구의 학생에게 대학 등록금을 면제하고 커뮤니티칼리지 교육은 무료로 하는 등 저소득층 교육기회를 확대하겠다는 공약도 했다. 공공주택공급도 확대하고 낙후된 인프라에도 투자하겠다고 공약했다. 환경문제에도 파격적인 공약을 제시했다. 트럼프가 탈퇴했던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하고 2035년까지 탄소배출 제로시대를 만들고 환경 관련 일자리 천만 개를 만들기 위해 매년 400억 달러 청정에너지에 연구비를 지출하는 등 기후 환경정책을 위해 10년간 1조 7000억 달러를 투자하고 탄소국경세를 도입하는 등 탄소배출비용을 사용자에게 부담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보건 교육 주거 인프라 환경 등 경제사회복지에 2021년부터 30년까지 앞으로 10년 간 6조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공약하는 등 큰 정부정책을 주장했다. 경제정책에서 성공했던 트럼프는 이와 같은 중저소득층의 요구사항을 치밀하게 분석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면서 패배의 길을 자초한 셈이다. 재조업부활을 위해 4년 간 정부조달 4천억 달러, 연구개발 3천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바이 아메리칸’ 공약도 제시했다.

결정적인 승패의 갈림길은 물론 코로나위기다. 미국의 코로나 확진자는 11월 8일 현재 992만 명으로 천만 명 도달을 목전에 두고 있다. 사망자도 24만 명이 이르고 있다. 도무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파격적인 성공가도를 달려오던 경제도 이 정도의 코로나위기에는 속절없이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소비가 급감하고 수출길이 막히고 글로벌 공급망 사슬이 붕괴되면서 대책 없이 무너졌다. 전분기 연률 기준 금년 1분기 성장률이 –5.0으로 추락하더니 코로나위기 파급효과가 본격화된 2분기에는 –31.4%로 급락했다. 비록 지난 3분기에는 2분기의 기저효과에 힘입어 33.1%로 급등했지만 금년 전채로는 마이너스 성장이 확실시되고 있다. 실업률이 4~5월 중에는 14.7% 수준까지 급등했다. 야당에서는 연일 코로나위기 대응을 잘 못하고 있다고 공세의 꼬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1년 전 까지의 경제적 성공은 대부분 잊어버리고 트럼프정부의 미숙한 코로나위기대처로 일자리를 잃고 있고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 십상이다.

미국은 외국이민자들이 많은 다인종 사회다. 트럼프는 마이크펜스 현 부통령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한 반면 바이든은 흑인 여성인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했다. 흑인인 오바마 대통령이 백인 상원의원 조 바이던을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내세워 성공했던 경험의 치밀한 선택으로 보인다. 이러한 요인들에 힘입어 바이든의 백악관 입성이 눈앞에 다가온 것이다.

그러나 바이든이 공약한 경제공약은 성공하기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때마침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위기를 배경으로 내세운 장밋빛 공약에 힘입어 백악관 입성이 멀지 않았지만 경제란 공약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이를 위해 바이든은 엄청난 증세안을 제시했다. 트럼프의 세금삼각 정책안을 전면 취소하고 법인세를 21%에서 28%로 올리고 개인 소득세의 최고세율은 39.6%로 인상하며 40만 달러 이상 소득구간에 사회보장세 12.4% (개인, 법인 각각 6.2%)를 추가로 부과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세금을 통한 부의 불균형 해소를 주장하기도 했다. 실리콘 밸리의 빅테크기업들에 대한 규제강화도 시사했다.

이러한 중세에도 불구하고 세수는 재정지출의 절반 정도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펜와튼 예산 모델(PWBM) 분석 결과는 2030년까지 향후 10년간 연방지출은 5조3천500억 달러 늘어나는 반면 바이든 공약에 의하면 세수는 법인세가 1조4천억 달러, 급여세가 9천930억 달러, 개인 소득세가 9천440억 달러 증가하는 등 3조3천750억 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2조 달러의 적자는 결국 국가부채증가로 귀결될 것인데 이는 미국 GDP의 10%에 달하는 규모다.

뿐만 아니라 공격적 법인세율 인상과 오바마 스타일의 규제 강화가 미국 기업들의 일자리 확대와 투자 의욕을 위축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스탠퍼드대의 후버연구소가 바이든 캠프의 경제 공약을 토대로 예측한 결과 2030년 미국 경제는 △일자리 490만 개 감소 △GDP 2조6000억 달러 감소 △가계 연평균 소득 6500달러 감소 등 부정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를 토대로 WSJ는 `바이드노믹스의 비용`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바이드노믹스가 자칫 미국의 1인당 실질 국내총생산(GDP)를 8% 이상 감소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바이든의 기후변화 대응 프로젝트가 오바마 행정부 시절보다 더 큰 부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화석연료를 클린 재생에너지로 급격히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막대한 정부 보조금이 투입될 수밖에 없고, 에너지 수요와 공급의 괴리 문제가 미국 경제에서 총요소 생산성을 최대 2% 감소시킬 것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미국이 그 동안 셰일가스 생산 증가에 힘입어 에너지자립을 추구해 왔는데 에너지자립정책의 근간이 훼손된다는 점이다. 셰일가스 공급 둔화로 원유가격도 상승할 전망이다.

급격한 최저임금인상도 큰 기업들은 물론 자영업자들 마저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임은 불문가지다. 한국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많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몰락이 초래되었다. 미국에서 이런 한국의 실패정책을 공약하고 있다니 다소 놀랍기도 하다. 제조업부활 정책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와 같은 증세와 최저임금인상에 따른 투자 감소와 중소기업 자영업 붕괴, 에너지정책 변화에 따른 생산성하락 등을 감안하면 연간 1% 정도 성장률이 낮아질 수도 있다. 자유무역 증진에 따른 세계교역 증대를 감한하더라도 수출의존도가 높은 신흥시장국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성장률이 1% 포인트 낮아지면 한국성장률은 0.4% 정도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결국 성장률이 둔화되어 세수는 재정지출만큼 늘지 않아서 재정적자와 국가부채가 늘어날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그런데 미국은 GDP대비 국가부채비율이 내년 경에 100%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은 2011년 ‘예산통제법’을 제정해 국가부채비율이 100%를 상회할 경우에는 상하양원의 동의를 얻어 지출하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동의가 늦어지면서 한 때 재정절벽 상태가 발생한 적도 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하지 못할 경우 바이든 재임 중 이러한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대중국 문제도 만만치 않다. 중국은 이미 최근 막을 내린 ‘5중 전회’에서 수출 중심에서 벗어나 내수와 첨단기술로 2030년 GDP규모면에서 미국을 능가하겠다고 패권의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이와 같은 스트롱맨 시진핑을 바이든이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인지도 중요한 변수다. 트럼프가 추진해 왔던 경제번영네트워크(EPN)은 계속 추진할 것인지 뚜렷한 방향제시가 없다. 트럼프의 쌍무협정 중심에서 다자주의로 복귀해 일본 중심의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가입할 경우 현재 중국 중심의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에만 가입해 있는 한국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도 중요하다. 한국의 CPTPP 가입은 소원해지고 있는 한일관계를 고려할 때 일본이 변수다. 중저소득층의 표를 모으는 화려한 공약으로 백악관 입성이 가까워졌지만 공약의 성공적인 추진은 첩첩산중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면밀한 대책이 요구된다.

오정근 객원 칼럼니스트 (자유시장연구원장, 선진경제전략포럼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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