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의 원훈(院訓)이 문재인 정부에 의해 지난 4일 새로 교체된 가운데, 원훈석에 새겨진 글씨의 정체가 북한을 추종했던 통일혁명당 전력자의 것이라는 사실로 인해 공분이 예상된다.
문제가 된 서체의 주인공은 故 신영복 씨인데, 지난 1968년 터진 지하혁명단체 '통일혁명당'의 주범이다. 통일혁명당은 북한을 추종한 지하단체로, 신 씨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받고 실형을 살았던 인물이다.
국가정보기관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화 논란'도 가세했다. 2018년 2월 문 대통령은 "신영복 선생은 제가 존경하는 한국의 사상가"라고 말한 바 있는데, 박지원 국정원장이 신 씨의 서체를 국정원의 간판이나 마찬가지인 원훈석에 새겼다는 점에서 '정보기관의 정치적 오염 논란'이라는 질타도 예상되는 바이다.
결국 이를 걱정하던 전직 국정원 고위 간부들이 10일 직접 나섰다. 국정원 대공수사국 담당관 등으로 약 30년간 대공(對共) 전선에서 활약했던 황윤덕 前 안보기획관은 이날 정오, 서울 강남구 내곡동의 국정원 앞에서 규탄 대회에 나섰다.
지금까지 국정원 대공수사국 핵심 고위급 전직 요원들이 직접 전면에 나섰던 경우는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대공(對共) 작전의 최전선에서 활동했던 인물의 목소리의 가치는 결코 작다고 볼 수 없음이다. 이에 펜앤드마이크는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그와의 인터뷰 전문을 공개한다.
- 화가 많이 나실 것 같은데요?
▲ 화가 나다못해 병이 날 것 같은 지경입니다.
- 국정원에서는 후배들도 있을텐데, 후배들의 심정을 대변한다면.
▲ 저도 퇴직을 한지라, 답변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아마 현직들은 원훈석 근방에 가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휴식 시간에 침을 뱉는 심정일 겁니다.
- 국정원의 모든 요원들을 모욕하는 행위일 것 같은데요.
▲ 우리가 명복을 빌면서도, 이름없는 별이 되신 분들입니다. 국정원에는 보훈탑이 있습니다. 그 보훈탑 앞에서 가슴이 찢어지는 심정일 겁니다. 물론 해바라기 정치인들, 운동권 출신으로 핵심 요직인 사람들은 웃을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대공수사권을 갖고 있는 국정원, 국가안보정보를 다루는 국정원에 대해 아직도 뿌리를 뽑지 못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게 바로 이적이고, 반역 아니겠습니까.
- 최근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운동이 나오는데요. 7조부터 없애자는 의견입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에서 계속 나오는데요. 이걸 넘어 이석기 통합진보당 전 의원을 양심수라고 하면서 양심수를 석방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있는데요. 간첩 검거를 해오셨는데, 이석기가 양심수라고 볼 수 있습니까?
▲ 범죄인입니다. '헌법에 명시된 양심의 자유'는 보장됩니다. 그게 행동으로 나온다는 것인데요. 양심수라는 그 말은 일단 좋게는 들립니다만, 범죄인이지요. 그리고 여기서 국가의 기본질서인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란, 헌법 전문과 헌법 제4조의 평화적 통일 조항에 나와 있는 조항이고 대한민국의 정신입니다. 그런데 국가보안법을 없앤다고요? 이건 대한민국의 헌법과 건국과 호국과 민주화 과정 전체를 자신들만의 특정 이념 아래에 묶어 두겠다는 겁니다.
- 이를 막기 위해서는, 전직 국정원 요원분들이 일어섰는데요. 어떻게 활동하고 계십니까?
