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이 바이든을 만나 원전 수출을 같이 하는 데 합의했다. 국내에서는 탈원전한다면서 다른 나라에는 수출하겠단다. 탈원전을 해야 할 만큼 해로운 거라면 남에게도 팔아서는 안된다. 반면 남에게 팔아도 될 만큼 괜찮은 거라면 국내에서 탈원전을 할 이유도 없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종잡을 수가 없다.

한국인은 원자력 덕분에 풍부한 전기 혜택 누려왔다

한국은 전기가격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나라 중 하나다.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 국제에너지기구) 자료에 따르면 2019년 한국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KwH 당 평균 120원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낮다. OECD 평균 247원의 절반도 안된다.i)

우리나라의 전기 사정이 좋아지는 데에는 원자력이 큰 역할을 했다. 아래 그래프에서 주황색 선이 전기가격, 검은색 선이 물가지수, 막대그래프가 원자력 발전의 비중이다. ii)

주황색 선, 즉  전기 가격은 1970년대 초 KwH 당 10원 미만이던 것이 중반부터 급격히 올라서 1980년 KwH 당 69.9원으로 최고조에 달한다. 세계적인 유가 상승 때문이었다. 1980년대 중반부터는 전기요금이 오히려 떨어지는 데, 같은 기간 원자력 발전 비중(초록색 막대 그래프)는 높아짐을 볼 수 있다. 원자력 발전은 전기요금을 획기적으로 낮춰 주었다. 일반 물가와 비교해 보면 더욱 분명히 알 수 있다. 1980년대초 35.2이던 물가지수는 2005년에 111.7이 되었다. 25년 동안 217%가 올랐다. 전기요금은 같은 기간 69.9에서 78.4로 10% 정도 오르는 데 그쳤다. 원자력 발전이 큰 기여를 한 것이다.

김정호 교수 제공.

사정이 이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을 하겠다며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중단했다. 정부의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17년 24기인 원전을 2038년까지 14기로 줄이겠다고 한다. 탈원전의 이유는 원자력에 대한 공포 때문일 것이다. 판도라 같은 영화를 보면 정말 두려워지는 것이 사실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도 그렇다. 하지만 객관적 데이터는 원자력이 가장 안전한 에너지원임을 말해준다.

원자력은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

아래 그래프는 1테라와트아우어당 사망자의 숫자이다.iii) 1테라와트는 1조 와트를 말한다. 사망자를가장 많이 내는 에너지는 석탄이다. 1테라와트아우어 당 24.6명이 사망했다. 화재, 가스 중독, 매연 등으로 석탄은 많은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석유는 18.4명으로 비슷하다. 천연가스 2.8명, 장작 등 바이오매스는 4.6명, 태양광은 0.02명이다. 태양광 발전으로 인한 사망자는 석탄의 1만분의 1로서 가장 안전하다. 우리가 주목할 것은 원자력이다. 원자력으로 인한 사망자는 0.07 명으로 태양광과 거의 비슷하다. Co2 배출량은 태양광이나 풍력보다 오히려 작다. 원자력은 가장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원이다. 탈탄소 시대에 인류가 가장 필요로 하는 에너지원이다. 

김정호 교수 제공.
김정호 교수 제공.

문재인 정부는 원자력 발전 비중을 줄이는 대신 풍력과 태양광 발전을 늘릴 계획이다. 2016년 현재 7.0%인 재생 에너지 발전비율은 2030년까지 20%로 늘리겠다고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은 선언하고 있다. 그 계획에 따라 국토와 바다 곳곳에 태양전지판과 풍력 발전기들이 들어서고 있다.

탈원전과 전기요금

풍력과 태양광 같은 것들이 관념적으로는 멋있어 보일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심각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첫째는 전기요금의 상승이다.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발전의 비용은 원자력에 비해서 2-3배가 높다. 전기요금이 오를 수밖에 없다. 지난 몇 년간은 한전이 적자를 감수하며 그 부담을 떠 안고iv) 있었지만 -1조3566억…한전, 11년 만에 최악 적자, 미봉책이다. 한국인들은 조만간 깜짝 놀랄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아 들게 될 것이다.

김정호 교수 제공.
김정호 교수 제공.

탈원전과 블랙아웃 위험

둘째는 전기의 품질 저하와 그로인한 블랙아웃(Blackout)의 위험이다. 블랙아웃이란 대규모 정전을 말한다. 전기의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으면 전기의 주파수가 과도하게 높거나 낮아져 언제든 대규모 블랙아웃이 초래될 수 있다. 원자력은 수요와 공급 상황에 맞춰 가동과 멈춤을 조절하기가 쉽다. 수요가 있으면 가동하고 수요가 없으면 발전량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태양광 및 풍력 발전 같은 것은 그것이 쉽지 않다. 햇빛과 바람은 인간이 전기를 필요로 하는 시간과 무관하게 나타났고 사라진다. 그 결과 대규모 블랙아웃의 위험이 높아진다.

지난 2월 블랙아웃 사태를 겪은 미국 텍사스의 상황은 신재생 에너지의 취약성과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을 보여줬다.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이 원자력의 경우 평균가동률 79%인데 풍력은 14% 였다.v) 한파에 제대로 준비가 안되어 생긴 사고이지만 원자력과 신재생의 차이는 분명히 드러난다.

