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 대표에 출마한 나경원 전 의원이 부처님오신날인 지난 19일 대구 동화사를 찾아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당 대표에 출마한 나경원 전 의원이 부처님오신날인 지난 19일 대구 동화사를 찾아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일 대구 경북지역의 최대 유력 일간지인 매일신문에는 “국민의힘 역시나…全大 앞둔 당권주자들 'TK로…TK로…”라는 제하의 기사가 실렸다.

이 신문은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6·11 전당대회를 앞두고 '보수 텃밭' 대구·경북(TK)을 앞다퉈 찾아오며 표심 잡기에 주력하자, 지역 정치권에서 '평소에도 지금처럼 챙겼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황교안·김종인 체제에서의 냉대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그간 당내 책임당원 비중만 30%에 이르는 TK에 표가 필요할 때만 집중적으로 찾아오고, 선거가 끝나면 TK를 외면하는 패턴을 반복해왔다”고 지적했다.

최근 국민의힘 전당대회 일정이 본격화되자 당권주자들은 일제히 TK에 얼굴도장을 찍고 있다.

수도권 의원' 이미지가 강한 나경원 전 원내대표부터 부처님 오신 날인 지난 19일 서울 조계사 대신 대구 동화사를 찾았다. 이미 출마선언을 한 주호영 전 원내대표(대구 수성갑) 역시 21일 대구에서 또 한 번 출마 기자회견을 한다.

조경태 의원은 주말까지 경북을 돌며 릴레이 당원간담회를 할 예정이며.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한동안 대구에 머물며 민심을 들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혜 의원은 23일 대구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질 예정이고, 윤영석·홍문표·김웅 등 다른 후보들도 이미 수차례 대구를 찾았다. 최고위원 후보군인 배현진 의원도 21일 대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는다.

매일신문 보도와 최근 이 지역 국민의힘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권주자들의 이같은 행보를 놓고 지역 정가에서는 “표를 부탁할 때만 오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평소에는 TK 민심에 관심을 보이지 않다가 당원투표 비중이 70%에 이르는 전당대회 본 경선을 앞두고 앞다퉈 지역을 찾아오는 모습이 마뜩찮다는 것이다.

TK지역의 이같은 분위기는 지난해 가덕도 신공항을 둘러싼 논란이 벌어졌을 때 대부분 국민의힘 중진들이 TK지역 여론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등 이른바 ‘TK 배제론’까지 나왔던 상황이 직접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불어 최근 당권 주자들이 5·18 묘역을 찾아 무릅을 꿇고 참배하는 것과 달리 구미의 박정희 대통령을 찾은 사람은 사실상 전무했다는 점 등에서 “TK는 잡아놓은 집토끼”로 취급하는데 대한 반감도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이와관련 매일신문은 “그동안 당선만 되면 TK는 뒷전 아니었느냐. 민주당은 호남이 텃밭이라고 홀대하거나 무시하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다. '민주당의 호남 챙기기'를 반만 따라해도 이런 얘기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때문에 최근 TK지역 정치권에서는 “TK가 다시 소외를 겪지 않으려면 이번 전당대회에서 지역 이익을 위한 전략적 표심이 필요하다”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TK에서 최고위원에 출마하는 원내 인사들이 없는 상황에서 지역의 목소리를 잘 들어줄 수 있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매일신문은 국민의힘 당직을 지냈던 한 인사의 전언을 통해 “그동안 TK는 국민의힘에 경고만 했을 뿐, 행동으로 보여준 적이 없었으니 '영원한 집토끼' 취급을 받은 게 아니겠느냐”며 “ "이번 경선은 물론 추후 선거에서도 한때 민주당을 외면하기까지 했던 호남처럼 독한 모습을 보여주자는 목소리가 많다”고 밝혔다.

이상호 객원기자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