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전투영웅 제10주기 추모식'...서정우 하사, 문광욱 일병 부모 '명예해병'으로 임명돼
"사과 한마디 받아내지 못하고 연평도 포격이 많은 사람 마음속에 잊혀 가고 있음이 미안하다"

연평도 포격당시 모습
연평도 포격당시 모습

연평도 포격전 10주기를 맞아 '명예해병'으로 임명된 김오복 씨(60)가 "평화라는 이유로 북한 도발을 애써 외면하며 비난 한마디 하지 않은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고 호소했다.

김오복 씨는 지난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전사한 서정욱 하사의 모친이다.

23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연평도 포격전 전투영웅 제10주기 추모식'에서는 당시 전사한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의 부모님이 '명예해병'으로 임명됐다.

이날 서정우 하사의 아버지 서래일 씨(61)와 어머니 김오복 씨(60), 문광욱 일병의 아버지 문영조 씨(57)와 어머니 이순희 씨(54)는 이승도 해병대 사령관으로부터 해병대의 상징인 '팔각모'와 인식표(빨간명찰), 명예해병증을 받았다.

서정우 하사는 마지막 휴가를 위해 선착장에 나갔다가 부대로 복귀 중에 전사했다. 문광욱 일병은 연평부대에 전입한 지 한 달이 조금 넘은 해병으로 전투준비 중에 전사했다.

이날 서 하사의 모친 김오복 씨는 추모 편지를 통해 "10년 전 오늘 12시경 '엄마, 드디어 휴가 나가요'라며 들뜬 전화 소리가 지금, 이 순간도 생생하기만 하다"면서 "너희들은 여전히 22살, 20살로 우리 부모 맘속에 기억되고 있는 아픔과 억울한 10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포격으로 처참하게 전사한 너희들의 희생에 사과 한마디 받아내지 못해서 미안하고, 연평도 포격이 이제 많은 사람 마음속에 잊혀 가고 있음이 미안하다"며  "평화라는 이유로 북한 도발을 애써 외면하며 비난 한마디 하지 않은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고 전했다.

이승도 해병대사령관은 명예해병 임명식에서 "당시 연평부대장으로서 10년 전 오늘을 한시도 잊을 수 없었고, 앞으로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전사한) 두 해병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모든 해병대원의 가슴과 영혼에 오롯이 새기고 해병대의 역사에 '영원한 해병'으로 기억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주관으로 거행된 이날 추모식에는 두 전사자 유가족과 참전 용사, 현역 장병을 비롯해 부석종 해군참모총장, 이승도 해병대사령관, 남영신 육군참모총장, 역대 해병대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브레들리 제임스 주한 미 해병대사령관, 이남우 국가보훈처 차장, 민홍철 국회 국방위원장과 국방위원, 지역 기관장 등 100여 명이 참석해 고인들을 추모했다.

북한은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와 주변 해상에 76.2㎜ 평사포와 122㎜ 방사포 등 포탄 170여 발을 발사했다. 개머리 해안 인근 해안포 기지에서 시작된 포격은 2차례에 걸쳐 1시간이나 계속됐고, 해병대원 2명과 민간인 2명이 목숨을 잃었다. 부상자도 60명이나 발생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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