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2018년 6월13일에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중 서울시장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자유한국당 김문수,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간 3파전으로 치러졌다.

최종 득표율은 박원순 52.7%, 김문수 23.3%, 안철수 19.5%였다.

선거과정에서 김문수 안철수 두 야당 후보간 단일화 작업이 물밑으로 진행됐지만 안철수 후보가 오로지 자신만이 야당의 후보가 되어야 한다고 고집을 피우는 바람에 불발됐다.

그때 자유한국당 김용태 의원이 김문수 후보쪽의 단일화 ‘특사’로 안철수 후보측과 여러차례 접촉했지만 안철수 후보는 자신이 2위라면서 “내가 후보가 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우겼다.

당시 지방선거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여파에 선거 바로 전날 싱가포르에서 김정은-트럼프간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바람에 야당이 이기기 어려운 선거였다.

하지만 김문수 안철수 후보의 표를 합치면 박원순 후보와 10% 포인트 이내 차이로 근접하고 시너지효과까지 감안하면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일 수 있었다.

정치에 입문하지 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006년 한나라당이 서울시장 후보로 영입하려 했으나 거절했다.

그랬던 그는 2011년 치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에게 후보직을 양보했다. 그리고 다음해에는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가 중도에 사퇴하는 형식으로 문재인 후보에게 단일화를 선물하기도 했다.

이런 정치행보 때문에 그에게 붙은 별명 중 하나가 ‘철수(撤收)’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런 그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과 단일화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주류는 그가 국민의힘에 입당하거나 합당하는 형식을 통해 후보 경쟁을 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안 대표는 중도, 외연확장을 위해 입당이나 합당에 반대하는 입장으로 우파, 자유 민주세력에 대해서는 ‘양보’나 ‘철수’가 아니라 “나 아니면 안된다”는 고집을 피우고 있는 것이다.

좌우,진영에 따라 엇갈리는 안철수 대표의 이런 행보를 놓고 정치권에서는 그의 나약하고 미성숙한 현실 및 정치의식을 원인으로 지적한다.

여의도의 한 정치평론가는 “대학시절 순진한 의대생이었던 안철수 대표가 아직도 좌파 포퓰리즘 독재로 치닫고 있는 586 학생운동권 출신들의 정체를 깨닫지 못하는 반면 정통보수, 자유 민주세력은 여전히 적폐로 보는 유아적 정치의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안철수로는 이겨도 이기는 것이 아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안철수 대표는 서울시장 후보군 중 여야를 막론하고 지지율이 가장 높다. 이때문에 국민의힘이 야권 승리만을 위해 무조건 안 대표의 요구를 들어주고 그를 서울시장으로 만드는 것에 대한 경계론이 일고 있다.

이번 보궐선거의 가장 중요한 정치적 의미는 사기탄핵으로 빼앗긴 정권을 되찾기 위한 징검다리를 놓는 것이며 좌파 포퓰리즘 독재세력이 장악한 대한민국을 자유 민주주의로 돌려놓기 위해서는 서울시장 또한 이에 걸맞는 사람이 당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3년전 서울시장 선거에 자유한국당 후보로 출마했던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최근 “안철수로 이긴다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번 선거는 문재인 좌파독재를 끝내고 자유 민주주의를 되찾는 중요한 계기”라며 “그렇다면 후보 또한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자유 민주세력에서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4월 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은 정진석 의원도 같은날 안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정 의원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두 당의 통합이 후보 단일화에 우선해야 한다. 선통합, 후단일화가 해답"이라면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내가 국민의힘 바깥에 있어야, 중도표가 나를 중심으로 결집한다'고 이야기 한다. 누가 그런 엉터리 이야기를 하나. 지금 중도표는 '폭정 종식'이라는 간절한 바람 때문에 제1야당으로 기울어지고 있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 때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김재원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SNS에서 국민의힘이 안 대표의 페이스에 끌려 들어가고 있는 것을 한탄하며 "철수는 오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김 전 의원은 안 대표가 말하는 단일화의 의미는 '국민의힘이 서울시장 선거에 후보를 내지 말라'는 뜻이라며 "그런 그에게 합당이니 입당이니 해봐야 귀에 들어오겠는가?"라고 했다. 김 전 의원은 국민의힘의 유력 후보들은 하나씩 안 대표의 종속변수로 고꾸라지고 있다면서 "안철수는 가만 있기만 해도 선거운동은 국민의힘이 거당적으로 다 해주고 있다. 내 생전에 이런 선거는 처음 본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상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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