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의 회복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지난해 뉴욕증시를 이끌던 대형 기술주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06.14포인트(0.97%) 오른 31,802.44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미 상원이 1조9000억달러(약 2160조원) 규모의 추가 부양안을 처리한 데 힘입어 한때 650포인트 이상 치솟아 장중가 기준으로는 신고점을 다시 쓰기도 했다.

그러나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310.99포인트(2.41%) 급락한 12,609.16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20.59포인트(0.54%) 내린 3,821.35에 마감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마켓워치 등 경제 매체들은 나스닥이 최근 고점에서 10% 이상 떨어지는 조정 구간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규모의 조정은 지난해 9월 초 이후 반년 만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도 증시를 떠받치던 주요 기술주가 일제히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증시의 '대장' 격인 애플이 4.2% 급락해 최근 3개월 새 최저가를 기록했고, 테슬라는 5.8% 떨어져 주당 500달러 중반대로 내려앉았다. 넷플릭스는 4.5%, 페이스북은 3.4%, 알파벳(구글 모회사)은 4.0% 각각 떨어졌다.

지난 한 달 동안 애플은 15%, 테슬라는 34%, 줌 비디오는 24% 각각 급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나스닥 급락세의 배경에는 미 국채 투매 현상이 있다고 외신들은 진단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1.6%에 육박하면서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난 성장주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식고 있다는 것이다.

롬바드오디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새미 차르는 WSJ에 "지금 채권시장에서 일어나는 일이 주된 시장 요인"이라면서 "미국의 기술 분야는 현재 자본 비용 정상화로 인해 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추가 부양과 백신 보급 등으로 실물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펀드매니저들이 미 국채나 기술주에서 반등 가능성이 높은 은행주나 에너지주 쪽으로 자금을 옮기는 중이라고 WSJ은 전했다.

반면 코로나19 대유행의 특수를 누렸던 커뮤니케이션 기술업체나 온라인 쇼핑회사들은 셧다운 해제로 인해 성장 속도가 느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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