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도 회피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그 많은 1000만명분은 누가 맞나
경찰도 회피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그 많은 1000만명분은 누가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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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해양경찰, 소방 등 사회필수인력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26일 김창룡 경찰청장이서울 종로구 보건소에서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경찰, 해양경찰, 소방 등 사회필수인력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26일 김창룡 경찰청장이 서울 종로구 보건소에서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26일부터 사회필수인력에 대한 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예방접종이 시작되면서 강제 접종 논란이 일고 있다. 접종은 ‘필수’가 아닌 '자율'이라면서도 경찰 수뇌부는 접종을 부추기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도 접종을 강제하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면서 의혹이 확산되는 실정이다.

AZ 접종한 50대 경찰 주무관 의식 잃는 부작용 발생...AZ 1000만명분 어떻게 소진?

28일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경남지역 경찰서의 주무관 A(50세)씨는 AZ백신 접종 15분 만에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등 부작용 사례까지 발생해 경찰 내부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도입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AZ 백신 물량은 1000만명분이다. 경찰들 사이에서도 거부하고 있는 그 많은 AZ을 누구에게 접종할지가 정부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초 경찰·소방‧해양경찰 등 사회필수인력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은 6월로 예정됐으나, 급작스레 순서가 앞당겨졌다. 백신 접종 일정이 돌연 조정되자 일선 경찰 사이에선 ‘부작용 백신 소진하기’ 아니냐는 불만이 제기되었다. 백신 접종 시기가 변경된 것은 ‘방역당국이 희귀 혈전증을 이유로 AZ 백신 접종 대상을 30세 이상으로 한정’한 것과 관련이 있다. 정부 관계자는 "백신의 유통기한 등을 고려해 당초 30세 미만용으로 배정했던 물량을 사회필수인력에 우선 접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30세미만의 경찰이 자발적으로 원하는 경우에만 AZ접종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일선 현상에서는 사실상의 강요라는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경찰·소방‧해양경찰 등 AZ백신 접종대상 예약률 60%대 그쳐...유럽 주요국들은 AZ접종 금지 혹은 중단 추세

세계보건기구(WHO)는 AZ백신 접종을 중지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으나, 유럽 주요국가들은 AZ 접종을 중단하거나 금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소방‧해양결찰 등 사회필수인력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은 6월로 예정됐으나, 급작스레 순서가 앞당겨져 지난 26일부터 접종이 시작됐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경찰·소방‧해양결찰 등 사회필수인력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은 6월로 예정됐으나, 급작스레 순서가 앞당겨져 지난 26일부터 접종이 시작됐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런 분위기 탓에 필수인력에 대한 백신 접종 현장에서는 AZ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크다. 접종 예약률이 낮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28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27일 0시 기준으로 접종 대상 사회필수인력 17만7273명 중 접종예약자는 11만5898명으로 예약률이 65.4%다. 전날 0시 기준 예약률 57.4%에 비하면 다소 올라간 수치이다. 사전 예약 기간은 오는 29일까지이다.

낮은 접종 예약률 탓에, 경찰 지휘부가 접종을 압박한다는 불만이 현장에서 잇따르고 있다. 경찰 지휘부는 “접종 여부를 경찰관 자율에 맡기겠다”고 약속했지만, 일부 일선서 서장이 나서 접종을 독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계급의식이 강한 경찰 사회에서 윗선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불만이 높은 실정이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26일 서울 종로구 보건소를 찾아 AZ 백신주사를 먼저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청장의 접종 자체가 무언의 압박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 청장은 접종 이후 "경찰의 백신 우선 접종은 국민안전 수호자에 대한 배려이자 사회적 책무"라며 "평온하고 안전한 일상으로의 신속한 복귀를 위해 백신 접종에 경찰 가족 모두 적극 참여해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 강요한 동대문경찰서장 공문 공개돼 논란...“부작용으로 말많은 백신 맞으라고 강요” 반발

그러나 일선 경찰관들은 김 청장의 당부가 ‘지시’로 변모했다고 불만을 제기한다. 지휘부의 당초 약속과 달리 백신을 빠짐없이 맞아야 하는 분위기가 돼버렸다는 것이다.

경찰관 A씨는 "소방의 백신 접종률은 90%가 넘는데 경찰은 40% 수준이라며 하루빨리 맞으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며 "백신 접종을 거부하면 서장이나 과장과 일대일 면담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26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경찰관에게 백신을 강제로 맞으라고 압박하는 동대문경찰서장"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동대문경찰서 소속 경찰관으로 추정되는 작성자는 "경찰관에게 백신을 강제로 맞으라고 강요하는 동대문경찰서장을 고발한다"면서 동대문경찰서장이 내려보낸 공문으로 보이는 사진을 공개했다.

