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 오후 (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교에 마련된 단독회담장에서 '한-러 단독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17.09.06(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 오후 (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교에 마련된 단독회담장에서 '한-러 단독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17.09.06(사진=연합뉴스)

북한을 향한 문재인 정부의 '수상한 행태'가 포착돼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핵심은, 이미 7년 전 '불투명하다'고 자체 평가된 '남북·러시아 가스관 연결(PNG) 사업'이 최근 터진 북한 원전 추진 의혹과 더불어 다시금 주목받는다는 것.

지난 8일 국민의힘 탈원전·북원전 진상조사특위 이철규 의원은 한국가스공사 직원 A씨가 작성한 '북한주민접촉신고 수리서'를 입수했다. 이에 따르면 그는 2019년 11월29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에너지 정보 취득 및 인적 네트워크 구축' 목적으로 간다고 통일부에 밝혔다.

A씨에 따르면 그가 만난 북한 인사는 "러시아 가스를 구매하면 가스공사가 사줄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특히 '남북-러시아'를 잇는 가스관 연결(PNG) 사업이 거론됐다.

한국-러시아의 북한 지역 경유 천연가스 배관건설 사업.(사진=연합ㄴ스)
한국-러시아의 북한 지역 경유 천연가스 배관건설 사업.(사진=연합뉴스)

문제의 '남북-러시아 가스관 연결(PNG) 사업'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중 그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3차 동방경제포럼에서 '동북아 슈퍼그리드 구축' 협의 과정에서 나온 핵심 사업 중 하나다.

당초 PNG 사업은 故 노무현 前 대통령이 2004년 9월 러시아에 방문했을 당시 거론됐지만,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중단됐다.

그러다 한국가스공사는 '북한지역 천연가스 최적화 공급방안 연구'를 2014년 자체적으로 추진한다. 펜앤드마이크가 확인한 해당 보고서는 다음과 같은 정세 판단 평가를 내놨다.

▲ "한국 내에서 PNG 사업에 대해 역할을 할 수 있는 player는 가스공사가 유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북·러 PNG 사업에 대해서는 (북한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 예상하기 어렵다. 남·북·러 PNG 사업이 언제 성사될 수 있을지는 매우 불투명."

▲"가스공사 입장에서 보면 향후 10년간 대북사업의 여건은 밝지 않다. 대북사업 기회는 매우 제한적."

▲"무엇보다도 정치군사안보적 여건이 좋지 않다. 설령 정치군사안보적 여건이 개선되더라도 경제적 여건이 성숙되기는 쉽지 않다."

펜앤드마이크가 확인한 한국가스공사의 'PNG 관련 보고서' 일부. 2021.02.14(사진=조주형 기자)
펜앤드마이크가 확인한 한국가스공사의 'PNG 관련 보고서' 일부. 2021.02.14(사진=조주형 기자)

 

한국가스공사가 7년 전 대북사업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평가가 정부에서는 반영되지 않는 모양새다.

한국가스공사는 2014년 자체 생산한 '북한지역 천연가스 최적화 공급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지만, 정작 문재인 정부는 2018년 평양 남북공동선언(9.19선언)이 있은지 1년 만인 2019년 11월29일 북한 측 인사와 접촉을 시도했다.

게다가 한국가스공사 직원이 만났다는 인물은, 북한의 대남 민간경협기구 '민족경제협력연합회' 리호남 前 참사다. 과거 국가안전기획부 문건 '흑금성 사건 보고서' 등에서 북한 측 인사인 그의 흔적이 일부 드러난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은 "(한국가스공사) 직원 A씨 北 리호남을 무슨 자격으로 만났는지 가스공사는 함구 중"이라며 이를 밝혀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가스공사 측 관계자는 15일 펜앤드마이크와의 통화에서 "가스공사 직원인 A씨가 다녀온 것은 사실이지만, 그건 현황 파악을 위한 과정"이라며 "PNG 사업의 경우 정치적으로 많은 게 얽혀 있는 사업이다보니 가스공사 측에서도 이렇다할 입장을 모두 밝히기가 어려운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청와대 前 산업정책비서관인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월성 원전 고리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사건'에서 '청와대 윗선'으로 지목돼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일명 '원전 생매장'이라고 불리는 이번 사건은, 검찰 수사 중 산업부 직원들이 '북한 지역 원전 건설 추진 관련 문건'이 나오면서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으로 번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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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공정경제 성과보고 회의에 입장하며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 등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뒤에는 박영선 중기부 장관과 변창흠 사장 등.2019.7.9(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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