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與겨냥 "공수처에 몽땅 자기사람 넣어 대한민국 사법 질서 파괴할 것"
野, 지난 2월과 5월 헌재에 공수처 헌법소원심판...9개월째 답 안나오자 이날 항의 방문
5선 정진석 "우리가 위성정당, 관제 야당이냐"...3선 장제원 "야만적 파쇼정치"
내년 보궐선거·가덕도 신공항 등 이슈로 전면 투쟁 노선 전환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 나오기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그래픽=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그래픽=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에서 야당 거부권을 무력화하는 안을 강행하는 데 대해 국민의힘이 장외투쟁까지 검토하며 반발에 나서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0일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거부권을 우리가 요구했던 것도 아니고 자기들이 만든 법에 들어있던 것이다. 지금도 법무부가 자기들 비리 수사하는 검찰을 저렇게 핍박하는데, 공수처는 몽땅 자기 사람을 넣어서 대한민국의 사법 질서를 파괴할 것이다.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은 이날 오전 헌법재판소를 찾아 공수처법 위헌 여부 결정을 재촉하기도 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월 공수처법이 광범위한 수사권과 영장 청구권, 기소권까지 갖게 된다며 헌재에 헌법소원심판청구 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도 지난 2월 공수처법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가 9개월 째 이에 대한 답을 내놓지 않으면서 야당이 항의에 나선 것이다.

개별 의원들 비판도 이어졌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 총체적 폭정이다. 민주당은 공수처법을 개악해서 무슨 수를 쓰든 공수처를 연내에 출범시키겠다고 한다”며 “독재도 이런 독재가 없다. 우리가 공산주의 일당 독재에만 존재한다는 위성정당, 꼭두각시 정당, 관제 야당이냐”고 적었다. 이어 지도부를 향해서도 “저들의 독주와 민생파탄을 지켜만 보고 있을 수 없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우리 당의 입장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도부 노선에 지속적으로 불만을 표해온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법 개정 시도는) 몰상식적인 ‘야만적 파쇼정치’의 극치”라며 “국회의 존재 이유가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따뜻한 국회에 앉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무법천지가 된 나라를 구하기 위한 전면 투쟁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

공수처와 관련한 비판이 국민의힘 곳곳에서 나오고는 있지만, 당 일각에서는 지도부가 전면적으로 투쟁 노선에 나서진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는다. 현재 국민의힘은 내년 보궐선거 후보와 가덕도 신공항 등으로 당내 의원들간 ‘보이지 않는 선’이 그어져 있다. 야당이 명확한 노선을 잡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는 가운데,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공수처는 우리 국민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것으로, 공수처법의 소수 의견을 존중하는 규정이 악용돼 국민의 기다림을 배반하는 결과가 됐다”며 야당 거부권 무력화 법안 강행 의지를 표명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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