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국선열 기리고, 독립유공자 분들 위로해도 모자랄 시간에 도대체 왜?
靑 참모들의 '반대'에도 文이 고집부렸다는 후문...그렇게 '쇼'가 하고 싶었나?

심민현 펜앤드마이크 기자
심민현 펜앤드마이크 기자

문재인 대통령에게 '진심'이란 게 있을까?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비서 성추행 사건엔 침묵하다 못해 장례식장에 조화까지 보내며 가슴 절절하게 추모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6.25 전쟁 전사자 등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을 기리는 현충일에 뜬금없이 성추행을 당한 뒤 최근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공군 여성 중사 사건을 사과했다.

국민들의 관심이 쏠려 있는 사건이기에 대통령이 사과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문제는 사과한 때와 장소가 부적절했다는 부분이다. 순국선열을 기리고 나이 지긋하신 독립유공자 분들을 위로해도 모자랄 현충일에 굳이 군 성추행 문제를 사과해야 했을까? 박원순 전 시장 사건엔 입을 굳게 다물었던 사람이? 문 대통령이 '이중성의 극치'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문 대통령은 어떤 이유에선지 청와대 참모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군 여성 중사 사건에 대한 사과를 현충일 추념사에 넣도록 끝까지 고집을 피운 것으로 전해졌다. 참모들은 추념사의 핵심인 보훈과 애국심에 대한 내용이 가려질 수 있다는 이유로 문 대통령의 고집을 만류했지만, 문 대통령은 결국 자신의 고집을 관철시켰다는 후문이다.

문 대통령의 고집이 진심으로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박원순 사건 피해자에 대해선 공군 여성 중사와 전혀 다르게 행동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박 전 시장이 사망했을 당시 빈소에 대통령 명의 조화를 보내 성추행 가해자를 애도했다. 대신 빈소를 찾았던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대통령께서 연수원 시절부터 오랜 인연을 쌓아오신 분인데 너무 충격적이란 말씀을 하셨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가 국민에게 진심으로 느껴질 전제조건은 문 대통령이 앞서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서도 '엄중한 수사·조치' 등의 지시를 내렸어야 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박 전 시장 사건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건 무려 사건 6개월이 지난 올해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였다. 문 대통령은 "피해자의 피해 사실에 대해서도 대단히 안타깝다"면서도 "박 전 시장이 왜 그런 행동을 했으며, 왜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 하는 부분도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피해자만 위로해도 '너무 늦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든 상황에서 가해자인 박 전 시장에게까지 '안타깝다'는 표현을 썼다. 당시 네티즌들은 "'내로남불'의 극치" "자기편은 무슨 죄를 저질러도 옹호하는 대한민국 대통령" 등의 반응을 보이며 문 대통령을 강력 비판했다.

미국 사상가 겸 시인인 랄프 왈도 에머슨은 생전 "누군가를 신뢰하면 그들도 너를 진심으로 대할 것이다. 누군가를 훌륭한 사람으로 대하면, 그들도 너에게 훌륭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문 대통령의 이중적인 행동은 국민들로부터 자신을 전혀 신뢰하지 못하게 할 뿐 아니라 훌륭한 사람으로 느끼지 못하게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남은 11개월여의 임기 동안만이라도 국민을 '진심'으로 대하길 바라본다. 물론 크게 기대는 하지 않는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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