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측 "자금난으로 급여도 주기 힘든 상황. 폭력행위에 강력대처"
인천 부평공장 찾은 백운규 산업부 장관, 노조 과격한 행동 자제 당부   

한국GM 노동조합이 카허 카젬 사장의 업무공간을 파손하고 있는 장면.(유튜브 캡처)

 

한국GM(미국 제너럴모터스 자회사) 노동조합이 사장실 무단 점거 농성을 해제했다. 6일 노조는 지난 5일부터 카허 카젬 사장의 집무실을 파손하고 업무를 방해했던 행위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까지도 조합원 10여 명이 여전히 카젬 사장의 업무 공간을 불법으로 점유하며 사장실의 무단 점거를 성과급 지급까지 유지할 것이고 카젬 사장이 계속해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면 퇴진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던 노조였다.

카젬 사장은 급여를 주기도 힘든 유동성 위기를 직원들에게 호소하며 이날 예정돼 있던 성과급 지급을 보류했다. 지난 5일 성과급 지급을 보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설명하는 이메일을 직원들에게 전달하자 50여 명의 조합원들이 인천 부평공장에 위치한 카젬 사장의 사무실로 난입해 무단 점거와 각종 사무용 집기를 파손하는 등의 폭력을 행사했다.

카젬 사장의 업무 공간을 파손한 뒤 노조원들은 전준명 기술연구소장(부사장)의 집무실로 이동해 자리를 피하려던 전 부사장을 30분 간 강압적으로 잡아두기도 했다. 노조원들이 책상과 책장, 손님 접대용 테이블과 의자 등과 각종 사무기기 등을 던지고 부수는 장면은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고 현재 유튜브에 올라와 있다.

한국GM의 사측 관계자는 "노조의 폭력 행위가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관할 경찰서와 검찰청에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를 의뢰했으며 강경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젬 사장 역시 “직원들의 신체적 안전을 위협하고 회사의 자산을 파손한 노조의 행동은 납득할 수 없다”며 “불법행위에 대해 검찰·경찰·정부에 신고하고 징계·소송 등 합당한 절차를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한국GM은 현재 심각한 자금난에 빠져 있는 상태다. 직원 1인당 450만 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했던 것을 보류한 것은 물론 급여까지 주기 힘든 상황이다. 한국GM은 오는 10일 생산직 근로자에게 25일에는 사무직 근로자에게 각각 급여를 지급해야 하지만 카젬 사장은 “4월 급여를 지급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하며 급여를 주는 돈을 마련하는 것도 힘든 상황을 설명했다.

게다가 한국GM은 오는 8일에 본사로부터 빌린 9800억 원의 채무도 만기를 맞고 협력업체들에게도 대금을 지급해야 한다. 지난 1월9일 2017년 임금협상을 타결하면서 전 직원에게 1인당 1050만 원의 격려급(600만 원)과 성과급(450만 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한국GM이지만 지난 2월14일에 격려금을 지급한 뒤 성과급 지급은 보류했다.

한국GM이 1만6000명의 전체 직원에게 450만 원씩 성과급을 지급할 경우 720억 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재무구조 악화로 현금이 바닥나 성과급을 마련할 길이 없다는 것이 한국GM의 입장이다.

임금 동결과 성과급 지급 연기, 조직 슬림화 등 유동성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을 펼치고 있는 한국GM이지만 자신들에게 지급돼야 할 임금과 성과급을 줄이고 인력을 감축하는 등의 경영 정상화 방안에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노조로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미국의 GM 본사는 한국GM 경영진이 오는 20일까지 임금 동결 등의 인건비 축소 방안에 대해 노조와 합의하지 못하면 부도 신청을 할 것이라고 밝힌 상황이다. GM 해외사업부문 배리 앵글 사장은 "한국정부가 정한 경영정상화 방안 마련 기한 내 노사가 임금·단체협약(이하 임단협) '잠정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부도 신청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사진 왼쪽부터 백운규 산업부 장관,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연합뉴스 제공) 

 

한편,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국GM의 노조와 경영자의 갈등이 폭력 사태까지 이어지며 격렬해지자 카젬 사장과 노조를 잇따라 만났다. 백 장관은 노조에게 과격한 행동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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