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오전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재정 교육감, 이헌수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청장 등이 고졸 취업지원 기반 마련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제공]
지난 4일 오전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재정 교육감, 이헌수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청장 등이 고졸 취업지원 기반 마련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제공]

친문 상왕 김어준이 노골적으로 이재명 경기도 지사에게 줄서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재명 지사의 발언이 논란을 불러일으키자 적극적으로 비호하고 나섰다.

김씨는 지난 6일 방송된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최근 논란이 된 이재명 지사의 ‘1000만원 지원설’에 대해 해설을 했다. “보수언론이 맥락은 무시한 채 완전 왜곡했다”는 주장이었다.

이재명, 이낙연, 정세균은 ‘현금살포’ 경쟁 나서...김어준은 이재명만 옹호

이 지사에 대한 김씨의 지지 발언은 최근에 불거진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의 ‘3000만원 지원’과,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1억 지원’ 정책이 제기된 뒤에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자 3명이 공통되게 20-30 청년들을 향해 현금지원성 제안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야권의 뭇매를 동시에 맞고 있던 터였다. 하지만 김씨는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은 채, 이 지사에 대해서만 친절한 해설을 한 것이다.

같이 방송을 진행하던 류밀희 TBS기자가 이재명 지사의 1000만원 지원설을 먼저 언급했다. 류 기자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고졸 청년들의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서, 4년동안 세계일주를 하는 여행비 1000만원을 주자는 제안을 했다”면서 “야당에서는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와 비교하면서 비꼬기도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씨는 기다렸다는 듯이 “이재명이든 윤석열이든 주장하는 바가 정확하게 전달되고 나서, 그걸 가지고 옳으냐 그르냐 시시비비를 가려야 하는데. 이 보도는 주장 자체를 맥락없이 먼저 왜곡한 케이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이재명 지사가 마치 대학 진학 안한 청년들에게 1000만원을 줘서, 해외여행 보내게 하자. 이렇게 말한 거처럼 보도를 했던데. 그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실제로 (이 지사가) 한 말은 대학생은 대학 다니는 동안 국가나 지자체, 또는 대학으로부터 지원이나 장학금을 받는 등 대학을 갔다는 이유만으로 공적자금이 투입된 지원을 받는다"면서 "그렇다면 대학을 다니지 않는 청년들도 같은 정도의 행정지원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맥락으로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디까지가 이 지사의 발언이고, 어디서부터 김씨의 해설인지 경계조차 모호한 설명을 했다.

김씨의 설명에 따르면, 대학을 간 청년이나 대학을 가지 않은 청년이나 똑같은 국민인데, 대학을 안 다닌 젊은이에게도 같은 정도의 행정적인 지원을 해야 된다는 것이다. 그래야 그로 인해서 고졸자임에도 불구하고, “고졸이 가질 수 있는 취업의 기회가 더 넓게 열릴 것 아니냐?”는 설명인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대학 안 가면 1000만원 줘서 세계여행 보내자, 이게 아니다. 전혀 다른 얘기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의) 이 발상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런 발상 자체가 잘못됐다고 비판하거나 논쟁거리로 삼을 수 있는데. 그게 아니라 ‘대학 안 가면 1000만원 줘서 세계여행 보내자’고 둔갑시키면 그건 왜곡이다”라고 보수매체를 비판했다.

김씨의 이 지사 지지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본지는 ▶1월 25일자 ‘문빠 김어준은 이재명에 줄섰다, 퍼주기 찬성’ 제하 보도에서 김씨가 이 지사의 ‘보편복지론’에 대해 적극 지지한다는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김어준씨는 지난 6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1000만원 지원설’에 대한 해설을 하며, 이 지사를 비호했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김어준씨는 지난 6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1000만원 지원설’에 대한 해설을 하며, 이 지사를 비호했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중대 특차 합격할 정도로 신분상승 추구해온 이재명, 대학교육 가치를 폄하?