▲ 국정원 요원으로서 준법 정신을 지키고 있는데요. 국민들로 하여금 국론 분열을 일으키려는 행위를 자제합니다. 통합적으로 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나라를 이끄는데에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다만, 잘못된 길로 갔을 때에는, 국정원과 대한민국의 역사를 모독할 때에는 분연히 일어서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대공수사권과 국가보안정보, 국내에서의 보안 정보입니다. 이것을 해온 사람들 입장에서는, 법을 지키면서 일어서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제가 부연 설명을 드린다면, 새로운 국정원의 원훈에 대해 왈가왈부 하지 않습니다. 항상 충성과 헌신인데요. 그 충성의 방향이 대통령일 때에는 항상 정치화됐다는 겁니다. 박지원 원장이 오면서 언론 인터뷰에서 "국가에 충성하고, 국민에 충성하고, 대통령에 충성한다"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잘못된 것은, 여기서 빠져야 할 부분은, 마음속에서 대통령에 충성한다하더라도 말을 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그 때 바로 국정원이 정치화되는 겁니다. 정치 9단이라는 분이 국정원에 와서 국정원이 정치화되고 있지 않습니까? 이래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 원훈석에 신영복 글씨를 쓴 것에 대해, '줄서기'라고 보십니까?
▲ 줄서기가 아니라 이미 줄을 서 있고, 대통령한테 잘 보이는 겁니다. 8개월 가량 남았는데요. 국가에 대한 한없는 충성이라든지 다 좋아요. 내용이 문제가 아니고요. 물론 문재인 대통령께서 하신 말씀이시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고요.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가 1968년 8월에 북한의 지령을 받고 소총과 현금을 갖고 만든 지하당, 통일혁명당의 무기수인 신영복의 글씨체를 썼다는 게 문제죠. 대한민국의 유명한 서예 대가들에게 물어보면, 그 고유민체를 흘림체라고 보는데 굳이 그걸 신영복체 라고 하지 않습니까? 이건 국정원 너네들 안보정보 다루지 말고, 안보수사 하지말고 민주통일. 자유민주통일 말고 진보적 민주주의든, 인민민주주의든, 사회민주주의든 자유민주주의를 뺀 모든 통일은 가능하다라는 취지가 신영복 글씨 안에 있다는 게 문제라는 겁니다. 누구하고 어깨동무하자는 겁니까. 이게 바로 우리민족끼리 라고 하는, 더 이상 말씀을 삼가하겠습니다.
- 국가보안법 폐지론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는데, 국민들께 왜 국가보안법이 필요한지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 국가보안법이라고 한다면, 이 법은 1948년8월 정부가 수립됨과 함께 국가가 건국되지 않았습니까? 그전까지는 미군정이었어요. 그때 형법이 없어서 일본 형법을 써왔습니다. 1948년은, 어떤 상황이었습니까. 북한이 우리나라 총선거를 반대하고, 대구폭동, 여순 등 이런 역사적인 과정 속에서 대한민국을 건국하고 호국하고 산업화하고 민주화를 이루는데에 있어서 헌법의 시행책으로 집행돼 왔다는 겁니다. 국가보안법에는 1991년도 87년 민주화 체제 헌법이 되면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점을 알면서라는 엄격한 요건이 들어가 있습니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점을 모른다는 사람은 처벌하지 않아요. 학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처벌하지 않아요. 양심의 자유, 종교의 자유, 안합니다. 국가보안법에 의해 처벌받는 사람은, 누구겠습니까? 이 법이 거추장스러운 사람들이 처벌받는 겁니다. 북한은 태생적으로, 북한 정권 즉 반국가단체의 대표격인데요, 정부를 참칭한지 역사 이래 국가보안법 폐지를, 48년부터 생겼으니까요.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가 생긴이래 국정원 해체, 그것은 뭐냐면 국정원 대공수사국을 해체하면서 대공수사권, 안보수사권을 없애자는 게 북한의 주장이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한결같은 궤변이라는 겁니다.
- 국가보안법을 앲애면 북한이 원하는 형태의 통일로 가게 되는 통로가 될 것이다라고 보시는 거지요?
▲ 작년 11월경 더불어민주당에서 이규민 의원 등이 국가보안법 7조 폐지안을 냈고요. 그 다음 지난 5월20일 정의당에서 전면 폐지안을 냈습니다. 오늘 6월10일은, 61년도 국가정보원이 태동된 날이기도 합니다. 멀리 30년 전으로 올라간다면 오늘이 6.10 민주화의 날이고 광주의 날이기도 합니다. 역사적인 날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민주화 운동의 날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민주화란 자유민주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분연히 일어설 수밖에 없습니다. 국가보안법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지키겠다는, 국가를 지탱하는 핵심적인 법제도적 장치라고 보는 겁니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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