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사진=연합뉴스]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사진=연합뉴스]

 

 

최근 있었던 검찰 고위간부 인사와 관련,문재인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한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은 2017년 6월 이 정권의 첫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으로 기용된바 있다.

하지만 그는 1년 정도 근무한 뒤 주변, 특히 청와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표를 던지고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떠났다. 당시 그가 사표를 낸 이유는 아직까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문재인 정부 초기 국정원 내부의 복잡한 상황 때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신현수 민정수석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가 직접 괜찮은 현직 검사를 골라서 사정비서관에 발탁한 케이스였다. 실제 그는 검사 시절 동료와 상하로부터 외유내강형의 반듯한 검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저녁자리에서는 식사전 시를 낭송하는 습관이 있었는데, 그가 미리 준비해온 시들은 인간의 올바른 마음가짐과 처신에 관한 내용들이었다.

청와대 근무가 끝내자 국내 최대의 로펌인 김앤장이 기다렸다는 그를 스카웃한 것도 당시 법조계에서는 의외로 받아들여 졌다. 당시 김앤장은 청와대 근무 등 ‘정치에 때가 묻은 법조인’을 선호하지 않는 분위기였지만, 본인의 실력과 검찰 안팎의 높은 평가가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찍어내기로 국민적 반발을 초래한 추미애 카드를 버리고 올초 신현수 민정수석을 기용했을 때 법조계에서는 이를 ‘정상으로의 회귀’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이 정권 청와대의 첫 검사출신 민정수석인데다 반듯한 성격에 자리에 연연치 않는 사림이었기에 기대감이 높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난 7일 일요일에 단행된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계기로 신현수 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두 번째 사표를 던졌다.

지난 검찰 고위간부 인사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처리 문제가 핵심이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경희대 법대 동문인 이상윤 지검장은 이 정권이 발탁한 대표적인 ‘친문검사’다. 그는 불법적인 윤석열 총장 찍어내기에 가담하는가 하면, 총장에 대한 보고 및 수사지휘권까지 거부해왔다.

추미애 전 장관과 달리 윤석열 총장과 인사협의를 하겠다고 선언한 박범계 법무부장관은 “이성윤 지검장을 문책하지 않는 한 검찰조직의 영이 서지 않는다”며 교체를 요구한 윤 총장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 인사권자는 최종적으로 대통령이기 때문에 민정수석은 자연스럽게 검찰 인사에 개입하게 된다.

결국 신현수 민정수석이 사표를 던진 것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처리 문제에 대해 박범계 장관과는 반대의 의견을 대통령에게 냈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신 수석이 이런 의견을 고수하자 박범계 장관 쪽에서 신 수석을 ‘패싱’하고 신 수석 휘하의 이광철 민정비서관을 통해 대통령 결재를 받아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광철 비서관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선임행정관으로 그를 보좌한 청와대 내 강경파다.

한편에서는 이번 검찰인사 직전 원전비리 수사와 관련, 검찰이 백윤규 전 산업통상부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청와대가 다시 윤석열 총장과 검찰에 대해 강경한 분위기로 돌아선 것이 이번 인사 및 신현수 수석 사표제출의 원인이 됐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중요한 것은 박범계 장관은 항간의 우려대로 ‘추미애 시즌2’ 양상을 보이고 있고, 신현수 수석 같은 합리적인 인물은 버틸 수가 없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신현수 수석과 과거 검찰 및 청와대에서 인연을 맺은 한 법조인은 “검찰 문제와 관련해 정상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은 이 정권에서 견딜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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