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근 칼럼] 12·9 입법폭거,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붕괴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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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20.12.18 13:19:11
  • 최종수정 2020.12.1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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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붕괴를 초래시킬 법들을 일사천리로 통과시킨 '입법 폭거'
'위험한 민주주의',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의 저자들이 경고한 사건들 연이어 일어나
기업규제3법, 노조3법에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제까지...투자빙하기로 접어드는 한국
오정근 객원 칼럼니스트

12월 9일은 가히 입법폭거일이라고 기록될 만하다. 그 동안 좌파들이 오랫동안 주장해 왔던 반민주 반기업 친노조 악법들이 무더기로 통과되었기 때문이다. 공수처법은 야당의 필리버스트로 10일에 통과되었다. 안건조정 축조심의 여야협의 토론 등 통상적인 절차도 무시하거나 생략한 채 군사작전을 하듯이 불과 몇 분 만에 앞으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붕괴를 초래할 수도 있는 엄청난 법들을 일사천리로 대거 통과시켰다. 거대 좌파여당의 폭거라고 언론들은 일제히 비난을 쏟아내었다. 그 동안 수 백 개에 달하는 악법들이 제안되었음에도 코로나를 이유로 국회의 외부인 출입과 행사가 봉쇄되어 제대로 된 공청회 세미나 간담회 등도 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고 이 많은 악법들이 제대로 된 논의 한번 없이 거대여당이 힘으로 밀어붙여 통과시키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해 왔는데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은 재론의 여지가 없이 삼권분립이다. 삼권분립은 1600년대 존 로크와 1700년대 몽테스키에가 기본적인 이념과 틀을 확립한 이래로 세계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이 되어 오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근년에 들어 한국의 삼권분립은 많이 훼손되고 있는 모습이다. 청와대 참모들이 대거 국회에 진출하면서 특정 정책에 대한 청와대의 언급이 나오면 여당은 일제히 입법이나 정책 추진을 일사분란하게 추진하는 등 입법부의 청와대로부터 독립성이 많이 훼손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 대표인 입법부가 법안을 제정하고 행정부가 집행하는 순서가 뒤바뀐 느낌이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국회를 캐피탈힐이라는 높은 곳에 두고 백악관은 낮은 곳에 위치하도록 설계했다고 한다. 이번 법안 무더기 통과만 하더라도 9일까지 법안통과를 희망한다는 청와대의 발언이 나오자 일사분란하게 마치 군사작전하듯이 밀어 붙이는 모습에서 입법부의 독립성에 큰 상처를 남겼다고 할 수 있다.

사법부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로서 두 말할 필요 없이 독립성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미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판사들은 특정 연구회나 그룹 출신들이 대거 등용되는 등 친여 일색으로 채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법무장관과 검찰총장 간에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이 낯뜨겁게 벌어지고 있는 심각한 검란은 우려를 더욱 크게 하고 있다. 검찰은 다른 부처 외청의 청장과 달리 국무회의의결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장관급 총장으로 하고 있는 데는 검찰의 독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제도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독립성의 중요성을 외면하고 심지어 검찰도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부적절한 발언도 나오고 있는 모습은 한국 정치지도자들의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수준이 어느 정도인가를 보여주는 듯 하다. 설상가상 공수처법 개정안이 통과되어 공수처장 추천과정에서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시키고 여당이 독주하는 공수처장 추천위에서 처장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해 정권수호처라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공수처 검사들의 자격요건에도 5년 이상 재판 수사 조사 실무경력이 필요한 것으로 되어 있던 것을 삭제함으로써 친여성향 변호사들이 대거 검사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을 열고 임기도 9년으로 해 설혹 정권이 바뀌어도 바꿀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입법폭거 자체가 자유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다.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은 삼권분립과 더불어 관용 포용 절제를 통한 협치라고 “위험한 민주주의”의 저자 야스차 뭉크(존스 홉킨스대 교수),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의 저자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렛(하바드대 교수) 등 수 많은 정치학자들이 지적해 오고 있다. 이것이 깨어지면 소수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다수의 폭정으로 악화되어 자유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것이다. 그리스의 정치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다수의 폭정은 전제의 폭정과 마찬가지로 위험한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안건조정 축조심의 여야협의 토론 간담회 공청회 세미나 등 여러 장치들을 두고 있으나 이번에 거의 대부분 무시됨으로써 한국의 자유민주주의가 심각하게 훼손되는 모습을 드러내었다.

시장경제의 근간은 사유재산권 보호, 법치와 노사 간 기울어지지 않은 운동장 등이다. 사유재산권이 보호되어야 열심히 일하고 기업하게 되어 경제가 번영하게 된다는 것은 이미 사유재산권을 부정했던 공산주의 사회주의의 붕괴로 역사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사유재산권 보호를 위해서는 두말할 것도 없이 법치가 유지되어야 한다. 노사 간에 운동장이 평평할 때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기업활동이 가능해진다.

