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9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북한 '김정은 동생'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올려다 보는 위치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2월9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북한 '김정은 동생'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올려다 보는 위치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강력 추진하던 2032년 서울-평양 남북공동올림픽이 무산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32년 하계 올림픽 우선 협상지를 호주 브리즈번으로 선정한 데에 따른 결과다.

25일 IOC에 따르면 올림픽 유치 집행위원회는 이날 하계 올림픽 미래유치위원회의 권고를 승인했다. 미래유치위원회는 2032년 하계올림픽 우선 협상지로 호주 브리즈번을 지목했다. IOC의 첫번째 유치 단계에서부터 서울-평양이 탈락함에 따라 남북공동올림픽은 모조리 무산됐다.

익명을 요구한 대한체육회 측의 한 관계자는 이날 펜앤드마이크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북한이 핵(核)무력을 증강하는 둥 우리나라를 향한 위협이 계속됐는데, 이런 상황에서 남북공동올림픽을 추진한다는 것 자체가 애초부터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2032 서울-평양 하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개최 국민유치추진위원회 개요 문건.2021.02.08(사진=조주형 기자, 서울시)
2032 서울-평양 하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개최 국민유치추진위원회 개요 문건.2021.02.08(사진=조주형 기자, 서울시)

앞서 지난해 1월,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2032년 서울-평양 남북공동올림픽 추진안(案)'을 의결했었다. 그러다 6·25 전쟁 70주년이었던 지난해 당일 박원순 前 서울시장도 "서울시가 추진 중인 2032년 서울-평양 남북 하계올림픽을 지지해 주시기 부탁드린다"고 강조했었다.

급기야 한달 뒤, 서울시체육회는 '서울-평양 하계올림픽 및 패럴림픽대회 국민유치추진위원회'라는 문건을 생산해 예하 30여 개 종목 체육회에 하달했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왼쪽 네번째),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유승민 IOC의원 등 참석자들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32 하계올림픽 서울-평양 공동유치 공감 포럼'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11.26(사진=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왼쪽 네번째),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유승민 IOC의원 등 참석자들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32 하계올림픽 서울-평양 공동유치 공감 포럼'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11.26(사진=연합뉴스)

이같이 기상천외할 만한 '2032년 서울-평양 남북공동올림픽'은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불씨를 피웠다. 그는 자신의 자서전에서 "한반도 정세에서 서울-평양 공동올림픽 유치가 힘들어 보였는데, 문 대통령께 제안드릴 때 9월 평양선언에서 두 정상이 공동올림픽을 합의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안 의원이 말한 9월 평양선언이란, 2018년 문 대통령이 북한에서 약속한 '9월 평양공동선언'의 제4조제2항이 근거다. 바로 "남과 북은 2032년 하계올림픽의 남북공동개최를 유치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는 부분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32 올림픽 서울-평양 공동유치의 의미와 언론의 역할'포럼에서 축사하고 있다. 2019.6.19(사진=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32 올림픽 서울-평양 공동유치의 의미와 언론의 역할'포럼에서 축사하고 있다. 2019.6.19(사진=연합뉴스)

문제의 사업은 박원순 前 서울시장도 합세했었다. 박 전 시장이 '여직원 성추행'으로 물의를 일으킨 후 극단적인 선택을 했지만, 지난달 중순까지도 서울시는 '2032 서울-평양 올림픽 공동유치 공감대 확산을 위한 홍보영상 제작 및 디자인 기획 용역 추진계획 문건(2020.7.29)'을 생산하는 등 '2032년 서울-평양 남북공동올림픽'을 물밑 추진했었다.

그러다 결국 IOC가 호주 브리즈번을 우선 협상대상지역으로 선정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한 '2032년 서울-평양 남북공동올림픽'은 물거품이 됐다.

한편, 북한은 지난달 초 제8차 조선노동당 대회를 열고 北 김정은을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핵무력 증강"을 선언하면서 적대화 노선을 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27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악수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27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악수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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