김정호 교수 제공.
김정호 교수 제공.

2020년 9월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실이 한국전력거래소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vi) 전기 초과공급으로 인해서 블랙아웃 직전까지 갔던 날이 2018년 1일, 2019년 2일, 2020년 8일로 드러났다. 2014~2017년 사이에는 전혀 없던 블랙아웃 위험이 신재생의 비중이 늘면서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수요-공급 불일치에 따른 위험을 피하려면 ESS(Energy Storage System, 에너지 저장 장치)를 갖춰야 한다. 초과 공급 시에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해 뒀다고 필요할 때 빼내어 쓸 수 있게 해주는 장치다. 문제는 그 비용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MIT 재료공학과의 Chiang 교수 등이 미국의 태양광, 풍력 발전을 배터리로 보완하려면 배터리 가격이 어느 정도로 떨어져야 하는지를 계산했는데,  그 답은 10~20 $/KwH 이었다.vii)

그런데 2020년 현재 실제 배터리 가격은 137 $/KwH 이다.viii) 신재생 발전 보조용으로 쓰기에 현재 배터리 가격이 너무 비싸다. ESS 들이 여기저기 설치되어 있지만 정부 보조가 없으면 지속 가능하지 않은 상태다. 기술적으로도 불안정해서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태양광 풍력 등에 의한 발전은 수요-공급의 불일치에 따른 블랙아웃의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다.

독일 같은 경우 프랑스 등 주변 나라들과 계약을 맺어 남을 때 수출하고 모자랄 땐 수입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그런 독일에서도 블랙아웃 위험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기를 주고 받을 나라조차 없다. 일본과는 사이가 나빠서 어렵고, 중국에 의존한다면 안보의 위협을 감당하기 어렵다. 한다고 해도 그 넓은 바다에 케이블을 깔아야 한다.

중국 옆에서 탈원전 한다는 어리석음

중국의 원자력 발전소 확장 속도를 고려하면 한국이 원전 사고 가능성 때문에 탈원전을 한다는 것은 더욱 어리석다. 아래 지도는 2016년부터 2019까지 세계의 원자력 발전량 변동 상황인데, 파란색이 증가, 붉은색이 감소를 나타낸다. 파란색이 가장 짙은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원자력 발전소가 늘고 있는 나라이다. 일본 역시 만만치 않다.

김정호 교수 제공.
김정호 교수 제공.

게다가 중국의 원전들은 대부분 해안 지방에 위치한다.x) 심지어 산동성 앞바다에는 물에 떠 다니는 부유식 원전 건설을 추진 중에 있다.xi) 한국을 향해 세워지는 격이다. 중국의 황사가 한국으로 불어오듯이 중국 원전에서 사고가 난다면 그 방사능은 한국 쪽으로 날아올 것이다. 서해물의 오염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만 탈원전을 한다고 해서 더 안전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원자력은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이다. 다만 원자폭탄, 버섯구름, 방사능 같은 이미지 때문에 공포스러운 것이 문제다. 그 공포에 굴복할 것인가 극복할 것인가? 인간이라면 누구가 높은 곳에 오르면 공포를 느낀다. 그럼에도 우리가 비행기를 탈 수 있고, 고층빌딩에도 살 수 있는 것은 높은 곳에 대한 공포를 극복했기 때문이다. 원자력도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포를 극복하면 싸고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지만 공포에 굴복하면 높은 전기요금과 블랙 아웃의 위험을 안고 살아야 한다. 우리 한국인이 원자력의 공포를 극복하고 다시 적극적 원전 건설에 나섰으면 좋겠다.

김정호 객원 칼럼니스트(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i) IEA 자료는 한국의 전기요금을 8.02펜스, OECD 평균은 16.45 펜스로 밝히고 있다. 원화로의 환산은 1펜스당 15원을 적용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01218124100003

ii) 양용석, 원자력발전의 국민경제적 기여 분석과 기금운영 개선방안,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2010..

iii) https://ourworldindata.org/safest-sources-of-energy

iv)  -1조3566억…한전, 11년 만에 최악 적자, h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0022840321 

v)  Renewable Energy Boom Risks More Blackouts Without Adequate Investment In Grid Reliability, https://www.forbes.com/sites/michaelshellenberger/2021/04/20/why-renewables-cause-blackouts-and-increase-vulnerability-to-extreme-weather/?sh=210e573f4e75 

vi)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009133731i

vii)  Storage Requirements and Costs of Shaping Renewable Energy Toward Grid Decarbonization. https://spectrum.ieee.org/energywise/energy/renewables/what-energy-storage-would-have-to-cost-for-a-renewable-grid  에서 재인용.

viii) 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20-12-17/this-is-the-dawning-of-the-age-of-the-battery?sref=9fHdl3GV 

ix) https://ourworldindata.org/grapher/annual-percentage-change-nuclear 

x)  https://www.economist.com/business/2014/12/04/promethean-perils 

xi)  중국, 서해에서 '떠다니는 원전' 밀어붙인다…14·5계획 포함, https://www.yna.co.kr/view/AKR20210310103700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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