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이어 검찰까지...양대 수사기관장직 겸무(兼務)중인 문재인 대통령
경찰에 이어 검찰까지...양대 수사기관장직 겸무(兼務)중인 문재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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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경찰 국가수사본부 출범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경찰 국가수사본부 출범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4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전격 사퇴 이후 검찰총장 공석상황을 이용, 문재인 대통령이 박범계 법무부장관을 통해 검찰총장직을 겸무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일 행정안전부 장관을 통해 대통령 수하에 있는 경찰 국가수사본부를 격려하면서 '국민중심 책임수사'를 상징하는 수치를 수여한 바 있다. 뒤이어 법무부장관이 한명숙 전 총리 불법 정치자금사건에 대한 검찰에 재수사를 명령했다.

대통령이 참모조직인 내각을 통해 검찰과 경찰, 양대 수사기관장을 겸하고 있는 것이다.

박범계 법무장관은 17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 불법정치자금’사건을 수사했던 검사에 대한 ‘모해위증교사’의혹을 다시 검토하라고 대검에 수사지휘 명령을 내렸다.

10년전 한명숙을 수사했던 검사가 ‘증언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다시 수사하라는 지시로 ‘대검 부장들이 검토하라’는 형식이지만 누가봐도 기소를 압박하는 상황이다.

한명숙 전 총리는 이화여대 운동권 출신 및 친노 세력의 대모로 불린다. 노무현정부 환경부장관을 거쳐 최초 여성 국무총리를 역임했고, 2007년 당내 대선후보, 2010년 서울시장 후보, 2012년 민주통합당 대표까지 지냈다.

친노 친문세력은 한 전 총리가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정치적 탄압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고 생각하는 만큼 이번 재수사 지시는 한 전 총리의 신원(伸冤)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1월18일 있었던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과 한 전 총리 문제가 함께 질문으로 나오기도 했다.

지난 15일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소집한 전국 고검장회의는 검찰총장 부재상황에서 검경 조직이 청와대 휘하로 수렴되는 현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수십년간 고검장을 포함한 전국 검사장회의는 예외없이 검찰총장이 소집해왔다. 법무부장관은 잠시 참석해 축사를 하는 것이 관례였다. 준사법기관, 검찰독립을 의식한 배려 형식이었다.

하지만 박범계 법무부장관은 경찰의 LH사태 수사에 대한 검찰의 협조를 명분으로 이날 고검장회의를 직접 소집, 법무부장관에게는 없는 수사권의 행사에 나선 것이다. 이를두고 고검장 출신 한 변호사는 “검찰권의 최종적인 종착지가 법무부장관을 통해 대통령에게 있다는 점을 과시하고 정착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조남관 검찰총장 권한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은 18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전날 한명숙 전 총리사건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 일단 “수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저의 책임 아래 ‘혐의없음 의견’으로 최종 처리됐다”고 덧붙여 수사지휘권 발동에 불만을 표출했다.

조 권한대행은 더불어 현재 대검 부장단이 친정권 성향 검사장으로 채워진 만큼 공정성 담보를 위해 일선 고검장이 참가하는 ‘대검 확대 부장회의’를 개최를 법무부에 요구했다.

조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한 전 총리 사건 관련 장관 수사지휘에 대한 총장 직무대행 입장’이라는 글을 통해 “이번 사건은 지난 5일 제 책임 아래 ‘혐의없음 의견’으로 최종 처리됐고, 대검 각 부서의 선임 연구관으로 구성된 ‘대검연구관 6인 회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의사결정을 했다”며 “임은정 대검 감찰연구관에게도 의견 표명 기회를 줬으나 스스로 참석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검은 합리적 의사결정 지침에 따라 공정성을 담보하고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미흡하다는 장관님의 수사지휘를 겸허히 수용해 대검 부장회의를 신속히 개최해 재심의하겠다”고 언급했다. 해당 회의는 늦어도 오는 19일에 열릴 예정이다.

한편 서울남부지검의 한 평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통신망에 “2015년 당시 야당 국회의원이던 (박범계) 장관님께서는 ‘한명숙 사건’ 대법원 선고 직후 ‘대법원이 권력에 굴종’한 판결이라고 말했는데, ‘정치인’의 입장에서 지휘하신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상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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