그러나 이 지사의 문제발언은 김어준의 해석처럼 다각적인 고려 끝에 나온 게 아니다. 즉흥적인 성격이 강하다. 더욱이 대학교육의 사회적 가치를 폄하함으로써 다수 청년의 학업적 성취노력을 조롱했다는 반박도 거세다. 더욱이 이 지사 본인은 검정고시를 거쳐 중앙대학에 특차로 입학해 사법고시까지 합격한 인물이다. 자신의 신분상승 노력과 정반대되는 인생행로를 미화하고 권장한 셈이다.

이 지사는 지난 4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이헌수 중부지방고용노동청장과 가진 고졸 취업지원 업무협약식에 참석했다. 그 자리에서 “청년 문제와 관련해 저의 고민은 ‘왜 실력에 따라 평가받지 않고 형식적인 학력 등을 가지고 차별하느냐’였다”는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고교를 졸업하고 취업하는 청년들에게 많은 기회도 만들어 주고, 또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경기도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선언했다.

그 과정에서 이 지사는 "4년간 대학을 다닌 것하고 4년간 세계일주를 다닌 것하고, 어떤 게 더 인생과 역량개발에 도움이 될까, 각자 원하는 바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대학에 안 가는 대신 세계여행비 1000만원을 지원해주면 어떨까요"라면서 참석자들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1000만원 지원설’이 대두됐다.

고졸 취업지원 업무협약식을 취재한 방송 화면을 보더라도 이 지사가 미리 계산한 발언은 아니라는 것이 정치권의 공통된 해석이다. 때문에 도정을 책임진 지사로서, 또 대통령직에 도전하는 대선 후보로서 신중한 발언은 아니라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대학교육이 그렇게 경쟁력 없다면, 개선 노력하는 게 책임있는 정치인” 지적 제기돼

따라서 정치권의 시각은 김어준의 우호적인 해설과 달리 비판적이다.

장예찬 시사평론가는 채널A의 <뉴스 TOP 10>에 출연해, “이 지사의 이 발언은 대졸자와 고졸자 사이에 차별을 없애주려는 정책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굉장히 차별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하고 나온 발언 같다”며 “고졸자들을 편견에 찬 인식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논평했다.

대통령 후보자로 거론되는 정치지도자의 입장에서는 좀더 건설적이고 진취적인 제안을 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장씨는 “대학을 가지 않아도 고졸 상태에서 4년동안 사회에서 경력을 쌓으면서 자신의 호봉도 올리고, 그럴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만들겠다는 이야기를 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 지사의 그날 발언은 좀 즉흥적이고 적절치 못했다. 본인도 대학을 잘 안 갔었고, 수업을 잘 안 들었다는 말을 했다. 대학을 4년 다니는게 세계일주 4년 하는 것에 비해서 뭐가 그렇게 도움이 되는건지 모르겠다는 식의 발언은 문제가 많다”라고 비판했다. 현실이 그렇다면 경쟁력 없는 대학은 구조조정하고, 대학교육의 질을 높이려는 그런 정책들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김근식 비전전략실장은 이 지사의 1000만원 지원설에 대해 “업무협약식에서 아이디어 차원에서 불쑥 던진 말이라고 하더라도, 이 지사가 그동안 했던 발언과 주장 등을 보면, 여전히 모든 문제를 돈으로 해결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50여만명 중에서 대학으로 진학하는 학생은 34만여명에 달한다. 고졸 상태인 약 16만명에 대해 1000만원씩 지원한다면, 예산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발생한다. 또 현실적으로 ‘고졸인 상태에서 1000만원 지원을 받아서 세계여행을 다녀온 이후에 다시 대학에 진학한다면 1000만원을 토해내야 하는가’ 라는 문제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어느 경우에나 이 지사의 인식이 부족했고 즉흥적이었으며 포풀리즘적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김어준씨의 비호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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