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총리가 16일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사회주의 강화 개헌을 제안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전 총리가 16일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사회주의 강화 개헌을 제안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대권경쟁이 사회주의 정책을 강화하는 좌경화 경쟁으로 치닫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기본소득 제도 등 사회주의에 입각한 포퓰리즘 정책과 친문코드로 여권내 대권경쟁에서 독주를 지속하자 경쟁자인 이낙연 정세균 전 총리까지 앞다퉈 사회주의를 강화하는 정책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것.

이낙연 전 총리는 16일 광주를 찾아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를 제도화하기 위한 개헌을 제안하는 이른바 '광주선언'을 발표했다.

이 전 총리가 제시한 개헌안은 국민 기본권 강화와 불평등 완화를 명분으로 헌법에 국민의 생명권, 안전권, 주거권 신설을 제안하고 토지공개념을 구체화하는 방향이다.

그는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를 위한 개헌은 국민 기본권 강화와 불평등 완화를 축으로 한다”면서 “기본권 강화는 내 삶이 국가의 더 강력하고 세밀한 보호를 받도록 하는 것이고 불평등 완화는 승자 독식의 구조를 상생과 협력의 구조로 바꿔 가는 것이다. 그것을 위한 국가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개헌의 핵심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헌법에 국민의 생명권, 안전권, 주거권을 신설하기를 제안한다”면서 “특히 주거권은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과 고가주택이 아닌 1주택자 장기 거주주택의 세 부담 완화, 전월세 거주자의 주거복지를 위한 근거로서 필요하다” 주장했다.

이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올초 자신이 제기했던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론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아가려면 국민 사이의 갈등을 완화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그것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거론했지만 국민의 뜻과 촛불의 정신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 그 잘못을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전총리의 대선비전이 국민통합 내지 좌우통합에서 친문과 이른바 ‘대깨문’을 겨냥한 좌파정책 강화로 선회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여권내 대선주자중 온건 합리적인 성격과 중도적 정책노선으로 주목을 받아온 정세균 전 총리도 총리직을 물러나 본격적인 대선경쟁에 나서면서 당초 예상과 달리 친문 및 대깨문과 코드를 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 전 총리는 지난 11일 여의도에서 열린 자신의 대선 출정식격인 광화문포럼 행사에서 ‘담대한 회복, 더 평등한 대한민국’을 주제로 연설을 하면서 “경제적·사회적·일자리·계층간 불평등의 축을 무너뜨려야 한다”며 평등한 대한민국으로 가기 위한 방법으로 ‘돌봄사회’를 제안했다.

그는 또 사회 초년생에게 1억원을 지급하는 ‘미래씨앗통장’과 국민 1인당 평생 2000만원, 연 최대 500만원을 지급하는 ‘국민 능력개발 지원금’ 제도를 도입하자고 주장, 좌파 포퓰리즘 경쟁에도 가세했다.

이낙연 정세균 두 추격자의 이같은 사회주의 강화 비전은 기본적으로 이재명 경기지사가 장기간 1인독주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데 따른 초조함의 반영으로 해석되고 있다.

분명한 것은 문재인 정권에 이어 네 번째 정권창출을 노리는 민주당의 차기 대통령후보의 정책노선은 현 정권 보다 더 좌경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결국 국민의힘을 비롯한 자유민주, 보수세력으로서는 20,30 및 중도층의 지지를 다시 찾아오려는 민주당의 이같은 좌경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과 관건이다.

현재 국민의힘에서는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일정이 잡히자 다양한 정치성향을 가진 인물들이 당권 도전에 나서면서 무원칙, 무분별한 중도확산론이 등장하고 있다.

친여 좌파매체들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떠난 뒤 국민의힘이 ‘탈영남 중도확장노선’에서 과거로 유턴하고 있다”면서 이런 움직임을 부채질하고 있다.

정치분석가 최우영씨는 이에대해 “4·7 재보선에서 국민의힘이 압승을 거두고 민주당이 참패한 결과가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펼친 중도강화 노선 때문인지 문재인 정권의 오만과 독선, 좌파정책에 따른 민생과 부동산 등의 처참한 실패 때문인지 근본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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