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촛불혁명 정권탄생으로 광란의 정치가 시작됐다. 혁명이란 이름의 일당독재가 법치를 삼키면서 자유민주주의가 파괴된 것이다. 여·야와 좌우가 뒤얽힌 아사리판이다. 세습 존엄의 종속화 사회주의가 노골화되면서 강산이 온통 붉게 물들어갔어도 어느 누구 제지하지 않았다. 잘 못 들어선 길을 바로 잡아줄 어른도 없었다. 평화와 복지 프레임에 피아(彼我)가 모두 한통속이 된 것이다. 그렇게 대한민국의 미래와 희망은 무너져갔다. 잃어버린 자유민주주의 5년이다. 문재인 정권의 잿빛 그림이다.

문재인 통치가 종식되는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열 달 앞으로 다가왔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사회주의 통념의 부동산 통제일변도로 위기 국면이다. 20대 청년의 이유 있는 반란이 투표심판으로 표출되면서다. 반사이익은 고스란히 국민의힘이 얻었다. 서울·부산시장 보선의 입승이다. 하지만 빤짝 효과다. 파렴치 내로남불 권력은 권모술수 카드가 무진장한 반면 국민의힘은 무기력 그 자체다. 뚜렷한 대선주자가 없는데다 지지층의 균열까지 가속화다. 헌정파괴 탄핵세력들의 작당정치가 자초한 형상이다. 대권 해바라기 끝물 노추에 휘둘린 결과이기도 하다.

우선 민주당은 대권주자로 넘쳐난다. 지지율 선두인 경기지사 이재명을 필두로 총리 출신 이낙연·정세균이 포진해 만만찮다. 그러나 정권교체 영순위인 국민의힘 주자들의 존재는 바닥이다. 유승민·원희룡이 겨우 이름을 올릴 정도다. 범야권의 홍준표 무소속의원과 안철수 국민당 대표가 있지만 하나같이 제자리걸음이다. 이 틈새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끼어들면서 이재명과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윤에게는 험난한 태산이 가로놓여 있다.

윤석열이 과연 야권 통합주자로 나설 수 있을까? 그를 포장한 법과 원칙의 이미지는 문재인 정권의 검찰개혁에 굴종하면서 무너졌다. 국기를 뒤흔든 정권실세의 조국(曺國)일가 비리부정사건과 울산시장선거에 청와대가 깊숙이 개입했다는 ‘민주주의 파괴’수사에서 피의사실공포 불가와 불구속·무죄추정의 원칙을 천명하며 꼬리를 내린 것이다. 청와대 정조준의 배짱이 없었다. 그런 그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에서 “내가 뭘 책임져야 하나. 사과할 일인지도 모르겠다”고 했단다. 무지막지한 기획수사로 문 정권의 최대수혜를 누린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무치와 오만과 협량의 반증이다.

그의 원죄는 국정원의 대북 댓글사건 불법수사에서부터 문재인 적폐청산의 칼잡이에 이르는 전 과정이 그야말로 마녀사냥 그 이상이었다. 피의사실공포는 대언론 브리핑으로 전성기를 누렸다. 검찰출석이 곧 인권말살이었고 죽음이었다. 그랬음에도 지난 행적의 성찰이 없다면 검찰권 지킴이에 불과한 종기그릇 수준이다. 권력에 잠시 어깃장을 놓았다고 지도자감일 수는 없다. 이처럼 믿을만한 야권의 대권주자가 없다는 탄식이다.

여권 주자들은 ‘20세 1억원’ ‘고졸자 세계 여행비 1000만원’ ‘군 제대 때 3000만원’ 등 청년층 표심을 노린 선심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나랏돈이 제들의 쌈짓돈인양 대권잡이 미끼로 펑펑 쓰겠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차곡차곡 쌓아둔 곡간을 금방 탕진하곤 2천조 국가부채로 줄곧 내달리고 있다. 20년 장기집권에 돌아버린 정치 광기(狂氣)다. 곧바로 미래세대 20대 청년이 떠안아야할 직격탄이자 망국의 폭주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얼마나 심각히 여길까?

여야는 청년 표심 붙들기에 야단법석이다. 그들이 문 정권에 등을 돌린 직접 요인은 국가보위나 경제 전반의 실정(失政)이 아니다. 면전의 펼쳐진 주택마련 기회의 상실감과 취업난이다. 여태까지 그들은 평화 쇼와 퍼주는데 환호했었다. 국가 중심계층인 3040세대는 아예 대깨문에 편입됐다. 김정은의 적화통일용 핵무장은 관심 밖의 안보불감증이다. 이래서 피땀으로 세우고 지켜온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부국의 역사가 지워져도 본체만체하는 것이다. 눈앞에 아른거리는 제2의 6·25남침과 되돌아올지도 모를 5천년 보릿고개의 참상이 그려질리 없다. 바로 자신들의 생존이 백척간두인데도 심각성을 감지 못한다면 바보가 아니고 무엇인가?

지금 정국은 ‘별의 순간’을 놓칠세라 마구잡이 견공들이 미처 날뛰는 ‘견의 순간’이다. 오물하수도에서 튀어나온 오염 투성이 똥개들이 우두머리 쟁탈전에 나선 꼴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유권자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2040세대가 있다. 정녕 그 나물에 그 밥이 될 것인가. 샛별은 어디가고 별똥별에 목을 매는가. 견(犬)판이 따로 없다.

정학길 독자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