작성자가 공개한 문서의 핵심은 ‘백신 접종을 독려한다’는 것이었다.

작성자가 공개한 문서는 "경찰 백신 접종 시기가 빨라지고 일부 언론이 내부 불만 여론을 보도해 경찰청에서도 '희망자만 맞으라'는 잘못된 메시지를 준 이후 백신 접종율이 40% 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지역 경찰은 30%선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며 낮은 접종율을 지적했다.

 

지난 26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올라온 사진 캡처. [사진=블라인드 캡처]
지난 26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올라온 사진 캡처. [사진=블라인드 캡처]

이어 지난 2월 동대문서에서 확진자가 5명 발생해 수사에 차질이 생겼다는 점을 언급하며 "우리 동대문서는 전 직원이 맞도록 합시다"라는 당부도 담겨 있었다. 다만 "기저질환 및 알레르기 등 반응이 있거나 백신에 대한 공포감이 있어서 못 맞겠다고 하는 분 아니면 다 맞도록 합시다"라면서 다시 한번 ‘백신 접종’을 권유한 내용이 담겼다.

그러면서 "지금부터라도 3일간(29일까지 예약) 시간이 남았으니 지역 관서장님들이 모범을 보이고 팀장들과 함께 직원들을 설득해 참여율을 높여 나가도록 합시다"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마지막으론 "사회 안전뿐 아니라 경찰관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지역관서장들이 신경 써서 적극 참여해 접종 기회에 백신을 맞아야 한다"며 "백신을 맞을 수 있다는 건 경찰관의 특권"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블라인드 게시글 작성자는 "사지마비, 혈전반응 등 부작용으로 말 많은 백신을 (일선 경찰관들에게) 맞으라고 강요한다"며 "전국 모든 경찰서장들이 관서장을 압박하고 전화 돌려서 백신 맞으라고 종용하고 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서장이 파출소장, 지구대장 등 지역관서장과 팀장들 압박하고 권고하는 건 '너 백신 안 맞으면 고과로 불이익 줄 테니 그냥 맞아'라는 말과 똑같은 뜻인 걸 누가 모르냐"고도 했다.

블라인드에 해당 글이 게시된 이후 논란이 일자 동대문서 관계자는 "해당 문서는 동대문서 관할 지구대, 파출소장들에게 내려진 전달사항일 뿐 공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창룡 경찰청장, 일선경찰 백신접종률 체크하며 접종 압박

김창룡 경찰청장 역시 지난 26일 오후 5시쯤 주재한 회의에서 경찰 지휘부에게 압박이 될 수도 있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열린 이 회의에는 각 시도경찰청장이 참석했고 일선경찰서 책임자급까지 중계 시청했다고 한다.

이 회의에서 김 청장은 ‘관서별로 백신 접종률이 차이나는 이유가 무엇인가, 접종률이 낮은 원인은 분석해봤나’ 등 시도경찰청장에게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경찰 간부는 “김 청장이 예약률 낮은 곳을 일일이 호명했다”면서 그 때문에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 간부는 “애초 ‘희망자에 한해’라고 할 게 아니라, ‘모두 다 맞아야’라고 했다면 차라리 불만이 안 나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청 측이 당일 배포한 회의자료를 두고도 논란이 일었다. 이 회의자료에는 ‘책임관 지정 운용, 이번 주 현장 방문’이라는 내용이 적시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본청 국장급(치안감 이상) 중 책임관을 뽑아 접종률이 낮은 시도경찰청을 직접 찾게한다는 계획이다. 담당 부서 책임자는 “예약이 저조한 원인을 분석하고 불안감을 해소해 접종을 독려하려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 “접종 강요하면 반발만 키워, 부작용시 치료 지원 약속 등 신뢰도 높여야”

경찰 내부에선 현장 방문이 ‘강압적 접종 유도’와 같은 의미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인다. 경찰관들은 블라인드에 “접종률과 예약률 파악하는 것 자체가 강제하는 것” “위에서 아침저녁으로 접종률 조사해서 보고해야 한다고 압박하는 중이다” “본청과 시도경찰청이 국관별 통계 내서 접종 경쟁시키고 있다”는 등 성토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실정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을 강제하는 방법으로는 오히려 반발만 더 키울 수 있다며 이상반응이나 부작용 발생 시 치료 지원 약속 등 신뢰도를 높일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나아가 코로나 감염 시 중증 악화 우려가 적은 젊은 층보다 접종 이익이 월등히 큰 고령층에 예방접종을 집중하는 것도 해법이라는 제안을 내놓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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