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인근 한강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실종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의 시신을 수습하기 전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인근 한강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실종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의 시신을 수습하기 전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강공원에서 사망한 손정민군의 사고 이후, 한강공원 시설관리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있따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대학생 사망 사고에 조의를 표하고, "CCTV와 신호등, 교통신호기, 가로등, 보안등을 한 데 묶은 '스마트폴' 표준 모델을 마련해 이달 바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손군의 시신을 처음 발견한 민간구조사 차종욱씨도 한강공원의 사고 가능성에 대한 문제 제기를 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지금이라도 한강공원 시설관리의 미비한 부분을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CCTV 부족해 손정민 동선 파악 어려워..오세훈 서울시장 “스마트폴 시행하겠다”

오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손군의 죽음에 대해 애통해했다. <손정민군의 명복을 빌겠습니다. 그리고 서울시민의 안전을 지켜내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부모된 마음과 서울시장으로서의 각오를 동시에 드러냈다.

오 시장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돌아오기를 바랐지만, 손정민군은 끝내 주검으로 발견됐다"며 "어쩌다 이 상황까지 됐는지 알기만이라도 했으면 하는 마음은 모두가 같을 것"이라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한강공원에서 발생한 대학생 사망 사고에 조의를 표하며, 한강공원 CCTV에 대해 개선하겠다고 페이스북에서 밝히고 있다. [사진=오세훈 서울시장 페이스북 캡처]
오세훈 서울시장은 한강공원에서 발생한 대학생 사망 사고에 조의를 표하며, 한강공원 CCTV에 대해 개선하겠다고 페이스북에서 밝히고 있다. [사진=오세훈 서울시장 페이스북 캡처]

그러면서 오 시장은 CCTV 문제점을 제기했다. "한강에는 한강사업본부와 민간시설이 관리하는 CCTV 총 1천320대가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하지만 한강공원 구역 내 CCTV는 163개에 불과했다"며 "시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저로서는 뼈저린 부분"이라고 아쉬워했다.

오 시장은 이번 달 안에 '스마트폴' 표준 모델을 마련해 바로 운영 지침을 수립해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로시설물과 CCTV, 스마트기기를 개별적으로 설치해오다 보니 도로시설물만 24만본이 난립하고, 매년 4000여개가 교체 설치되고 있었다"며 "시설운영비 증가로 CCTV 수를 늘리는 것에 애로가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강공원 안에 CCTV가 더 늘어야 한다는 시민 여러분들의 뜻을 알고 있다"며 "스마트도시 진화 추세에 맞는 새로운 안전시스템을 구축하고, 시민에게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도시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손군 아버지가 블로그에 올린 글을 읽었다"며 "부모 된 마음으로 눈시울이 붉어졌다. 화목하던 한 가정에 생긴 슬픔에 대해 진심으로 위로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그간 한강공원의 CCTV에 대한 문제점은 꾸준히 제기됐다. 이번 손군 사고 외에도 한강변에서의 실족사는 간간이 이어져오는 문제였다. 그런데 한강공원에 설치된 CCTV가 사람을 보호하지 않고, 시설물 관리에만 집중되었기 때문에 항상 사고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었다. 사생활을 보호한다는 명분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이 많았다.

손군의 시신을 가장 먼저 발견한 민간구조사 차종욱씨는 CCTV 외에도 절개지와 배수로 문제점도 지적했다. 지난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CBS 김승모 기자가 차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밝혔다.

절개지에 철근 노출돼 실족사 위험 높아

김 기자는 “차종욱 구조사는 한강공원 내 절개지의 시설관리를 다시 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절개지뿐만 아니라, 배수구 문제도 함께 지적했다”고 전했다.

지난 3일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CBS 김승모 기자가 한강 절개지 사고 위험성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한 민간구조사의 지적을 전하고 있다. [사진=김현정의 뉴스쇼 캡처]
지난 3일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CBS 김승모 기자가 한강 절개지 사고 위험성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한 민간구조사 차종욱씨의 지적을 전하고 있다. [사진=김현정의 뉴스쇼 캡처]

한강공원 내에는 작년 여름 홍수 이후 잔디가 새로 심어졌는데, 그 사이로 공사 철근이 노출되어 있어서 언제든 사고 발생의 위험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노출된 철근을 잘못 밟기라도 하면 언제든 넘어져서 실족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높이 2m 배수구서 실족하면 익사 가능성도 높아

뿐만 아니라 공원둔치의 배수구 문제도 심각하다고 전했다. 높이가 2m 정도 돼서 빠지게 되면 익사할 가능성이 높은데도 불구, 알림판이나 주위 펜스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차 구조사는 “한강공원에 대한 마무리 공사를 다시 할 필요가 있다. 밤에는 너무 안 보이기 때문에 야간에는 강변으로 너무 가까이 가지 않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인근 아파트 거주자인 김 모씨는 “특히 주말 저녁에는 한강공원을 찾는 시민들이 많은 만큼, 실족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서울시가 시설관리와 안전시스템을 구축하고에 더 신경써야 한다”고 요구했다. 안전에 관해서는 1%의 실수라도 100%의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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