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요청한 방역조치 때문에 회담 수행단에서 제외된 김정숙 여사의 과거 해외순방은 어땠나?

지난 2018년 11월 대통령 전용기로 16년만의 '영부인 단독순방' 떠난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8년 11월 대통령 전용기로 16년만의 '영부인 단독순방' 떠난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방미길에 오르는 가운데 부인 김정숙 여사가 회담 수행단에서 제외됐다. 문 대통령의 워싱턴 한미 회담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김 여사는 당초 해외순방을 염두에 두고 지난 3월과 4월, 38일의 간격을 두고 우한코로나(코로나19) 백신 아스트라제네카(AZ) 접종을 완료했다. 그런데도 김 여사는 방미 회담 수행단에서 제외된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문 대통령과 김 여사의 백신 접종은 6월 초 영국에서 개최되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서였다. 1·2차 접종의 간격 등을 고려해 3월에 1차 접종이 이뤄졌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 양국은 지난달 16일 새벽 "5월말 정상회담을 개최한다"고 공동발표했다. 영국 순방 전에 미국 일정이 추가된 것이다. 청와대는 이 때문에 급하게 방미 수행단을 꾸려 추가로 백신을 접종시켰다. 철저한 방역조치를 요구한 미국의 조건을 맞추기 위해서였다는 후문이다.

미국의 요구에 당초 4월로 추진되던 정상회담 일정은 1·2차 백신 접종과 그 사이 기간, 2차 접종 후 2주일이 경과돼야 한다는 조건까지 감안해 5월 21일로 확정됐다고 한다. 미국은 방미단의 규모도 제한했다. 청와대 참모진도 최소 인원으로 축소됐다. 김 여사는 이 과정에서 방미 수행단에서 제외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18일 "김 여사가 순방에 빠진 이유는 미국이 요청한 방역조치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여사는 아쉽게 이번 방미 수행단에서 제외됐지만, 그간 '유쾌한 정숙씨'라는 별명에 걸맞게 많은 해외 순방 에피소드를 만들어냈다.

필리핀 동포간담회에서 말춤 춘 김정숙 여사

김 여사는 지난 2017년 11월 14일(현지 시간) 오후 필리핀 마닐라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필리핀 동포간담회에서 가수 싸이의 히트곡 '강남스타일'을 개사한 '평창스타일'에 맞춰 흥겹게 말춤을 춰 화제를 모았다. 김 여사는 당시 한복을 입고 있었다.

김 여사는 춤을 추던 중 문 대통령과 눈을 맞추며 말춤을 같이 추자고 권유하는 듯한 행동도 보였다. 문 대통령은 미소를 띤 채 그런 김 여사를 지그시 바라보기만 했다. 당시 네티즌들은 "유쾌하다" "경박하다" 두 가지 반응으로 엇갈렸다.

대통령 전용기로 16년만의 '영부인 단독순방' 떠난 김정숙 여사

김 여사는 2018년 11월엔 2002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미국 뉴욕 방문을 마지막으로 16년 만에 처음으로 영부인 단독순방을 떠났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공식 초청으로 3박4일간 인도를 찾은 것이다.

김 여사는 홀로 인도를 찾아 인도 뉴델리에서 스와라지 인도 외교장관을 접견한 후, 학교 스타트업 시연현장에 방문했다. 이후 람 나트 코빈드 인도 대통령 영부인인 사비타 코빈드가 주최하는 오찬에 참석했다. 오후에는 모디 총리를 접견했다. 다음날엔 인도 아요디아에서 열린 허왕후 기념공원 착공식 행사와 디왈리 축제(디폿사브 행사)를 찾았다. 역대 영부인 중 해외 단독 방문 사례는 고(故) 이희호 여사와 김정숙 여사 둘뿐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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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남편 어디 있나요?" 체코 프라하에서 황급히 문 대통령 찾은 김정숙 여사

김 여사는 2018년 11월 27일부터 5박 8일간 문 대통령과 함께 나선 해외순방길에서도 재밌는 모습을 연출했다. 김 여사는 당시 첫 방문지 체코에서 문 대통령을 찾아 "우리 남편 어디 있나요?"라고 소리쳤다.

문 대통령은 28일 오전(현지 시간) 안드레이 바비시 총리와의 회담 전 김 여사와 함께 프라하 비투스 성당을 관람했다. 관람을 마친 후 문 대통령은 먼저 성당을 빠져나왔고, 이를 눈치채지 못한 김 여사는 홀로 성당을 살펴보던 중 급하게 뛰쳐나와 위와 같이 외친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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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대통령인지 헷갈리네'...김정숙 여사, 동남아 순방 귀국길에서 문 대통령 제치고 '위풍당당' 워킹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2019년 9월 6일 오전(현지 시간) 라오스 와타이 국제공항에서 동남아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했다. 김 여사는 레드카펫을 통해 공군 1호기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문 대통령보다 앞에서 걸으며 여유 있게 손을 흔드는 모습을 보였다. 만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반면 문 대통령은 상대적으로 어두운 표정으로 김 여사의 뒤를 따랐다.

당시 정치권 일각에선 김 여사의 행동을 컨트롤 하지 못한 청와대 의전팀을 강하게 질책했다. 대한민국을 잘 모르는 라오스 국민들이 이 같은 모습을 보면 누가 국가수반이고, 배우자인지 알 수 있겠냐는 것이다. 박상훈 의전비서관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네티즌들 역시 "누가 대통령인지 모르겠다", "영부인이 체통을 지켜줬으면 좋겠다"는 등의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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