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인수할 여유가 없는 타이어뱅크… "인수는 물론 정상화도 실패할 듯"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를 정상화시킬 능력이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전에 본사를 둔 타이어뱅크는 27일 대전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타이어 인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은 “전국에 타이어 판매망을 갖추고 있는 유통업체인 우리가 금호타이어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회사”라며 “유통망을 활용해 타이어 판매량을 늘리면 금호타이어도 생존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유통업체인 타이어뱅크가 제조업체인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데 무리가 따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작년 4월 공시한 타이어뱅크의 2016년 기준 총자산은 3540억 원이다. 금호타이어 인수 금액은 6500억 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인 것이다.

심지어 타이어뱅크는 총자산의 60%가 부채이기에 현금을 동원할 수 있는 능력도 떨어진다. 타이어뱅크가 보유한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는 1925억 원이고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은 1090억 원에 불과하다.

부실경영으로 산업은행 관리로 들어간 금호타이어는 현재 사실상의 파산인 법정관리 직전 단계에 있다. 국민의 혈세로 금호타이어를 유지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산은은 중국의 타이어 제조업체인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의 반대로 진전이 없다.

산은도 타이어뱅크의 금호타이어 인수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전체 매출의 40%를 중국에서 올리고 있는 금호타이어를 국내 유통망을 통해 타이어뱅크가 정상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타이어뱅크는 업계와 산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인수 자금 마련과 금호타이어 정상화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김 회장은 “타이어뱅크는 건실한 기업이고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거나 채권단에 회사를 담보로 차입을 할 수도 있다”며 자금을 마련할 수 없다는 업계의 의견에 반기를 들었다.

또 김 회장은 “글로벌 기업 두어 곳에서 금호타이어를 공동으로 매수하는 방법도 있다”며 “이런 방법을 통해서 시간은 다소 걸리겠지만 자금은 충분히 조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생산성이 떨어진 금호타이어 공장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노조를 설득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도 마련해둔 상태라고 말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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