그런데 이번에 무더기로 통과된 상법개정안 공정거래법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등 기업규제3법은 통상적인 기업활동 마저 심각하게 제약할 위험요인들은 포함하고 있어 우려가 비등하고 있다. 대주주의결권 3% 제한과 주식취득 즉시 소수주주권 행사를 허용하는 반면 선진국에서는 대부분 도입하고 있는 차등의결권 등 경영권 방어수단은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어 기업을 기업사냥군들에게 그대로 내어주게 될 전망이다. 이러한 주장의 배경이 되었던 주주가치론 주주행동주의가 1990~2000년대 중심으로 풍미한 적이 있지만 기업경영불안 증대 등 부작용이 심각해지면서 2010년대 들어서는 설득력을 잃고 있는 중이다. 대표적으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소주주주가 주주권을 행사하려면 주식을 취득한지 최소 1년은 되어야 한다고 개정했다. 한국은 6개월 보유의무를 없애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자본주의 경제 번영의 근간인 1주1권에 기초한 주식회사제도를 근간부터 흔들고 있어 대주주의 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소지가 크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무리한 다중대표소송제 도입은 자회사의 공격적인 투자를 어렵게 할 것이다. 사업이라는 것은 엄청나게 많은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가들의 동물적인 근성이라고 할 수 있는 기업가정신에 의해 투자가 이루어져 오고 있는 것인데 0.5% 지분만 가진 모회사 주주가 소송을 남발하면 자회사 경영진은 과연 투자를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다.

과도한 내부거래규제 강화로 공시대상 기업집단(자산 5조 원 이상) 중 특수관계인이 3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상장 계열사가 (비상장사는 20% 이상)가 규제 대상인데, 이를 일괄 20%로 변경하고 규제 대상 계열사인 A 사가 또 다른 계열사인 B 사 지분을 50% 넘게 갖고 있는 경우에는 B 사까지도 규제 대상에 포함해 규제 대상 계열사는 현재 210개에서 598개로 폭증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위반 시 과징금도 매출액의 10%에서 20%로 두 배로 크게 올렸다. 지주회사의 자회사 의무 지분율을 상장사 30%, 비상장사 50%로 크게 올리고 대기업집단에 속한 공익법인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에 대해서는 의결권 행사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순환출자금지에 이어 거의 계열사를 갖지 말라는 수준이다. 내부거래라는 것이 원래는 외부거래에 비해 거래비용이 적게 들 경우 기업들이 채택하는 거래방식이고 계열분리도 전세계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사업확장 방식인데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규제로 성장하는 기업들의 사업확장이 어려워지고 결국 글로벌 경쟁력 추락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내부거래 금지를 과도하게 강화하면 대기업의 벤처기업 인수합병이 어렵게 되어 벤처기업 성장에도 큰 장애가 된다. 대기업이 벤처기업을 인수합병해서 계열사로 두어도 내부거래규제로 거래를 제대로 하기 힘들어 지는 등 실익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는 대기업들이 벤처기업들은 인수합병하면서 대기업과 벤처기업이 공생하면서 발전해 가는 구조다.

노동조합법개정안 공무원노조법개정안 교원노조법개정안 등 노조3법은 현재도 강성인 노조에 날개를 달아주는 법안들이다. 실업자 해고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고 조합원이 될 수 있도록 해 근로자가 아닌 조합원의 사업장 출입에도 제한을 두는 단서 조항마저 삭제해 해고자 실업자들이 노조원이 되어 사업장을 활보하고 생산 주요 시설에서의 쟁의행위 금지조항도 빠져 앞으로 한국기업의 사업장은 실업자 해고자가 사업장을 점거하고 파업을 주도해도 단속할 수 없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직원이 아닌 해고자 실업자가 노조원이 되는 것을 허용한 것은 노사관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조치다. 한국의 노사환경 세계경제포럼(WEF)의 2019년 노사협력 수준에 대한 평가에서 한국은 141개국 중 130위에 그쳐, 일본(5위), 미국(21위), 영국(24위), 독일(30위), 프랑스(92위)와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고 노동시장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WEF의 노동시장 유연성 평가에서도 우리나라는 97위로 미국(3위), 일본(11위), 영국(14위), 독일(18위), 프랑스(35위)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대체근로와 같은 사용자측 대응수단도 금지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에 날개를 달아주는 이러한 법안들의 무더기 통과로 한국기업들은 노동조합을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 모두 사라진 셈이다.

기업경영권 보장이 어려워 상시 투기세력과의 싸움에 대비해야 하고 자회사는 투기세력 등 외부투자자의 다중대표소송에 시달리고 차등의결권 등 경영권 방어를 위한 수단은 전무하고 해고자 실업자 노조가입도 허용해 주어야 하고 근로자 아닌 조합원의 직장 출입에다 작업장파업도 합법적으로 인정되는데 대체근로 등 사용자측 대안은 없이 높은 최저임금에 주 52시간도 내년부터는 중소기업도 지켜야 하는 상황에서 한국에서 기업이 투자해서 일자리 창출해 낼 기업이 과연 얼마나 될까. 미국 일본처럼 해외로 나간 기업들을 불러들이는 리어쇼어링은커녕 한국기업들의 해외탈출러시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클 전망이다. 한국은 투자빙하기로 접어들면서 한국경제는 완전히 붕괴의 길로 들어서게 될 우울한 전망이 앞선다. 결국은 양질의 일자리들은 날아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일자리 없어 빈곤층으로 추락하는 서민들에게 귀결될 것이다. 안타깝도다. 제대로 된 천연자원도 하나 없이 전쟁의 폐허를 딛고 오직 근면 자조하는 피땀으로 일구어 드디어 선진국 문턱까지 다다른 한국경제가 여기서 붕괴되고 말 것인가. 우리의 후손들은 다시는 혼란 없는 선진국에서 행복하게 살게 되는 선진국을 꿈꾸어 오던 꿈도 헛된 꿈이 되고 말것인가.

오정근 객원 칼럼니스트 (자유시장연구원장, 선진경제전략포럼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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