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원순 피소사실 몰랐다". 2020. 7. 23(사진=연합뉴스, 연합뉴스TV 캡처)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원순 피소사실 몰랐다". 2020. 7. 23(사진=연합뉴스, 연합뉴스TV 캡처)

 

'박원순 여직원 성추행 피소' 문제에 여당 국회의원이 얽히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권력형 성범죄'에서까지 집권여당과의 접점을 축소하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모자라 '사전 경고 의혹'를 비롯해 검찰 발표도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문제의 인사는 바로 '권력형 성범죄' 등에 대해 그동안 목소리를 내왔던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 '내로남불' 논란에 휩싸이며 여성단체계의 신뢰성에 다시금 균열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서울북부지검 형사제2부(임종필 부장)는 지난해 12월30일 박 前 시장 성추행 피소 사실 유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 수사는 지난해 7월 '경찰 수사가 시작되기 전 박 시장에게 그 내용이 전달됐다'는 데에서 시작된다.

검찰 수사결과에 따르면 박 前 시장의 성추행 피소건은 여성단체에서 유출돼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를 거쳐 박 前 시장에게 전달됐다. 임 특보는 남인순 의원실에서 보좌진으로 근무한 바 있는 인물로, 모두 '권력형 성범죄'에 관심을 두고 있다.

게다가 검찰 수사결과에서 밝힌 '성범죄 피소 사실 유출'의 '여성단체' 관계자는 바로 '한국여성단체연합'의 상임대표, 해당 단체가 직접 시인하기까지 한 상태다.

다만, 남인순 의원은 지난해 박 前 시장 사건 당시 언론을 피해다니며 몰랐다고 강조하며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히기까지 했다. 이에 펜앤드마이크는 남인순 의원의 과거 발언 등을 밝힌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정춘숙 의원과 김상희 국회 부의장이 지난 7월7일 국회에서 열린 스토킹 범죄 처벌법 제정 촉구 토론회에 참석했다. 2020.7.7(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정춘숙 의원과 김상희 국회 부의장이 지난 7월7일 국회에서 열린 스토킹 범죄 처벌법 제정 촉구 토론회에 참석했다. 2020.7.7(사진=연합뉴스)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성추행 피소 사실 유출'을 시인한 '한국여성단체연합'의 상임대표를 지낸 바 있다. 그는 해당 단체의 상임대표를 연임하는 등 '권력형 성범죄'와 관련해 목소리를 내오다가 국회에 입성했다. 그러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연루된 정의기억연대의 '일본군 위안부 관련 횡령 건' 대응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그는 '권력형 성범죄' 등에 대해 그동안 어떤 말을 했을까.

남 의원은 지난 2019년 3월21일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는 다를 거란 기대감이 20대 여성의 지지율을 높였다"면서 그 이유에 대해 "지금 정부에서 성 관련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 않고 우선 순위에 두는 모습을 보며 기대를 갖게 된 것 같다"고 밝힌다.

그는 전 정부에 대해 혹평하면서 정치권에 뛰어들게 된 이유도 알린다. 그는 "이명박 정부 들어 시민 목소리가 정치권에 반영되는 구조가 깨지다시피 했다"며 "'젠더이슈'가 실종되는 것을 보며 시민정치운동 '내가꿈꾸는나라'로 활동하며 제도정치에 뛰어들게 됐다"고 말한다. 이명박 정부 당시 '젠더 이슈'가 실종됐지만, 진보 진영이 집권하면서 여성의 지지율이 올랐다고 본 것이다.

심지어 '미투운동'에 대해서도 "'미투운동' 바람이 거세게 불었을 때 관련 법안을 빠르게 처리하자고 정치권이 합의했지만 처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젠더의식을 가진 남성 의원들도 있으나 당사자인 여성의원이 여성문제를 더 우선적으로 챙길 수 있지 않겠느냐"며 "제 정책 키워드는 '소통'과 '책임'"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그는 "'모든 사람의 눈물을 닦아내는 것이 나의 소망'이라는 마하트마 간디의 말처럼 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정치를 하고 싶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런데,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찰 수사결과에 따라 정작 본인이 '박원순 성추행 피소 사실'을 박 시장 측에 전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낼 것"이라던 남 의원이 인터뷰가 있은지 1년 만에 박원순 前 시장이 직접 연루된 권력형 성범죄 의혹이 폭발했지만, 정작 그는 박원순 미투 운동에 대해서 침묵하는 모양새다.

 

조주형 기자 penn@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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